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주먹구구' 간병 도우미 서비스에 보호자만 '속앓이'

임경아 2017. 1. 2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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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서울의 대형병원들에 비치된 간병 도우미 소개지입니다.

24시간에 7만 원, 추가요금은 없고요.

불편한 점이 있으면 해당 업체로 연락하고도 돼 있죠.

하지만 웃돈을 줘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데다 불편사항이나 사고가 생겨도 해결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임경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뇌수술 이후 거동이 어려운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강 모 씨는 2주 전부터 병원에 살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2년간 간병인을 써 봤지만 금방 그만두거나 간병 문제로 다투기도 여러 번, 급기야 전염성 피부병까지 옮게 돼 결국 포기했습니다.

[강 모 씨/환자 보호자] "간병인들이 막 돌고 돌잖아요. 우리는 그 간병인이 누구 환자를 맡았는지 모르잖아요. 보호자 입장에서는 당할 수밖에 없어요."

간병인 비용은 하루에 7만 원 정도지만 환자가 중증이거나 명절 등 수요가 많은 시기엔 웃돈도 예사.

[이 모 씨/환자 보호자] "8만 원, 8만 5천 원 드렸다가 나중에 재외동포 분들은 9만 원, 10만 원까지…'우리가 아니면 이 사람들이 힘들다' 라는 상황을 (간병인들이) 아니까."

따로 밥값 등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간병인 A] "(일부 간병인은) 즉석밥 있잖아요, 그거 '하루에 3개 사 주십시오', '커피 사주십시오' (요구하고). 명절 저쪽(고향)에 가지 않고 놀 때는 그렇게 많이 달라 해서…."

일이 고되고 임금은 적은데다 요양보호사와 달리 교육이나 자격도 필요 없다 보니 간병인은 중국동포가 대부분입니다.

상당수가 협회라고 부르는 용역회사에 소속돼 있지만 보호자 연결만 해 줄 뿐.

[00간병인협회] "(병실에서) 한 이틀 정도 교육 후에 바로 방 배치를 받아요. (주민등록증만) 보내 주시고 직접 제가 병원으로 연결해드릴 수 있어요."

간병인과 보호자가 계약하는 식이다 보니 사고가 생겨도 해결이 쉽지 않습니다.

[이 모 씨/환자 보호자] "자기가 다쳤다고 환자 때문에…안 낫고 있다, 다른 병원에 가 봐야겠다, 이런 거요. 공공기관에 다 연락을 해서 물어봤어요. 근데 다 본인들 소관 아니다…"

보호자 없이 간호인력이 환자를 돌보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가 확대되고 있지만 서비스가 되는 병상은 아직 전체의 5%에 불과합니다.

일부 병원에선 보호자나 간병인이 간호 업무를 떠맡는가 하면

[간병인 B] "석션하는 건 간호사가 해야 되는 거예요. 그건 우리가 하게 되면 (불법)의료행위예요. 그런데도 간호사들은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안 하려고 해요.)"

간호·간병 서비스를 해도 중증 환자는 거부하는 곳도 있습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운영병원] "중증환자 분들 같은 경우는 (이용이) 좀 어렵고요. 어느 정도 의사소통은 되고 그러신 분들이 가능하십니다."

당장 환자를 병원에 혼자 둘 수밖에 없는 수십만 명의 보호자가 법과 제도 밖의 간병인 손에 불안한 마음으로 환자를 맡기는 게 현실.

하지만, 정부는 가족이나 가족을 대신한 간병인 간호는 일부 동양권만의 문화로 위생 문제 등을 고려해 사라져야 한다며 손을 놓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경아입니다.

임경아기자 (iamher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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