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아버님, 회사 당직 서느라 못 내려가요

이동휘 기자 입력 2017. 1. 24.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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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들의 명절 스트레스 피해가는 법]
- 근무 자청하는 직장인 며느리
수당까지 챙길수있어 일석이조.. 본인 안되면 남편 근무하게 해

"어머님, 설날에 당직이 걸려서 못 찾아뵐 것 같아요. 죄송해요."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 근무하는 이모(여·37)씨는 지난주 부산에 있는 시어머니에게 이런 전화를 드렸다. 시어머니는 "근무면 할 수 없지"라면서도 "다음 명절엔 근무 바꿔서 꼭 내려와라"고 당부했다.

원래 이 병원 연휴 당직표에는 이씨의 이름이 들어 있지 않았다. 이씨가 당직을 맡기로 돼있던 미혼 직원에게 "당직을 바꿔주겠다"고 자청한 것이다. 자녀 둘을 데리고 부산까지 내려가 명절 집안일에 시달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씨는 "시어머니께 죄송하지만, 명절에 안 내려가려고 가짜 깁스를 하고 아픈 척 연기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으냐"고 했다.

설 명절에 '시월드(시댁)'에 가지 않으려고 당직 근무를 자원하는 며느리들이 늘고 있다. 시댁 식구들 눈치 보는 명절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는 데다, 상사가 출근하지 않는 빈 사무실에서 쉬엄쉬엄 일하며 짭짤한 수당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이 당직을 못 맡으면 대신 남편이 일하게 하기도 한다. 대기업 홍보팀에서 일하는 진모(여·33)씨는 교대 근무를 하는 경찰 남편에게 설날 당일에 일하도록 당직 표를 바꿔달라고 부탁했다. 진씨는 "시댁이 전남 강진이어서 거리도 먼 데다, 연휴 내내 음식 준비해서 상 차리고 설거지하면 진이 다 빠진다"고 했다.

명절 당직 때문에 동서들 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직장인 김모(여·33)씨는 "공무원인 손아래 동서가 벌써 4년째 명절에 시댁에 오지 않는다"며 "동서에게 '진짜 당직 맞느냐'고 물었다가 서로 감정만 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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