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 공은 울리고..美·中 초반 신중한 탐색전

베이징=CBS노컷뉴스 김중호 특파원 입력 2017. 1. 23. 0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中 양국 서로 언급 자제, 결국 무역전쟁 등 충돌 불가피할 것 전망
트럼프 대통령 (사진=유튜브 캡처)
도널드 트럼프 신임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 날을 세워왔던 미국과 중국이 일단 신중한 탐색전에 들어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2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관련 논평에서 요령 있는 사업가이기도 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적인 중미 관계의 이점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며 “중국과 미국 간의 협력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의 투자가 미국 경제를 이롭게 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면서 중국 온라인 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의 발언을 상기시켰다.

마 회장은 트럼프와 회동에서 자사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미국의 소기업과 농민들의 제품을 중국 및 아시아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미국에서 1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해 트럼프의 격찬을 받은 바 있다.

트럼프 신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하나의 중국’ 재검토 발언을 한 뒤부터 하루가 멀다 하고 각을 세워왔던 중국 관영 언론들은 트럼프의 정식 취임을 앞둔 시점부터 서로 짠 듯이 논조의 수위를 낮추기 시작했다.

앞장서서 ‘트럼프 때리기’에 나섰던 관영 환구시보(环球时报)도 취임식 전날 사설에서 “당선자 시절과는 달리 안정적인 지도력과 책임감을 보여 주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며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언론들의 트럼프 때리기를 통제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이 중국 내 언론사들을 대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를 자제하라고 통보했다고 20일 보도했다.

트럼프가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일단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보류한 것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계속해서 ‘대만 카드’로 중국을 자극해 왔지만 가급적 미국과 전면전을 피하고 싶은 중국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기본 노선에는 변화가 없으며 양강의 충돌은 필연적이라는 비관적인 시각이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힘을 얻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 타임스는 자칭궈(賈慶國) 베이징(北京)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이 트럼프 취임 이후 중미 관계에서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고 21일 보도했다.

자 원자은 다만 갈등이 빚어지더라도 “관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양국 간 중요 공통이익에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왕젠민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문제에 대해 예상할 수 없는 발언을 다시 할지 모른다고 예측했지만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인홍(时殷弘) 런민대(人民)대 교수 역시 “트럼프의 대중국 강경기조가 취임 후에 바뀔 것 같지는 않다”며 양국간 무역전쟁 발발 가능성을 매우 높게 전망했다.

환구시보(环球时报)는 21일 사설 격인 사평을 통해 트럼프 취임 연설을 분석하며 “마치 미국경제 문제의 대부분 원인이 모두 미국에게 불리한 대외무역 정책에 있다고 확신하고 있는 것 같다”며 “시간 상의 문제일뿐 중국과 마찰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앞두고 중국은 나름대로 방어책을 찾느라 골몰하는 모양새다.

장밍량(張明亮) 중국 지난(濟南)대 동남아시아연구소 교수는 중국은 양국관계의 불확실성에 심리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충분히 대비돼 있다고 말했다.

상당수 중국 학자들은 양국 간 무역전쟁이 반발한다면 미국 역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다.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빨리 접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엘리자베스 이코노미 미국 외교협회 아시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인 유대 관계를 중요시하는 '색다른 리더'"라며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을 잇는 연결 고리를 찾아 양국 관계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는 신호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CBS노컷뉴스 김중호 특파원] gabobo@cbs.co.kr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