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특검 "삼성·최순실 '플랜B' 합의 후 명마 구입"..양자공모 정황
[경향신문] ㆍ작년 10월 정유라 승마코치 ‘블라디미르’ 구매 증거 확보
ㆍ이재용 부회장 ‘뇌물 공여죄’ 판단 중요한 잣대 가능성
최순실씨 모녀의 독일 회사 비덱이 지난해 10월 초 정유라씨의 덴마크 승마코치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을 통해 명마 블라디미르를 사들인 사실이 특검 조사 결과 확인됐다. 비덱이 블라디미르 외에 또 한 마리의 명마를 매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블라디미르 등을 매입한 시점은 지난해 9월 말 최씨와 삼성전자 박상진 사장이 만나 보다 은밀한 방법으로 정씨에 대한 우회지원을 약속한 직후여서 삼성과 최씨의 공모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3일 박상진 사장과 최씨가 말 중개회사를 통해 정씨를 우회지원하기 위한 ‘플랜B’에 합의한 직후 스웨덴 명마 블라디미르를 사들인 사실(경향신문 1월19일자 1·2면 보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비덱이 블라디미르를 구입할 당시 계약은 정씨의 승마코치이자 말 중개상인 헬그스트란이 담당했다. 그는 10월 중순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삼성과 250억원(1억5000만 덴마크 크로네)의 비밀계약을 체결한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비덱의 압수물 목록을 살펴본 결과 헬그스트란이 10월 초에 블라디미르를 구매한 일정과 일치하는 증거들이 다수 확보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압수물 분석 결과 블라디미르 외에 명마 한 마리를 더 구매한 것으로 보이며 정씨가 지난 2일 체포되자 명의를 급하게 이전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9월27일 박상진 사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최씨와 만나 정씨에 대한 우회지원을 약속한 플랜B는 양자의 공모하에 실행에 옮겨졌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검은 지난 16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영장을 청구할 당시 플랜B는 약속만 하고 실행에 옮겨지지 않은 것으로 결론 내린 바 있다. 앞서 삼성은 지난해 9월23일 정씨를 위해 비타나V를 구입해준 사실이 보도된 직후 최씨와 만나 플랜B에 합의했다. 그후 플랜B의 실행은 삼성과 최씨 사이 오고간 자금 성격과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판단에도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후 박 사장과 함께 정씨에 대한 승마훈련 지원계획 수립 과정에 핵심적 역할을 한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대한승마협회 부회장)를 두 차례 불러 조사한 바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블라디미르 등 명마 2마리 구매 외에 헬그스트란이 스웨덴에서 삼성과 만나 250억원의 비밀계약을 체결한 의혹도 확인 중이나 삼성 측 인사들은 스웨덴에 간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특검은 황 전무가 플랜B에 합의한 직후 헬그스트란 승마장이 있는 덴마크에 건너간 사실은 확인했다. 헬그스트란 승마장에서 250억원 비밀계약 체결 장소로 알려진 스웨덴 예테보리는 배로 5시간 정도 걸린다.
특검은 조만간 박 사장을 다시 불러 블라디미르 구매과정과 250억원 비밀계약 의혹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강진구 기자·김신애 통신원 kangj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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