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 세계화·정보화가 축복만은 아니었다

노승욱 입력 2017. 1. 23. 14:06 수정 2017. 2. 3. 09: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브랑코 밀라노비치 지음/ 서정아 옮김/ 21세기 북스/ 1만8000원
2016년 4월, 특이한 이름의 그래프 하나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바로 세계적인 불평등 연구자이자 이 책의 저자인 브랑코 밀라노비치(Branko Milanovic) 교수가 만든 ‘코끼리 곡선(elephant curve)’이다. 마치 코끼리가 코를 높이 들어올리는 모양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이 그래프는 세계화가 가장 활발히 진행됐던 1988년부터 2011년까지, 전 세계 사람들을 소득 수준에 따라 1~100개로 줄 세웠을 때의 실질소득증가율이 얼마인지 나타낸다. 곡선의 높고 낮음에 따라 누가 얼마나 (상대적으로) 소득이 늘고 줄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세계화의 성적표나 다름없다. 코끼리 곡선은 ‘세계화 절정기’였던 이 시기에 불평등이 가속화됐음을 보여준다.

이유가 뭘까. 저자는 세계 각국의 불평등이 전쟁, 질병, 기술 변화, 교육 기회 확대, 재분배 등의 요인에 의해 순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150년 전 불평등을 유발한 요인이 산업혁명이었던 것처럼, 최근 선진국의 불평등이 급증한 원인으로 ‘정보기술 혁명’을 꼽는다. 기술을 가진 글로벌 기업과 고숙련 근로자는 그렇지 않은 기업과 저숙련 근로자에 비해 더 많은 보상을 얻게 된 것이다. 또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업은 값싼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먼 국가로 공장을 이전하고도 근로자를 통제할 수 있게 됐다.

통신·이동 기술 발달로 개도국 노동력 활용 가능해져

단 ‘국가 내 불평등’이 급증하는 동안에도 중국, 인도 등 글로벌 신흥 중산층 소득은 증가해 ‘국가 간 불평등’은 급감했다는 사실은 눈여겨볼 만하다. 좀 더 개방적인 이주 정책이 도입된다면 글로벌 불평등이 한층 더 감소하리라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93호·설합번호 (2017.01.25~02.07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