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 세계화·정보화가 축복만은 아니었다
이 그래프는 세계화가 가장 활발히 진행됐던 1988년부터 2011년까지, 전 세계 사람들을 소득 수준에 따라 1~100개로 줄 세웠을 때의 실질소득증가율이 얼마인지 나타낸다. 곡선의 높고 낮음에 따라 누가 얼마나 (상대적으로) 소득이 늘고 줄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세계화의 성적표나 다름없다. 코끼리 곡선은 ‘세계화 절정기’였던 이 시기에 불평등이 가속화됐음을 보여준다.
이유가 뭘까. 저자는 세계 각국의 불평등이 전쟁, 질병, 기술 변화, 교육 기회 확대, 재분배 등의 요인에 의해 순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150년 전 불평등을 유발한 요인이 산업혁명이었던 것처럼, 최근 선진국의 불평등이 급증한 원인으로 ‘정보기술 혁명’을 꼽는다. 기술을 가진 글로벌 기업과 고숙련 근로자는 그렇지 않은 기업과 저숙련 근로자에 비해 더 많은 보상을 얻게 된 것이다. 또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업은 값싼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먼 국가로 공장을 이전하고도 근로자를 통제할 수 있게 됐다.
통신·이동 기술 발달로 개도국 노동력 활용 가능해져
단 ‘국가 내 불평등’이 급증하는 동안에도 중국, 인도 등 글로벌 신흥 중산층 소득은 증가해 ‘국가 간 불평등’은 급감했다는 사실은 눈여겨볼 만하다. 좀 더 개방적인 이주 정책이 도입된다면 글로벌 불평등이 한층 더 감소하리라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93호·설합번호 (2017.01.25~02.07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