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뉴스][오래전'이날'] 1월24일 대선 때마다 돌아오는 '군 복무기간 단축'

김서영 기자 2017. 1. 2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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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오래전‘이날’]은 1957년부터 2007년까지 매 십년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 합니다.

■1997년 1월24일 ‘군 복무기간 단축’은 전가의 보도?

경향신문 자료사진

‘군 복무기간 단축’은 선거철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하나봅니다. 20년전 오늘 경향신문은 대선을 앞둔 당시 주요 대선 후보들이 내세운 군 복무기간 관련 견해를 보도했습니다.

1997년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선 육군 복무기간을 24개월로 줄이자는 논의가 나왔는데요. 당시 의무 복무기간은 육군 26개월, 해군과 공군은 각각 28개월과 30개월이었습니다. 징병제가 시행중인 한국에서 군 의무 복무기간은 한국전쟁 이후 서서히 줄어들어왔습니다. 한국전쟁 당시엔 4년 이상 복무자만 전역이 가능했고, 5·16쿠데타 직후인 1962년엔 30개월로 짧아졌습니다. 이후 1968년 36개월로 늘었다가 1980년대 이후 점차 줄어들었죠.

6사단 장병들이 강원도 철원 최전방지역에서 야간경계작전을 펼치고 있다. 김영민 기자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군 복무 기간을 줄이는 것이 합당하다는 의견에서부터, 모병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 북한이 대남 도발을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군 병력 감소는 시기상조라는 주장까지. 정말 다양한 논의가 오갔습니다. 당시 경향신문이 의견을 들었던 대선 후보 몇몇의 견해는 어땠을까요.

김종필 당시 자민련 총재는 “북한이 아직 대남적화 야욕을 버리지 않는 안보환경에서 복무기간 2개월 단축하면 기술숙련병의 잦은 교체로 군 하부조직의 전투력 약화 가져온다”며 “향후 안보환경의 획기적 변화가 왔을 때 입영인력 수급 판단해 검토해야 한다”고 했고요. 이회창 신한국당 고문은 국방 예산 확대를 전제로 “정보화 등 미래 환경에 앞서 갈 수 있도록 기술집약형, 장비집약형 구조로 개편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서울 송파구 특수전사령부애서 17일 육군 특수전사령부 탑 팀(Top Team)에 선발된 3공수특전여단이 타이어를 끌며 구보를 하고 있다. 탑 팀은 공수특전여단에서 가장 뛰어난 팀으로 무술 도합 50단으로 이루어진 유단자들로 구성되어 있다./남호진기자

그렇다면 2017년의 대선주자들은 어떤 입장일까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군 복무기간을 1년까지 단축하겠다. 해마다 조금씩 (복무기간을) 줄여나가서 18개월 맞추는 것인데 이명박 정부에서는 22개월선에서 단축이 멈췄다. 18개월까지 단축하는 것은 원래대로 그렇게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군 복무기간을 단축하지 못하게 법으로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 전 원내대표는 “군퓰리즘(군대+포퓰리즘)식으로 저마다 공약을 내세우는데, 군 복무기간을 단축하면 군대가 유지가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모병제에도 반대했습니다.

반면 남경필 경기지사는 군 복무기간 감축을 내세운 문재인 전 대표를 “포퓰리즘”이라 지적하면서도 “모병제로 전환하자”고 주장했습니다. 2023년부터 50만 이하로 군 병력을 감축하면서 36개월 이상 근무하는 모병제로 유도하자는 취지입니다.

큰 틀에서 군 복무기간 감축, 감축 반대, 모병제 도입의 3가지 주장이 대립하고, 선거철만 되면 이 주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는 점에선 20년전과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정치인들은 군 복무기간 문제를 군인과 그 가족의 표를 끌어올 수 있는 ‘전가의 보도’ 쯤으로 여기는 걸까요. 병영 문화 개선 문제도 함께 다뤄야 논의가 질적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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