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현미경]롯데, '불펜 3인방' 부활 없이는 가을야구도 없다

2017. 1. 2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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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롯데는 큰 기대를 안고 시즌을 시작했다. 맹활약을 펼쳤던 외인 3인방과 재계약에 성공했고 FA시장에서 손승락(35)과 윤길현(34)을 영입하는 등 전력 보강에 힘썼다. 여기에 기존에 있던 선수들까지 포함, 롯데는 단숨에 5강 후보로 급부상했다. 전문가들 역시 롯데를 유력한 5강 후보 중 한 팀으로 꼽았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불펜에 손승락과 윤길현이 합류하면서 뒷문이 강해졌고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모습을 보인 정대현(39)까지 가세해 롯데의 불펜은 10개 구단 중 가장 단단한 듯 보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롯데는 KBO리그 10개 구단 가운데 불펜 평균자책점(5.42)이 9위에 머물 정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교체되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는 윤길현. 연합뉴스 제공

무엇보다 기대를 모았던 롯데의 불펜 3인방의 부진이 컸다. 당초 롯데는 선발 투수가 5~6이닝을 버텨주면 7회부터 정대현-윤길현-손승락 순으로 등판하는 시나리오를 기대했다. 그러나 세 선수 모두 시즌 내내 고전했고 정대현은 부상으로 24경기 출장에 그치며 1승 8홀드 평균자책점 5.19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시즌을 마감했다. FA로 영입된 손승락과 윤길현의 부진도 뼈아팠다.

셋업맨으로 기대를 모았던 윤길현은 2016시즌 7승 7패 16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했다. 홀드 개수는 나쁘지 않지만 셋업맨으로서도 불펜 투수로서도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윤길현의 평균자책점은 2015시즌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아졌고 이는 블론 세이브 증가로 나타났다. 윤길현은 지난 시즌 데뷔 후 최다인 8개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며 김세현(30·넥센)과 함께 이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힘껏 공을 던지고 있는 손승락. 연합뉴스 제공

일찌감치 마무리로 확정된 손승락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7승 3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한 손승락은 겉보기에 평균자책점만 높을 뿐 다른 기록들은 무난해 보인다. 하지만 세부적인 기록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손승락은 20세이브 이상 기록한 마무리 투수 중 가장 낮은 세이브 성공률(76.9%)을 기록했고 가장 높은 WHIP(1.68)를 기록했다. 이밖에도 피안타율, 피OPS, 피홈런 등 대부분의 기록에서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불펜의 중심 역할을 맡아줄 것이라고 기대했던 윤길현과 손승락은 지난 시즌 롯데가 기록한 18개의 블론 세이브 중 14개를 만들어 내며 시즌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구설수까지 오르며 팬들의 비난을 샀다. 믿었던 불펜의 부진 속에 선발진마저 힘을 쓰지 못하며 롯데는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올 시즌 상황은 더 좋지 않다. 2년 동안 롯데의 1선발 역할을 맡았던 린드블럼이 떠났고 황재균마저 메이저리그 진출을 못 박았다. FA시장에서도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롯데는 특별한 전력보강 없이 2017시즌을 앞두고 있다.

마운드에서 모자를 고쳐 쓰고 있는 정대현. 연합뉴스 제공

이러한 상황 속에 롯데 불펜 3인방의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 지난 시즌 보다 선발의 무게가 떨어지는 롯데로서는 불펜에 기대를 할 수밖에 없다. 선발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것은 곧 불펜의 부담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롯데는 베테랑 이정민과 박진형, 박시영 등 젊은 선수들이 불펜을 이끌었다. 특히 이정민은 팀내 불펜 투수 중 최다출장, 최다이닝, 평균자책점 1위 등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박진형과 박시영도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들과 함께 부진했던 세 선수가 다시 예전의 모습을 찾아 조화를 이룬다면 롯데는 강한 불펜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전력의 이탈 속에서 롯데가 5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불펜 3인방의 부활이 절실할 때다. 스포츠한국 이상민 객원기자 leecommon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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