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3만원대 고품질 와인, 선물용으로 인기

글 김동식(와인칼럼리스트) 2017. 1. 2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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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의 와인 랩소디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과 경기불황이 맞물리면서 설 선물 고르기가 무척 부담스럽다. 웬만하면 김영란법 상한선인 5만원을 훌쩍 넘어가고, 주머니 사정도 그리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난 한 해 동안 아낌없이 베풀어준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를 표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기가 여간 아쉽고 송구스럽다. 그렇다면 가성비 좋은 와인선물은 어떨까. 가격은 2만~3만원대지만 품질은 어디 내놓아도 손색없는 와인이 의외로 많다. 눈높이를 조금 낮추고, 발품 팔다 보면 맛과 향으로 감동을 줄 수 있는 실속형 와인 선물세트를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

[헬스조선]

먼저 ‘가격대비 품질이 우수한 와인’의 대명사 격인 칠레 제품을 꼽을 수 있다. 남부 콜차구아밸리를 터전으로 생산된 ‘몽그라스, 리제르바 카베르네 소비뇽(Montgras Reserva Cabernet Sauvignon)’은 카베르네 소비뇽 100%로, 다른 포도 품종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그 때문인지 짙고 어두운 루비 컬러가 첫눈에 들어온다.

맛과 향에서도 가성비를 실감할 수 있다. 와인잔에 코를 들이대면 잘 익은 블랙베리와 자두, 건포도 과일 향이 다가온다. 집중하면 오크와 삼나무 향이 잘 어우러진 것을 발견, 까베르네 소비뇽의 특징을 제대로 느낄수 있다. 이어 한 모금 마시면 타닌의 부드러움과 매끈한 터치감, 미디엄 바디의 파워풀한 느낌이 잔향으로 이어진다. 10개월간 오크 숙성과 24시간 저온발효, 24일간 스킨컨택 덕분이다.

알코올 도수는 14%, 서빙 온도는 16~18℃가 적절하다. 7년 이상 숙성이 가능하다. 잘 어울리는 음식으로 소고기 바베큐나 채소와 함께 찐 소고기 요리 등을 꼽을 수 있다.

’몽그라스’ 짙은 루비 컬러로 유혹

이와 함께 ‘페레즈 크루즈, 카베르네 소비뇽 리제르바(Perez Cruz Cabernet Sauvignon Reserva)’도 가성비 좋은 와인으로 두 번째 가라면 서운하다. 포도를 일일이 손으로 수확해 12개월 동안 오크통에 숙성한 이 와인의 블랜딩 비율은 카베르네 소비뇽 93%, 카르메네르 5%, 쉬라 2%. 짙은 루비 컬러와 함께 농익은 붉은 과실과 바닐라 향이 짙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부드러운 구조감은 물론이고 단맛과 떫은 맛이 환상적인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 고기, 치즈와함께 마시면 맛이 더욱 좋다.

2012년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에게서 89점을 받았으며, 영국 소비자 대상 가격 대비 최고 칠레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와이너리 ‘페레즈 크루즈’는 칠레 유명 와인 산지, 마이포 밸리 내 마이포 알토(안데스산맥과 가장 근접) 지역에 있다.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이며, 높은 고도 영향으로 밤과 낮의 일교차가 크다. 이 때문에 산도와 당도의 밸런스가 좋은 와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미국과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와인 중에도 선물용으로 적당한 제품이 많다. ‘베린저 파운더스 에스테이트 메를로(Beringer Founders Estate Merlot)’는 나파밸리에서 역사가 가장 긴 베린저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와인이다. 캘리포니아의 프리미엄 포도만 사용했으며, 메를로와 프티 쉬라, 쉬라를 블랜딩했다. 알코올 도수 13.9%다. 선명한 루비색이 일품이다. 한 모금 마시다보면 블랙베리나 블루베리 향을 느낄 수 있다.

파운더스 에스테이트는 오픈 후 바로, 그리고 다양한 음식과 즐길 수 있도록 각 품종이 가진 고유의 캐릭터를 극대화한 베린저의 대표 아이템이다. 밸런스가 잘 맞고 부드럽게 느껴지는 타닌감 때문이다. PGA와 국내 최다 프로골프대회 공식 와인으로 선정됐으며, 전국 주요 백화점에서 3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3만원대 ‘피노 누아 와인’ 눈길

고품질과 합리적인 가격대의 피노누아 와인 ‘더 피노 프로젝트(The Pinot Project)’도 눈길을 끈다. 미국 실리콘밸리 유명 투자자들과 와이너리 오너 마이클 스커닉이 야심찬 장기 비전을 세우고 ‘피노 프로젝트 펀드’를 설립해 만든 와인이다.
1980년대 미국의 최대 히트작 와인 중 하나인 ‘캔달 잭슨’을 능가하는 와인으로, 실제 이 와인의 첫 빈티지가 나오자마자 입맛 까다로운 뉴요커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켜 화제를 모았다.

[헬스조선]김동식 와인칼럼니스트

모든 와인은 수작업으로 수확하여 양조되며, 깔끔하고 우아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특히 부드러운 목넘김과 무겁지 않은 바디감 탓에 다양한 요리와 잘 어울린다. 물론 피노 누아를 100% 사용했으며, 특유의 ‘맑은 루비 컬러’를 감상할 수 있다. 저가 피노 누아에서 느껴지는 불필요한 잡향이 없다. 파스타나 치즈는 물론 풍미가 강한 우리나라 설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

우리나라와 계절이 정반대인 남아프리카공화국 ‘글렌넬리 더 글라스 컬렉션 쉬라(GLENELLY, The Glass Collection Syrah)’도 선물용으로 눈여겨볼 만하다. 강한 맛 탓에 한국 소주파가 가장 좋아하는 쉬라 100%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잘 관찰하면 와인 글라스 가장자리에서 옅은 보라색조를 발견할 수 있고 재스민과 제비꽃 향은 물론 화이트 페퍼와 어우러지는 강렬한 꽃향을 잡을 수 있다. 부드럽고 둥근 타닌과 좋은 질감도 와인 마시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이는 3주간 스킨 컨택 후 1차 발효, 12개월 배럴 숙성 등 특유의 제조 방식 덕분이다. 알코올 도수는 14%.

독일 모젤 ‘베를린 리슬링’ 밸런스 좋아

꼭 신세계 와인만 선물용으로 적당한 것은 아니다. 프랑스나 스페인 등 구세계 와인 중에서도 가성비 높은 와인을 얼마든지 고를 수 있다. 이 중 화이트 와인 ‘베를린 리슬링(Berlin Riesling)’은 설날 온 가족이 모여 함께 마시기에 적당하다. 독일 모젤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으로, 포도 품종 리슬링 100%를 사용했다.

타입은 ‘카비네트 파인헤르프(Feinherb, 단맛이 살짝 느껴지는 와인)'. 첫 모금에서 레몬과 푸른 사과, 신선한 시트러스 계열의 과실 향을 느낄 수 있다. 좀더 집중하면 산뜻한 미네랄의 터치를 잡을 수 있다. 맛은 미디엄 드라이(파인헤릅)로, 부드러운 산미와 잔당의 밸런스가 훌륭한 와인이다. 어울리는 음식도 다양해 데일리 와인으로 적당하다. 복잡하게 마리아주를 따지지 않고 그냥 마시기에도 편하다. 가격 3만원대 후반.

김 동 식

와인칼럼니스트.
국제 와인전문가 자격증(WSET Level 3)을 보유하고 있다. ‘와인 왕초보 탈출하기’ 등 다수의 와인 칼럼을 썼다. 서울시교육청 등에서 와인 강의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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