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선 출마 주자들, 지킬 가치와 버릴 이익 생각해 봤나

한국일보 2017. 1. 2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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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예비 대선주자들이 지난주 말 잇따라 출사표를 던졌다.

나머지 예비주자들도 주말까지 일제히 출마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앞서 출판기념회를 빌려 대권도전 의사를 밝힌 정운찬 전 총리, 공식 선언만 남겨 둔 박원순 서울시장을 포함, 19대 대선 예비주자 모두가 설 밥상 대화에 오르는 셈이다.

대선 주자들이 한결같이 미래 청산 개조 개혁 책임 변화 대안 공정 정의 민주 통합 소통 등의 메시지를 강조하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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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예비 대선주자들이 지난주 말 잇따라 출사표를 던졌다. 나머지 예비주자들도 주말까지 일제히 출마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이 다가오고 있는 데다 '설 밥상 여론' 향배가 초반 기세를 좌우한다는 판단에서일 게다.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을 갈구해 온 국민, 또 험난한 외교안보 지형을 헤쳐 나갈 리더십을 찾는 국가 입장에서 가히 ‘슈퍼 위크’를 맞았다고 할 만하다.

진작에 표밭갈이에 나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겨냥해 22일 안희정 충남지사가 '새로운 30년'을 화두로 대선 도전을 선언했고, 같은 날 손학규 전민주당 대표도 국민주권 개혁회의 출범과 함께 정권교체를 위한 새판짜기 수순에 돌입했다. 야권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이재명 성남시장은 23일 공정국가를 앞세워 노동자 출신 대통령의 꿈을 공식화했고 반기문 전 유엔 총장은 25일 관훈클럽 토론회를 통해 출마의 변을 밝힌다. 같은 날 남경필 경기지사도 오랫동안 일궈 온 대권 구상을 공개하고, 26일에는 같은 보수성향의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개혁보수의 적자를 자임하며 출사표를 던진다. 앞서 출판기념회를 빌려 대권도전 의사를 밝힌 정운찬 전 총리, 공식 선언만 남겨 둔 박원순 서울시장을 포함, 19대 대선 예비주자 모두가 설 밥상 대화에 오르는 셈이다.

이번 대선의 의미는 과거 어느 때보다 크고 무겁다. 헌정사상 첫 대통령 탄핵을 초래한 낡은 국가시스템을 청산. 개조해야 할 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 갈 창의적 국가 패러다임과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대선 주자들이 한결같이 미래 청산 개조 개혁 책임 변화 대안 공정 정의 민주 통합 소통 등의 메시지를 강조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메시지가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실천적 리더십으로 와 닿기보다 왠지 손님 끌기식 미사여구의 나열로 들린다. 이른바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 즉 국가 지도자라면 심각히 고민해야 할 가치와 이익, 미래비전과 포퓰리즘 사이의 균형감을 보여 주지 못하고 그저 촛불 민심에 올라타려는 심산이 더 크게 느껴진다.

예비주자들 사이에 우열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결코 짧지 않고 정치는 생물이라고 했다. 또 민심은 배를 띄울 수도 뒤집을 수도 있다. 정치 리더들이 출마선언에 쏟는 열의나 합종연횡을 저울질하는 정치공학적 감각 이상으로, 엄격한 잣대를 스스로에 들이대 지도자로서의 비전과 책임을 따지려는 성의를 다하고 있는지부터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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