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최씨 말대로 대통령 나타나 소름끼쳐"

김지훈 입력 2017. 1. 23. 18:16 수정 2017. 1. 23.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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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미르재단과 관련해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계획대로 대통령이 움직이고, 재단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서 위법성을 인식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차은택 감독은 23일 서울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8차 기일에 증인으로 나와 "최씨가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들이 대통령이 생각하는 문화융성을 하나도 못하고 있다. 민간재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자주했다"면서 "이후에 (최씨 말대로) 정말 재단이 생겼다. 최씨가 지시해서 브랜드를 기획하고, 브랜드가 보여지는 시점에 대통령이 나타났다. 저는 이 부분에서 소름이 끼쳤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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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변론 출석해 증언
"최씨, 대통령 얘기가 최고라 해"
"케이스포츠 보면서 퍼즐 맞춰져"
"지난해 중반 잘못됐다 느껴"

[한겨레]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지난 22일 오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미르재단과 관련해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계획대로 대통령이 움직이고, 재단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서 위법성을 인식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차은택 감독은 23일 서울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8차 기일에 증인으로 나와 “최씨가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들이 대통령이 생각하는 문화융성을 하나도 못하고 있다. 민간재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자주했다”면서 “이후에 (최씨 말대로) 정말 재단이 생겼다. 최씨가 지시해서 브랜드를 기획하고, 브랜드가 보여지는 시점에 대통령이 나타났다. 저는 이 부분에서 소름이 끼쳤다”라고 말했다.

차 감독은 “저희 광고전문가들이 주변에서 ‘이 브랜드를 성공시키려면 이런 기획이 좋다’고 제안하는데 최씨는 ‘다 필요 없다. 대통령이 한 번 나타나서 이야기하면 그보다 더 좋은 효과가 없다’고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차 감독도 미르재단에 관여하던 중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차 감독은 “2016년 중반 이후에 제가 회의적인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미르재단 관계자들 있는데서 ‘변화하자. 이러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면서 “그걸 최씨도 알게 되고 관계도 안 좋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최씨가 대통령을 동원해 기업으로부터 모금을 받아서 만든 재단을 통해 최씨 개인이 이권을 취하는 부분에서 문제 의식을 느꼈다고 밝혔다. 차 감독은 “제가 모르던 체육 관련 케이스포츠재단과 더블루케이 등을 언론에서 보고, 머릿속으로 제가 몰랐던 부분, ‘최순실이 이렇게 했구나’하는 퍼즐 맞춰졌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무지했다. 인사 추천을 한 부분들을 당시엔 잘못이었다고 생각 못했지만, 언론에서 지탄받으면서 제가 큰 잘못했구나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 대리인인 서석구 변호사가 “검찰에서 강압 수사를 받은 것이 아니냐”고 몰고가자, 차 감독은 “강압 수사가 아니었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차씨는 “중국에서 국내 들어와 체포될 때, 가족들이 저를 지탄했고, 저라도 ‘지금이라도 반성하라, 더이상 수치스러워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그래서 검찰에서 ‘전 힘들어도 상관 없으니 열심히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또한 최씨가 정부 비판적인 인사들의 추천을 받지 않았다는 점도 밝혔다. 차씨는 “최씨가 추천해달라고 해서 윤정석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아무개 감독 등을 한예종 연구원장직 등에 추천했지만 탈락했다. 최씨의 이야기에 따르면 ‘좌성향'이라 안 됐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윤 교수와 이 감독 등은 훌륭한 분들로 정치적 성향을 가진 분들이 아니고, 문화계에서 그 정도 활동한 분 중 그 정도 진보적 성향을 안 가진 분이 없다. 나도 추천하기가 뭐해 꽤 한동안 (최씨에게 인사) 추천을 못 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스스로 진보적 문화계 인사로 평가받는다고 말한 차씨에게도 “그럼 어떻게 본부장이 되고 단장이 됐느냐”고 물었지만 차씨는 “국민이라면 화낼 수 있는 세월호 사건 때 분노해 글을 올려서 진보 성향이란 이야기를 들었지만, 전면에 드러나는 영화나 전시 같은 부분에서 두드러지게 나서지는 않아서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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