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KBL '부산상륙작전' 재미·흥행 모두 잡았다

곽현 2017. 1. 23.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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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곽현 기자] “이번 저희 프로젝트의 이름은 ‘부산상륙작전’입니다.” 최근 한 달간 KBL 직원들은 쉴 틈 없이 움직였다. 올스타전 장소가 부산으로 정해지면서 대회 준비를 위해 예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 무엇보다 서울을 떠나 지방에서 흥행을 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이고 걱정거리였다. 관중들을 체육관으로 불러 모으기 위해선 보다 나은 컨텐츠가 필요했다.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를 할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과 함께 한 기차여행
획기적인 시도가 돋보였다. KBL은 12월 31일 고양체육관에서 새해맞이 경기를 진행한바 있다. 체육관에서 새해를 맞는다?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결과는 대성공. 이번올스타전에도 새로운 이벤트를 시도했다. 체육관까지 선수들과 함께 하는 기차여행이 바로 그것이다.

팬들과 선수들이 함께 부산행 KTX에 몸을 실었다. 함께 식사도 하고 담소도 나누며 올스타전을 기대케 했다. 선수들은 팬들을 위해 기꺼이 도시락을 날랐고,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몸집 큰 선수들이 기차의 좁은 통로를 오가느라 피곤하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이 팬들을 위한 노력이었다. 팬이 없으면 프로농구도 없다.

▲부산 팬들과의 만남
선수들은 부산 도착 후에도 쉴 틈 없이 다음 스케줄을 위해 이동했다. 올스타 콘테스트에 참가하는 정병국, 허일영, 임동섭, 전준범, 김우람, 김현민 등은 부산 중·고등학교 선수들을 대상으로 농구클리닉을 진행했다.

중고등학교 선수들에게 프로선수들에게는 롤모델이다. 선배들의 조언이 그들에게는 피와 땀이 됐을 것이다. 올스타전을 맞아 선수들이 재능기부를 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저녁식사 후에는 무빙올스타가 진행됐다. 시니어, 주니어 올스타로 나뉘어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과 광복로 삼거리로 가 부산 팬들을 만났다. 특히 광복로 삼거리로 간 주니어올스타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팬들과 다채로운 이벤트를 함께 하며 올스타전에 와줄 것을 부탁했다. 이러한 선수들의 노력은 올스타전 흥행을 예고했다.

▲강한 수비로 흥미 UP!
매년 올스타전에서 나왔던 가장 큰 지적은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적극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부상에 대한 우려, 몸에 익지 않은 화려한 플레이 탓에 경기가 재미없다는 비판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올스타전은 조금 달랐다. 예년과 같이 무기력한 수비는 없었다. 적어도 그냥 내주는 수비 없이 어느 정도 견제를 하며 긴장감을 유지하는 경기력을 보였다.

골밑에서 손쉬운 찬스를 만드는가 했지만, 금세 스틸이나 파울을 당하는 경우도 종종 나왔다.

선수들이 어느 정도 수비력을 보이면서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하니 경기 내용은 흥미진진했다.

화려한 플레이도 많이 나왔다. 마이클 크레익, 키퍼 사익스, 오데리언 바셋, 제임스 메이스, 찰스 로드 등 외국선수들은 호쾌한 덩크슛을 수차례 터뜨렸다. 이날 덩크슛만 33개가 나와 관중들을 환호하게 했다.

국내선수들의 플레이도 좋았다. 김종규, 송교창은 화끈한 덩크슛을 터뜨렸고, 올스타전의 사나이 김선형은 화려한 개인기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김주성은 정확한 3점슛을 연달아 성공시켰다.

아무리 이벤트가 재밌어도, 결국 가장 중요한 컨텐츠는 본 경기다. 본 경기가 재미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올스타전은 경기력도 팬들의 눈높이를 충족시켰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크레익, 사익스, 바셋 등 개인기와 쇼맨십을 두루 갖춘 선수들이 함께 하면서 이번 올스타전이 빛났다고 할 수 있다.

▲기획력 돋보인 다채로운 이벤트
경기의 재미를 더하는 다채로운 이벤트도 눈에 띄었다. 특히 화제를 모은 건 ‘마네킹 퍼포먼스’였다. 2쿼터 9분 35초 크레익이 시도한 슛이 튕겨 나오자 버저와 함께 모든 선수들이 갑자기 멈춰 섰다. 선수들 뿐 아니라 감독, 벤치에 있는 선수들. 심지어 심판들까지. 코트 위에 있는 이들만 시간이 정지된 듯 보였다.

10여초의 시간이 흐르고 다시 버저가 울리자 선수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경기를 속개했다. 이번 올스타전을 맞아 준비한 ‘깜짝쇼’로 최근 유행하는 ‘마네킹 퍼포먼스’였다. KBL은 이 퍼포먼스를 위해 전날 4차례나 리허설을 가졌다고 한다.

2쿼터에는 흥겨운 댄스파티도 펼쳐졌다. 마이클 크레익을 필두로 해 전 선수들이 코트로 나와 멋진 춤 솜씨를 선보였다. 덕분에 올스타전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올스타전은 12,128명의 관중이 찾아 체육관을 가득 메웠다. 흥행 면에서 대성공이라고 할 수 있는 수치다. 특히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치른 경기였기에 그 의미가 크다.

KBL은 창원, 원주, 전주 등 지방 구단들의 인기가 높다. 그 동안 고집해온 서울 경기만이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올스타전을 여는 것이 충분한 명분이 있고, 흥행 또한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자리였다.

#사진 - 유용우, 윤민호, 한필상 기자 

  2017-01-23   곽현(rocker@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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