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정의로운 나라에 살고 싶다" 시민 4321명 '탄핵 의견서' 헌재 제출
[경향신문] ㆍ온라인·촛불 현장서 취합
“헌법 정신 훼손, 국정농단, 국민의 생명권과 안전권 침해 등 이루 다 열거할 수 없는 죄악들….”
촛불집회 주최 측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박근혜 대통령직 파면 사유 시민 의견서’를 제출했다. 퇴진행동은 “온라인으로 4190여명, 지난 21일 제13차 촛불집회에서 130명 등 시민 4321명의 의견을 취합했다”고 밝혔다.
퇴진행동은 의견서 제출에 앞서 헌재 정문 앞에서 ‘나는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퇴진행동은 시민들의 의견을 인용한 기자회견문을 작성해 낭독했다.
퇴진행동에 따르면 시민들은 헌재에 보낸 의견서에서 박 대통령을 탄핵해야 하는 이유로 ‘헌법 파괴자’라는 점을 들었다. 한 시민은 “박 대통령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농락했다. 헌법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잃은 대통령을 파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시민은 “박 대통령이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도 탄핵 사유로 꼽았다.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며 “자식이 아프면 밤을 새우고 밥도 넘어가지 않는 것이 부모인데, 박 대통령은 잘 먹고 자고, 돈 잔치에 얼굴에 주사나 넣었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은 “정의로운 나라에 살고 싶다”며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태만히 하고 자신의 사익을 추구한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는 즉시 인용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을 탄핵해 “하루라도 빨리 나라를 정상화하고, 일상에 집중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낸 시민도 있다.
한 시민은 “추운 겨울 광화문에서 손이 얼어 가는데도 촛불을 드는 우리는 부패한 권력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주권을 되찾으려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한 사람이 망치기엔 대한민국은 너무 소중하다”고 밝혔다.
한편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저항하는 예술인들이 의기투합해 마련한 전시회인 ‘곧, BYE(바이)!’전이 지난 20일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예술인을 포함해 약 20명이 국정농단 사태를 풍자하는 만화, 일러스트, 판화, 조각, 사진, 영상 등을 전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풍자 그림을 그려 기소된 이하 작가와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김운성·김서경 부부 작가도 참여했다. 전시회는 31일까지 열린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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