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소믈리에 전성완의 '와인의 정석'..보르도의 미실, 엘레오노르 다퀴텐

국제와인아카데미 대표이사 2017. 1. 2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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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선덕여왕>의 ‘미실’은 신라시대 최고의 비선 실세일 듯하다. 그런데 중세 보르도에도 이와 비슷한 인물이 있었다.

프랑스 남서부 아키텐공국, 세계 최고의 와인을 생산하는 지금의 보르도 지역이다. 하지만 현재의 화려한 명성 뒤에는 우울한 역사가 있으니, 엘레오노르 다퀴텐이 그 주인공이다. ‘엘레오노르 귀엔’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이 여성은 훗날 자손들이 이탈리아의 왕비와 사위 등 주요 요직을 차지한다. 중세의 미실인 셈이다.

엘레오노르 공주는 1137년 아카텐의 윌리엄 공작의 딸로 태어났다. 공주의 고향은 중세 귀족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는 와인 산지 중 최고의 명산지였고, 15세의 나이에 아버지로부터 막대한 영토를 상속받아 엄청난 부를 축적한다. 프랑스 루이7세와 결혼한 엘레오노르는 빼어난 미모 덕에 많은 남성들의 구애를 받았으며, 루이7세의 눈을 피해 자유분방한 연애를 한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결국 루이7세와 이혼한 그녀는 친정인 아키텐에서 칩거하던 중 수려한 용모의 한 남성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훗날 영국 국왕이 되는 헨리2세다.

엘레오노르와 헨리2세의 결혼식은 당시에 큰 이슈가 됐지만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자유분방한 성격의 엘레오노르는 시아버지와 그의 동생인 작은아버지까지 유혹하는 등 상식 밖의 행동을 했다. 하지만 영국 왕실에서 엘레오노르를 허락한 이유는 와인 경작지 때문이었다. 엘레오노르 입장에서는 자신의 야망을 위해 헨리2세를 이용했으며, 헨리2세는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스코틀랜드와 프랑스까지 정복하고자 하는 야망이 있었다. 중세 최고의 와인 생산지역인 아키텐은 그렇게 결혼지참금으로 영국 왕실에 복속된다.

헨리2세의 야욕은 이때부터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해 도버해협을 건너 스코틀랜드의 영토를 점령하기에 이른다. 이에 스코틀랜드 국왕은 프랑스로 도피하게 되면서 프랑스와 영국의 갈등은 더 심해진다. 그리고 프랑스 국왕도 급작스러운 죽음을 맞게 되면서 모계 혈통인 헨리2세가 프랑스 왕권 다툼에 개입하게 되고, 많은 프랑스인의 분노하고 전쟁이 벌어진다.

100년간 이어진 수백 차례의 공방전은 잔다르크의 활약에 힘입어 프랑스의 승리로 끝나지만 ‘영국의 계백’ 탈보트 장군의 일화도 이때 같이 전해진다. 보르도 주둔지 영국 총사령관이었던 탈보트 장군은 자신의 병사와 함께 조국을 위해 장렬히 전사했지만, 높은 명망 덕에 프랑스인들은 그를 잊지 않고 그를 기념하는 와인을 만든다. 한국에 가장 많이 알려진 그랑크뤼 등급의 ‘샤토 탈보’다.

전쟁이 끝난 후 영국은 더 이상 프랑스 와인을 맛볼 수 없었기에 포르투갈과의 교역을 통해 와인을 들여왔으며, 엘레오노르는 더 이상 이용가치가 없어졌다. 하지만 본인의 죄를 용서받기보다는 아들인 리처드1세와 함께 반역죄를 저질러 16년간 수감생활을 한다. 하지만 이 대단한 여인의 자녀들은 후세까지 유럽의 권력을 독차지했으니 참 묘한 일이다.

마스터 소믈리에 전성완은 누구? 독일 베스트팔렌 주립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전성완은 Wine&Spirit education trust(WSET/영국 본원) Level 4 Diploma를 수료했다. 이후 WSET(영국 본원) 마스터 소믈리에, 영국 래디슨 에드워디안 호텔 총괄지배인으로 일하다 귀국해 한국조리사관학교 호텔 식음료학과 총학과장, 롯데호텔 나인에비뉴 총지배인을 지냈다. 한국타이어, 교보생명, SK텔레콤, SK건설 외 다수의 CEO 와인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국제와인아카데미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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