[이슈&톡] 이들의 결혼이 우리에게 주는 어떤 '위안'

김은혜 기자 2017. 1. 2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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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어느 새부턴가 톱 배우끼리 백년가약을 맺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톱 배우라 하면 우리가 흔히 가졌던 편견들, 재벌급이나 어떤 성공한 사업가 혹은 다른 분야에서 최고의 성취감을 맞본 이들과 결혼을 하겠지, 그래서 늦어지는 거겠지 등등의 것들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일 비(정지훈)과 김태희가, 이어 22일엔 류수영과 박하선이, 각각 5년, 2년간의 열애의 시간들을 지나 한 차원 높은 과정인 부부의 단계로 진입했다. 결혼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보다 오히려 언제 헤어질 지를 점치며 혹여 가십거리라도 나올까 흘깃거리던 이들에겐 더없이 신선한 충격이었으리라.

결혼이 어려워서 늦고 또 늦게, 아님 아예 빠르게 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결혼식을 올리는 톱 배우들의 모습은 아이러니하게도 하나의 위안이다. 저들도 어떤 특별한 짝(놓인 환경을 바꿔 준다거나 좀 더 나은 배경을 갖게 해준다거나)을 찾는 게 아니라, 결국은 눈과 마음이 맞고 삶이 맞는 사람을 배필로 삼는구나 싶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 자체가 이미 훌륭한 조건을 보유하고 있어 또 다른 좋은 조건을 찾을 필욘 없을 테다. 어쩌면 끼리끼리 만났다 할 수도 있고. 기이한 것은 이런 앞선 생각들과 상관없이 그들의 감정이 순진하게 인식된단 사실이다. 누군가의 주선 하에 분명 더 좋은 위치의 사람, 배우 혹은 스타의 삶을 좀 더 간편하게 만들어 줄 사람을 만날 수 있었을 텐데, 함께 몸과 마음을 부딪히며 했던 작품이나 일로 서로의 인연이 되었다는 점에서 보통의 낭만이 느껴졌다 할까.

현실에 치이며 살다 보니, 보통의 우리에게 결혼은, 낭만은 완벽히 제거된, 지금보다 더 지독하고 엄격한 현실의 폭격이다. 그래서 낭만은 무슨, 결혼만큼은 굉장히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으려 하고 찾아야 한다. 다들 이게 오래 잘 살 수 있는 길이라 하니까. 생각해 보라. 사랑이란 감정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마련이고(다른 형태의 감정으로 대체되기 마련이고) 남는 건 결국 조건과 환경이다. 이런 우리들에게 도통 낭만적인 연애고 결혼이란 배부르고 철없는 소리에 불과한 것이다.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던, 누리지 못하고 있던 이 같은 보통의 낭만, 어쩌면 톱 배우들끼리의 연애에 이은 결혼을 보며 우리는, 그렇게 서로 투닥거리던 소꼽친구가 결국 결혼에 골인을 했다더란 어느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들이 주던 수수한 낭만을 어렴풋이 기억하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화려한 낭만은 괴리감만 선사하지만 수수한 낭만은 폭력적이기만 한 현실을 조금은 더 부드럽고 가능성 있게 보도록 하는 힘이 있다.

물질적인 것이나 사회적인 위치 등 표면적인 부분만을 놓고 보았을 때 이미 보통의 우리와는 다른 조건을 지닌, 배부르고 철없는 소리 좀 하더라도 현실에 크게 치이지 않을 사람들이긴 하다. 그럼에도 그들의 연이은 결혼 소식에 우리가 작은 위안을 얻고 소소하게나마 어떤 의미를 둘 수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어차피 사람 일이란 한 치 앞도 내다 볼 수 없고 끝이 어떻게 될 지야 나중에 알 일이라면, 이왕 살을 맞대고 살 배필, 수수한 낭만을 쫓아 여러 조건보다 눈이 맞고 마음이 맞고 삶이 맞는 사람을 선택하는 게 어떻겠냐는, 우리 자신에게 진지한 물음을 던질 계기가 되었다는 것. 그래서 더욱 바라는 바, 이 물음이 많은 젊음들에게 잃어버린 낭만을 찾는 통로가 되도록 맺은 언약들이 끝까지 고이 간직되기를, 응원과 축복의 마음을 보내어 본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사진제공=레인 엔터테인먼트, 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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