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개인 최다골, 꾸준한 출전 기회에 달렸다

이준목 입력 2017. 1. 2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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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 토트넘 홋스퍼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새 역사 쓰나
토트넘, 역전승... 챔스 대신 유로파 토너먼트 진출

[오마이뉴스 글:이준목, 편집:곽우신]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 활약 중인 공격수 손흥민이 천금 같은 동점 골을 터뜨리며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시즌 최다 골 역사를 새롭게 썼다.

손흥민은 22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 정규리그 2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2로 뒤진 후반 32분 페널티 지역 중앙에서 해리 케인의 힐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손흥민의 올 시즌 9호 골이자 프리미어리그 7호 골이었다.

9골은 역대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선수 최다 골 신기록이다. 은퇴한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2010~2011시즌, 기성용(스완지시티)이 2014~2015시즌 각각 8골을 기록한 바 있다. 정규리그 기록에만 한정하면 손흥민은 기성용의 기록에 어느덧 한 골 차이로 접근했다. 잉글랜드 진출 이후 사상 첫 두 자릿수 득점도 눈앞에 다가왔다. 아직 프리미어리그가 16경기나 남은 상황이라 손흥민의 기록 경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출전시간 확보가 중요하다

변수는 역시 출전시간이다. 손흥민의 현재 토트넘 내 객관적인 위상은 선발과 벤치를 오가는 '주전급 로테이션' 선수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손흥민은 시즌 초반만 해도 해리 케인과 에릭 라멜라의 공백을 틈타 주전 공격수로 부상하며 9월에만 5골을 넣어 EPL 이달의 선수에 선정되는 등 맹활약했다.

하지만 이후 장기간 골 침묵에 시달리면서 케인까지 복귀한 이후로 입지가 조금씩 줄었다. 최근에는 토트넘이 전문적인 측면 공격수를 두지 않는 3-4-2-1에 가까운 전술 변화로 좋은 성적까지 거두면서 측면 공격수에 최적화된 손흥민의 활용도가 줄어든 모양새였다. 리그 경기에서는 2연속 승부가 결정된 후반 추가시간에 '시간끌기용'으로 투입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줄어든 출전시간 속에서도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자신의 몫은 해냈다. 토트넘은 이날 맨시티를 상대로 전반 스리백 수비가 흔들리며 고전하는 양상을 보이자 후반 시작과 함께 손흥민을 투입하며 빠른 전술변화를 단행했다. 토트넘은 맨시티에 먼저 두 골을 내주며 끌려가는 경기를 펼쳤지만 델레 알리와 손흥민의 연속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이날 스리백과 포백을 넘나든 포체티노 감독의 전술 변화는 결과적으로 평가가 엇갈리지만, 적어도 손흥민의 기용만큼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 팀 내에서 케인(13골)-알리(11골)에 이어 3위다. 하지만 17경기를 뛴 케인(85.4분), 22경기에 나온 알리(77.6분)에 비하여 손흥민은 19경기에서 고작 평균 53.4분으로 월등히 짧은 시간만을 뛰고도 벌써 두 자릿수 득점에 근접한 활약을 보인다는 점에서 생산성은 매우 높다. 기복이 있다는 게 손흥민의 약점이기는 하지만, 주전 공격진인 케인-알리-에릭센 등도 슬럼프를 겪던 시기는 있었고 그런데도 꾸준한 기회를 부여받으며 빠르게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손흥민 역시 그러한 신뢰를 받았더라면 더 좋은 기록을 올릴 수 있었다는 아쉬움도 남는 이유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시절에는 거의 주전으로 출장했다. 총 165경기에 출장하여 49골을 기록하는 동안 리그만 놓고 보면 135경기(선발 108경기)에 출장해 41골이었다. 유럽클럽대항전에서도 19경기(플레이오프 포함)에나 나서서 5골, 독일 DFB 포칼(독일축구협회컵)에서는 11경기 3골을 올렸다. 당시 시즌당 평균 출전시간은 76분에 육박한다.

손흥민은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도약한 2012년부터 3시즌 연속 정규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2014~2015시즌에는 개인 최다인 17골(리그 11골, 컵대회 1골, 챔피언스리그 5골)을 넣기도 했다. 이는 차범근이 1985~1986시즌 기록한 19골에 이어 역대 한국인 유럽파가 세운 한 시즌 최다득점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올 시즌 토트넘에서 손흥민은 각종 대회를 포함하여 26경기에 나섰으나 선발출전은 18회에 불과했고 평균 출전시간은 58분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평균 169분에 1골씩을 뽑아냈다. 시즌 후반에도 출전기회가 급격히 늘어나지 않는 이상, 손흥민은 산술적으로 올 시즌 남은 경기를 포함하여 13~15골 정도를 넣을 것으로 추정된다. 잉글랜드 진출 이후 첫 두 자릿수 이상의 득점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시즌 초반의 페이스를 생각하면 조금 아쉽다. 손흥민이 올 시즌 내 자신의 개인 최다 골 기록을 경신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출전기회를 확보해야 한다.

물론 변수는 있다. 토트넘은 2월부터 겐트와의 유로파리그 32강 일정이 재개되는데 FA컵에도 32강에 올라있어서 후반기 리그 일정과 병행하려면 로테이션이 불가피하다. 손흥민에게 돌아올 수 있는 출전시간이 더 늘어날 여지가 충분하다. 지난 9월처럼 한번 흐름을 타면 몰아치기에도 강한 손흥민인 만큼 기회만 꾸준히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더 많은 득점도 가능하다.

토트넘의 포메이션 변화 가능성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토트넘은 최근 수비의 핵이었던 센터백 얀 베르통언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최소 6주 이상 결장이 불가피해졌다. 견고하던 토트넘의 스리백은 지난 맨시티전에서 베르통언의 공백을 여실히 드러내며 흔들렸다. 손흥민은 전술적으로 아무래도는 스리백보다는 2선 공격수를 3명 두는 포백에서 활용가치가 더 극대화 되는 선수다. 손흥민이 지금처럼 짧은 출전시간에도 임팩트 있는 활약을 지속해서 보여준다면 언제든 선발로 다시 복귀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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