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스는 어쩌다 평균 이하의 선수가 됐을까

양형석 2017. 1. 2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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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인디애나 이적 후 2년 만에 득점력 뚝 떨어진 몬타 엘리스

[오마이뉴스양형석 기자]

아무리 위대한 선수라도 전성기가 영원할 수는 없다. 현역 시절 6번의 NBA 챔피언과 함께 10번의 득점왕을 차지했던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도 2001년 워싱턴 위저즈로 복귀한 후에는 평균득점이 20.0점까지 추락(?)했다(물론 만39세의 선수가 평균 20점을 넣는 것도 충분히 대단하지만). 빠른 공이 아닌 제구력으로 타자를 상대하며 17년 연속15승과 14년 연속200이닝 이상을 기록한 '마스터' 그렉 매덕스도 은퇴하기 직전 시즌에는 8승에 그쳤다. 

나이가 아닌 부상 때문에 전성기가 빨리 저무는 선수도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2003년 53홈런을 기록하며 '국민타자'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의 유일한 라이벌이라 불리던 '헤라클레스' 심정수다. 통산 328개의 홈런을 때린 심정수는 어깨와 무릎에 고질적인 부상을 가지고 있었고 결국 만33세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하지만 부상도, 나이도 아닌 다른 문제로 일찍 전성기가 저무는 선수도 있다. 여전히 NBA무대에서 왕으로 불리는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보다 한 살 어린 만31세에 불과(?)하지만 평균 20점에 육박하던 준수한 득점력이 단 2년 만에 한 자리 수로 뚝 떨어지고 말았다. 바로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슈팅가드 몬타 엘리스 이야기다.

한 때 평균 25득점을 넘나들던 골든스테이트의 (구) 에이스

 만약 워리어스가 커리 대신 몬타나를 선택했다면 둘의 운명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 NBA.com
1985년 미시시피주에서 태어난 엘리스는 레니어 고등학교 재학시절 주 최고의 유망주로 꼽히던 선수였다. 당시만 해도 NBA가 고졸 선수의 드래프트 참가를 허용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엘리스도 고교 졸업 후 곧바로 NBA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하지만 신발을 벗으면190cm가 채 되지 않는 불리한 신체조건 때문에 2라운드 전체40순위가 돼서야 서부컨퍼런스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지명을 받았다.

루키 시즌 49경기에 출전하며 주로 식스맨으로 활약하던 엘리스는 2006-2007 시즌 주전 자리를 차지하며 평균 16.5득점 3.2어시스트를 기록, 기량발전상(MIP)을 수상했다. 2007-2008 시즌 평균 20득점 고지를 넘긴 엘리스는 2008년 7월 올스타 포인트가드 배런 데이비스(은퇴)가 LA클리퍼스로 이적하면서 자연스럽게 워리어스의 에이스 자리를 물려 받았다.

엘리스는 2009-2010 시즌 평균 25.5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엘리스는 리그 정상급의 성적을 올리고도 올스타에 선발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팀 성적이 나쁘다는 이유로 엘리스를 올스타로 선발하지 않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엘리스가 전성기를 달리던 해 골든스테이트는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바로 훗날 NBA 최초의 만장일치 MVP가 되는 스테픈 커리가 입단한 것이다. 

엘리스와 커리는 뛰어난 스피드와 득점력을 갖춘 듀얼가드라는 공통점이 있어 성향이 비슷한 두 선수를 함께 뛰게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었다. 결국 골든스테이트에서는 커리의 잠재력에 모험을 걸기로 하고 트레이드를 통해 엘리스를 밀워키 벅스로 보냈다(결과적으로 당시 골든스테이트의 선택은 매우 탁월했다). 엘리스는 밀워키에서 1년 반을 뛰며 괜찮은 활약을 펼쳤지만 2013년 FA자격을 얻자마자 서부컨퍼런스의 강호 댈러스 매버릭스로 이적했다.

엘리스는 댈러스에서 덕 노비츠키, 숀 매리언(은퇴), 빈스 카터(멤피스 그리즐리스), 라존 론도(시카고 불스) 같은 전, 현직 스타 플레이어들과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엘리스가 활약한 두 시즌 동안 댈러스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했고 엘리스는 2014-2015 시즌이 끝난 후 동부 컨퍼런스의 인디애나와 계약했다. 댈리스 소속으로 뛴 2014-2015 시즌 엘리스의 평균득점은 18.9점이었다.

마음껏 공을 소유하지 못하면서 자신감까지 하락

 제프 티그가 들어온 후 몬타나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었다.
ⓒ NBA.com
인디애나는 폴 조지와 데이비드 웨스트(골든스테이트), 로이 히버트(샬롯 호네츠)로 이어지는 막강한 프론트 코트를 앞세워 2013년과 2014년 연속으로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했던 강팀이다. 하지만 에이스 폴 조지가 큰 부상을 당하면서 2014-2015 시즌을 사실상 통째로 걸렀고 인디애나에서는 꾸준한 득점을 해줄 수 있는 가드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 적임자로 선택한 선수가 바로 엘리스였다.

하지만 인디애나의 계산은 빗나가고 말았다. 기본적으로 엘리스는 자신이 오래 공을 소유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유형이다. 통산 평균 어시스트가 4.7개인 엘리스는 동료들을 살리는 플레이보다는 1:1 공격을 통해 스스로 득점을 노린다. 하지만 이미 인디애나에는 오래 볼을 소유하며 득점을 만들어 내는 에이스 폴 조지가 있었다. 두 선수의 동선은 당연히 겹칠 수 밖에 없었고 2015-2016 시즌 엘리스의 득점은 평균 5.1점이나 하락하고 말았다(13.8점).

이번 시즌엔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 인디애나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정통 포인트 가드 제프 티그를 영입하면서 엘리스의 볼 소유 시간은 더욱 줄어들고 말았다. 결국 엘리스는 이번 시즌 34경기에 출전해 평균 8.4득점에 그치고 있다. 데뷔 시즌(6.8점)을 제외하면 11년 만에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엘리스는 3점슛 성공률마저 27.6%에 그치고 있다. 무엇보다 전성기 시절의 과감한 플레이가 사라졌다는 부분이 가장 안타깝다.

냉정하게 말하면 티그와 조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번 시즌 인디애나의 선수 구성에서 엘리스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식스맨 C.J. 마일스(10.7득점 3점슛성공률 42%)가 엘리스보다 훨씬 효율적인 플레이를 해주고 있다. 2015년 인디애나와 4년 계약을 체결한 엘리스는 2018-2019 시즌까지 연평균 11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이 보장돼 있어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기도 쉽지 않다.

인디애나는 최근 LA레이커스와 유타 재즈에게 연패를 당하며 팀 분위기가 썩 좋지 못하다. 엘리스 역시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전반기까지의 부진이 일시적인 슬럼프였다는 것을 증명해내지 못한다면 NBA에서 자신의 가치는 더욱 떨어질 것이다. 올스타 바로 아래 수준의 뛰어난 슈팅가드에서 평균 이하의 선수가 돼버린 엘리스가 어떤 해법을 찾아 남은 시즌에 임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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