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 계약..FA 선수시장 '심리적 천정' 뚫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입력 2017. 1. 24. 11:56 수정 2017. 1. 2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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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시절인 2009년의 이대호. 이석우 기자

롯데 구단 관계자부터 궁금해했다. “밖에서는 어떻게 보냐”고 먼저 물어왔다.

일본과 미국을 거쳐 친정 롯데로 돌아온 이대호의 몸값은 4년 총액 150억원. 그가 국내로 복귀할 경우 그만한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은 간간이 나온 터다.

이대호는 2015시즌 뒤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에서 연봉 6억엔(약 61억7000만원)짜리 계약 조건을 제시받았지만,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를 불태우며 태평양을 건넜다. 그리고 다시 자유계약선수(FA)가 됐지만 일본 시장 내에서 이대호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뜨거웠다.

한 구단 관계자는 24일 이대호의 복귀 계약 소식을 접한 뒤 “일본에서 받은 것이 있지 않나. 지금 시장 상황으로 보면, 그만한 눈높이에서 계약이 이뤄진 게 아주 유별난 일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는 지난 몇 년 사이 FA 시장에서 성사된 대형 계약 몇 건을 예로 들며 실제 계약 액수와 구단 발표 액수의 차이를 넌지시 지적했다. 이미 FA 몸값이 드러난 것이 이상으로 올라간 상태여서 이대호 역시 그만한 대우를 받을 만하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대호의 나이와 계약 연수를 거론하면서 ‘과연 150억원으로 이대호를 잡았까’ 하는 의혹의 시선까지 일었다.

이대호가 150억원 계약을 한 배경에 대한 시선은 이처럼 각양각색이지만, 향후 영향에 대한 예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대호의 계약이 앞으로 대형 FA 몸값 형성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란 얘기다. 구단이 공식 발표 보도자료를 통해 이전 최고액인 총액 100억원(KIA 최형우)에서 50억원이나 많은 액수를 넣어 과감히 내놓은 것 자체가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과거 FA 이력에도 이정표가 되는 계약이 시기별로 있었다.

2004년 정수근이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하며 6년 총액 42억6000만원에 계약하며 FA 몸값을 수직 상승시켰고, 2005년에는 심정수가 현대에서 삼성으로 팀을 옮기며 4년 총액 60억원으로 최고치를 급상향 조정했다.

이후 KBO리그는 다년 계약 금지조항에 묶여 FA 실제 몸값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기도 했지만, 2014년 강민호가 롯데와 잔류 계약을 하며 4년 총액 75억원에 계약했다. 또 이듬해 투수 FA인 장원준이 4년 총액 84억원에 롯데에서 두산으로 말을 갈아타고, 또 최정이 SK에 4년 86억언에 잔류하면서 상승 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여기에 2016년 박석민이 삼성을 떠나 NC와 96억원에 계약하면서 총액 100억원 고지로 향한 선수 계약 시장은 지난해말 최형우가 삼성에서 KIA로 팀을 옮기며 공식적인 100억원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후 계절이 바뀌기도 전에 150억원 시대가 열렸다.

이대호의 계약은 이제 또 다른 기준점이 됐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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