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 메이저? 메이저!] 샌프란시스코 - 황재균이 넘어야 하는 상황

조회수 2017. 3. 31. 14: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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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이 넘어야 하는 샌프란시스코의 상황들

그동안 설왕설래 소문만 무성했던 황재균이 결국 지난해 말부터 언급됐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을 맺었다. 그의 현재 상황은 지난해 시애틀에서 도전했던 이대호와 3년 전 피츠버그 내야진에 도전했던 강정호의 상황이 묘하게 섞여 있는 감이 있다.

먼저 황재균은 개막전 로스터에 들어가기 위해 스프링 트레이닝부터 경쟁을 해야 하고 그 이후에는 플레잉 타임 확보를 위한 경쟁 그리고 최종 단계는 주전으로서의 인정의 단계를 밟아야 한다. 이런 점은 지난해 이대호를 연상시킨다. 또 포스팅을 통해 4년 계약을 맺고 진출했지만 강정호 역시 스프링 트레이닝을 통해 경쟁을 하며 로스터에 들어갔고 시즌 초반 주어진 제한된 기회를 살리며 플레잉 타임을 늘려갔고 궁극적인 목표인 주전 확보에 성공한 케이스이다. 이런 면이 오버랩이 되며 황재균의 갈길을 보이게 한다. 그럼 과연 황재균이 선택하고 또 그를 선택한 샌프란시스코의 현재 로스터 상황을 통해 그의 경쟁력을 짚어 보자.

일단 계약 배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작년 황재균은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330 26홈런 104타점 24도루를 기록하며 본인 최고 성적을 거두었다. 그리고 삼진을 절반 수준으로 끌어 내렸다.

일단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은 팀관계자 말을 빌려 황재균의 컨택트 능력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KBO리그 성적은 어디까지 참고 사항일 뿐이다. 또한 메이저 리그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루이스 발부에나 혹은 트레버 플루프와 같이 빅리그에서 검증된 타자와 계약을 추진하지 않은 것은 올시즌 팀의 연봉 규모가 1억9천5백만달러를 넘어서 사치세 대상이 되기 때문에 경제적 이유를 감안했다고 밝혔다. 결국 제2의 대안을 찾았고 포스팅 비용이 없는 황재균과의 계약을 통해 가성비 쪽에 시각을 맞추었다는 얘기가 된다. 아직까지 국내 선수들을 보는 시각은 실력 대비 몸값이 낮은 가성비쪽으로 맞추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그럼 그가 이겨내야할 로스터 상황을 살펴 보자. 일단 내야 주전들은 1루수 브랜든 벨트, 2루수 조 패닉, 3루수 에두아르도 누네즈, 유격수 브랜든 크로포드로 짜여져 있다. 누네즈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부상등의 이유가 아니면 밀어내기 어려운 선수들이다. 벨트는 2021년까지 5년간 7280만달러의 계약에 묶여 있는 선수이다. 2루수 패닉은 지난해 뇌진탕 휴유증으로 부진했지만 2011년 1라운드 지명 선수로 정교한 방망이와 갈수록 좋아지는 파워, 좋은 수비를 갖춘 선수로 4년차이지만 역시 자리가 확고하다. 유격수 크로포드 역시 2021년까지 6년 계약이 되어 있고 골드 글러브를 받을 정도의 수비력과 포지션 감안 좋은 파워를 가지고 있어 그 역시 확고부동한 주전이다.

3루수 누네즈는 양키스와 미네소타를 거치며 정확한 방망이와 빠른 발 그리고 여러 포지션이 소화 가능한 유틸리티 능력이 돋보이며 1년 계약을 맺었다.


결국 황재균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는 슈퍼 유틸리티맨으로 자질을 갖춘 누네즈를 내야 전방위 커버와 빠른 발의 이점을 살려 현재 빅리그 경험이 많지 않은 좌익수 마크 윌리엄스의 자리로 이동 혹은 플레잉 타임을 가져 오는 것을 통해 자신의 자리와 출장 기회를 극대화 시키는 것이다. 게다가 누네즈는 지난해 본인 최고의 성적인 .288 16개의 홈런 그리고 40개의 도루를 해냈다. 늘 공격 능력에 비해 수비가 아쉬웠지만 최근 수비도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라 만만치 않은 경쟁 상대이다.

그에 앞서 황재균이 상대할 샌프란시스코의 내야 백업 멤버들도 만만치는 않다. 우선 지난해 뉴욕 메츠와의 와일드 카드 경기의 영웅 코너 길라스피, 내야 유틸리티 맨 에하이어 애드리앤자, 정확도가 뛰어난 켈비 톰린슨과 경쟁을 해야 한다.


길라스피는 2013년 화이트삭스 시절 13개 홈런을 기록한 적이 있고 수비가 뛰어나지 않지만 3루수로 좌타자라는 강점이 있다. 애드리앤자는 방망이의 강점보다는 수비 포지션의 다양성과 수비 능력 그리고 스위치 타자이다. 톰린슨의 파워는 보잘 것 없지만 방망이 정확도는 3명 중에 가장 뛰어나고 가끔 수비에서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무난하다.

사실 이들 3명 모두 벤치 멤버로는 자신의 강점이 있고 준수한 선수들이다. 황재균은 일단 이들보다 나은 점을 확실히 어필해야 한다. 장타에 대한 잠재력이나 유사시 2,3루수로 커버할 수 있다는 다양성, 빅리그 투수를 상대로 충분히 싸울 수 있다는 면을 보여줘야 한다. 공격력적인 측면에서 홈구장 AT&T 파크도 불리하다. 작년 기준으로 경기당 홈런이 0.704개로 메이저 리그에서 가장 낮았다. 좌우 타자 모두 홈런을 가장 치기 어려운 구장으로 꼽힌다. 자칫 홈런을 의식한 큰 스윙이 문제가 될 소지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샌프란시스코는 황재균의 컨택트 능력을 강조했다. 일단 톰린슨과 같은 컨택트 능력에 더 좋은 파워를 보여주고 수비의 유연성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경쟁이 될 수 있다.

도전은 아름답다. 황재균의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어차피 선택한 길이다. 이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보여주고 기회를 잡아야 한다. 귀를 열고 눈을 크게 뜨고 현지 야구에 빠르게 적응하는 그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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