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의 반퇴의 정석] (34) 정년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김동호 입력 2017. 1. 24. 00:01 수정 2017. 1. 2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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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박용석]
설을 앞둔 시점에는 일자리 이동이 활발하다. 연말연시 인사이동의 여파다. 한바탕 이동 이후 회사는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계속 돌아간다. 빈 자리는 후임자로 바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얼마쯤 더 지나면 소식이 들려온다. 누구는 어느 중소기업의 임원으로 영입이 됐다더라. 누구는 귀농했다더다. 누구는 자격증을 따 뭘 한다더라. 아예 창업에 나섰는데 대박이 났든지, 퇴직금을 털어먹었든지 어떻다더라…. 어떤 소식이 들려오더라도 무소식보다는 뭐라도 얘기가 들려오면 일단 인생 이모작에 연착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 새로운 인생 여정에 안착하고 있다는 의미여서다.

문제는 퇴직하고 나서도 아무런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재직 중 너무 일에 열중해 정년이 다가오고 있는데도 별 대비를 하지 못한 사람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퇴직이란 회사를 떠나는 것이다. 회사에서 20~30년 했던 일을 내려놓고,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낸 동료들과도 작별하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완전히 새로운 인생이 열리는 순간이기도 하다.

|퇴직 이후 인생은 평소 방향을 정해 놓아야 이에 대한 대비는 평소에 해야 한다. 퇴직 이후 무엇을 할지 고민해 방향을 정해 놓아야 하고, 동료들에게도 떠날 시기를 알려 퇴직 이후에도 인적 교류를 할 수 있도록 정서적 유대관계를 형성해놓을 필요가 있다. 이런 준비 없이 회사를 떠난 퇴직자의 일반적인 심리상태는 불안한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회사가 평생 봉사한 나를 버렸다는 배신감마저 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퇴직자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50세가 넘으면 순식간에 세월이 지나간다. 이 때 우물쭈물하다가 퇴직 통보를 받고 당황할 수 있다. 내집처럼 익숙했던 곳을 하루 아침에 홀연히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음의 준비가 안 돼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지어 일주일 후 퇴직하는데도 아무 일 없다는 듯 태연한 사람도 있다. 이는 그만큼 요즘 퇴직자가 젊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직 마음은 청춘이고 몸도 팔팔한데 정년 절벽에 직면하니 실감이 나질 않는 것이다. 정부도 이같이 정신적, 신체적 젊음을 고려해 올해부터 준고령자와 고령자라는 표현을 없애고 장년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연령 차별 자체는 갈수록 없어져 1991년 제정된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은 50세 이상 55세 미만을 준고령자, 55세 이상을 고령자로 분류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부터 준고령자는 개념이 아예 없어지고, 55세 이상은 장년(長年)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60세는 물론 70세도 고령자가 아니라 장년이다.

이런 변화는 자신이 하기에 따라 물리적 연령과 관계없이 얼마든지 일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점을 의미한다. 55세 이상은 고령자가 아니라 장년이란 틀에서 사회적 대우를 받게 된다. 일할 의욕과 능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일할 수 있도록 연령을 차별하지 않는겠다는 정책적 의지를 담고 있다.

|가끔 자신을 성찰하고 인생이모작 대비해야 그럼에도 정년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이 시계는 일반적으로 50세부터 빨라진다고 볼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세월이 휙휙 지나가듯 퇴직자들은 50세를 돌아서니 눈깜짝할 사이에 5년, 10년이 지나간다고 회고한다. 이는 이 때가 인생이모작의 골든타임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모작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이 시기는 또한 회사에서 가장 무거운 업무를 맡고 있을 때라 일 외에는 생각할 겨를도 없다. 그럴수록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휴일을 너무 소모적으로 보내지 말고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으로 갖고 퇴직 이후 필요한 준비를 하는 시간으로 써도 좋다. 그래야 현업에 대한 의욕도 강해지고 미래도 밝아진다. 설 연휴도 미래를 꿈꾸기 좋은 시간이다.

※ 이 기사는 고품격 매거진 이코노미스트에서도 매주 연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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