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베우둠 "도스 산토스, 도장에서 싸우자" 도발한 이유는?

이교덕 기자 2017. 1. 2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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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브리시우 베우둠(왼쪽)이 주니어 도스 산토스(오른쪽)에게 옥타곤 재대결과 함께 도장 대결을 제안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프로 레슬러 안조 요지(47, 일본)는 1994년 12월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향했다. 실전 격투기 450전 450승 무패로 알려진 브라질 주짓수의 대표 힉슨 그레이스(58, 브라질)와 한판 붙기 위해서였다.

안조는 실전 지향 프로 레슬링 단체 UWF 출신이다. 다카다 노부히코의 후배며 사쿠라바 가즈시의 선배로, 당시 행동 대장이었다. 전투적인 싸움꾼이었다. 일본 프로 레슬링이 브라질 주짓수보다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일본의 기자들을 데리고 가 힉슨 도장의 문을 두드렸다. 자신만만했다.

힉슨은 안조와 도전을 받아들이는 대신 아무도 도장 안에 들어오지 말라며 문을 걸어 잠갔다. 그리고 잠시 후 안조는 만신창이가 된 얼굴로 걸어 나왔다. 일본 기자들은 안조가 힉슨에게 처참하게 완패하고 고개를 숙인 이 장면을 똑똑히 지켜봐야 했다.

이 사건으로 힉슨의 명성은 더 올라갔다. 힉슨은 결국 1997년 10월 프라이드 첫 번째 대회에서 일본 프로 레슬링의 대표 선수 다카다와 싸웠고, 여기서도 다카다를 암바로 이겨 무패 행진을 이어 갔다.

안조와 힉슨의 대결은 가장 유명한 '도장 싸움(Closed Door Fight, 도장 깨기)' 일화 가운데 하나로 남아 있다.

22년이 지난 지금, 예전 방식의 도장 싸움을 하자는 파이터가 나타났다. UFC 헤비급 랭킹 1위 파브리시우 베우둠(39, 브라질)이 랭킹 4위 주니어 도스 산토스(32, 브라질)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묵은 감정을 옥타곤 안에서 해결하지 못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베우둠은 지난 21일(이하 한국 시간) 페이스북에서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를 원했지만, 미오치치가 파이트머니를 더 올려달라고 UFC에 요구하고 있다. 미오치치와 타이틀전을 가질 수 없다면 도스 산토스와 잠정 타이틀을 걸고 싸우겠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결과에 상관없이 그가 훈련하는 아메리칸 탑팀으로 찾아가 또 싸울 것이다. 예전 방식의 대결로 그가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을 했는지 깨닫게 하겠다. 문을 걸어 잠그고 도장 싸움을 하자. 승자가 누가 이겼는지 SNS로 알리자"고 말했다.

베우둠은 독이 빠짝 올라 있다. 도스 산토스가 자신을 피한다고 비꼬았기 때문이다.

도스 산토스는 원래 다음 달 20일 UFC 파이트 나이트 105에서 스테판 스트루브와 경기하기로 돼 있었으나, 스트루브의 부상으로 파트너를 잃었다. 도스 산토스가 원한 대체 상대가 베우둠이었다. 그가 2008년 10월 베우둠을 KO로 이긴 적이 있으니 베우둠에게 설욕의 기회가 아니겠느냐고 도발했다.

베우둠 측이 미오치치와 재대결을 원한다고 물러서자, 도스 산토스는 19일 미국 종합격투기 뉴스 사이트 MMA 정키와 인터뷰에서 "UFC가 베우둠에게 가장 먼저 연락했지만, 그가 거부했다고 한다. 벌써 나와 대결을 피한 게 세 번째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자존심이 상한 베우둠이 '도장 싸움'까지 거론하며 반격에 나선 이유다.

베우둠은 "아메리칸 탑팀의 수장 히카르도 리보리오에게 연락하겠다. 그는 존경하는 내 친구다. 하파엘 코데이로 코치와 내 형제들을 데리고 날아가겠다. 문을 잠그고 한 명이 쓰러질 때까지 싸우겠다. 시간제한도 없고, 라운드 제한도 없이 붙어 보자"고 으름장을 놓았다.

일단 도스 산토스의 이름은 UFC 파이트 나이트 105 대진표에서 빠졌다. 베우둠이 페이스북으로 잠정 타이틀전 대결 의사를 밝혔으나 이것이 진심인지 언론 플레인지 알 수 없다. 말만 하고 UFC 출전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도장 싸움이 실현될 가능성도 큰 편이 아니다. 소속 선수들이 옥타곤이 아닌 도장에서 싸우는 것을 UFC가 가만히 지켜볼 리 없다. 안조가 힉슨을 찾아가 싸움을 걸 때는 무법 천지였다. 이제 종합격투기는 체계가 있는 프로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다. 프로 파이터의 도장 깨기는 옛날이야기가 됐다. 파이트머니가 없는 싸움에 열을 내는 파이터는 찾기 힘들다.

미오치치는 지난해 9월 UFC 203 파이트머니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도전자 알리스타 오브레임이 자신보다 20만 달러 많은 60만 달러를 받은 것에 화가 났다. UFC와 계약 조건을 놓고 힘겨루기를 계속한다면 타이틀 방어전이 늦어질 수 있다.

랭킹 2위 케인 벨라스케즈는 계속된 부상으로 복귀전 일정이 불투명하다. 오는 3월 5일 UFC 209에서 알리스타 오브레임과 경기하는 마크 헌트는 UFC에 소송을 걸었다. 브록 레스너가 약물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에 책임을 지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오브레임과 경기는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헤비급의 앞날은 오리무중이다. '도장 싸움'이 거론될 정도로, 옥타곤 밖이 가장 혼란스러운 체급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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