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킴벌리 '제품 안전성'에 신뢰까지 빨간불

조은애 2017. 1.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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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조은애]
유한킴벌리가 연초부터 물의를 빚고 있다. 최근 물티슈와 방향제 제품에서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검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더구나 환불 절차가 까다롭고 제품별로 대처가 제각각이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회사가 내세우고 있는 '신뢰기업'에 의문이 제기하고 있다.

물티슈·방향제서 유해 물질 검출

유한킴벌리는 최근 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환경당국으로부터 방향제와 물티슈의 제품 수거 및 판매 중지 조치를 받았다.

방향제의 경우 이소프로필알코올이 초과 검출됐고, 물티슈는 메탄올이 지나치게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정에서 많이 쓰는 '하기스'와 그린핑거' 등 물티슈에서 메탄올이 초과 검출된 사실이 드러나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는 '유한킴벌리' '물티슈' 등이 올라왔고, 일부 소비자들은 유한킴벌리 불매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방향제는 '스카치 와치맨 방향제' 5개 제품에서 이소프로필알코올이 47%나 검출됐는데 위해우려수준은 24.9%에 달했다.

이소프로필알코올은 페인트·잉크 등에 사용되는 강한 알코올향의 물질로, 과다하게 섭취 혹은 흡입할 경우 두통·메스꺼움부터 심각하면 혼수상태나 암을 일으킬 수 있다.

소비자들은 이들 제품에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과 함께 유한킴벌리의 부적절한 대응에 분노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소비자의 관심도에 따라 방향제와 물티슈 대응이 달랐다.
소비자 관심이 높은 물티슈의 경우 회수 조치와 함께 웹사이트와 고객지원센터에서 환불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심이 덜한 방향제의 경우 '예방적 조치를 신속하게 이행하겠다'는 수준에 그쳤다. 해당 제품이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B2C 제품이 아니라 기업 간에 거래되는 B2B제품이라는 이유에서다.

물티슈의 환불 절차도 도마에 올랐다.

유한킴벌리는 웹사이트와 고객지원센터에서 환불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환불은 웹사이트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또 환불받기 위해서는 이름·휴대전화 번호·주소·은행 계좌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까지 적어야 해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생리대부터 '문제투성이'…CCM 취소 주장까지

유한킴벌리가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리뉴얼을 이유로 생리대 가격을 올리면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당시 생리대의 주원료인 고분자흡수체(SAP)와 펄프·부직포 등의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이었는데도 리뉴얼을 했다며 가격을 올렸다.
유한킴벌리는 연이어 사고를 치면서 '신뢰 기업'이라는 이미지에 상처를 입고 있다. 일부에서는 유한킴벌리의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중심경영은 기업이 수행하는 모든 활동을 소비자 중심으로 구성하고 관련 경영활동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는 기업에 한국소비자원이 부여하는 인증제도다.

유한킴벌리는 지난 2008년부터 소비자중심경영을 하는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매년 재인증을 받아왔다.

최근 애경산업과 이마트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면서 소비자중심경영 인증을 2년 동안 받지 못하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소비자중심경영 인증심의위원회를 열고 애경산업에는 인증 취소, 이마트에는 2년간 재인증 불허 결정을 내렸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방향제의 경우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이 아니지만 원활하게 협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살펴볼 것은 없는지, 근본적인 부분에서 검토할 것은 없는지 살펴보겠다"고도 했다.

조은애 기자 cho.eun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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