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체육계 비리 척결, 대통령 말씀자료 초안엔 없었다"
[경향신문] ㆍ국무회의 담당 전 행정관 “2013년 7월23일 교문수석실 자료에도 없어”
ㆍ정유라 승마대회 준우승 시비 후…정호성 통해 최순실 의견 추가한 듯
국무회의 담당 전직 청와대 행정관이 2013년 7월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내린 ‘체육계 비리’ 척결 지시에 대해 “당초 대통령 말씀자료에 없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씨(61) 딸 정유라씨(21)가 승마대회에서 준우승해 시비가 인 뒤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지시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의 입김으로 박 대통령이 지시를 내렸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22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2013~2014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현 정책조정수석실)에서 근무한 행정관 ㄱ씨는 검찰 특별수사본부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2013년 7월23일 국무회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은 말씀자료를 그대로 읽는 스타일”이라며 “체육계 비리에 관한 주제는 말씀자료에 없었다”고 진술했다.
ㄱ씨는 국무회의 관련 각 수석비서관실 자료를 총합하는데 당시 이 사안을 담당하는 교육문화수석실에서도 해당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검찰 수사 결과 당시 대통령 말씀자료는 최씨에게 사전에 유출된 청와대 문건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대통령이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8·구속기소)을 통해 최씨의 의견을 듣고 자료를 수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체육단체 운영비리와 개선 방안을 보고하자 준비해온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체육인들을 양성해야 할 체육협의회 수장들이 다양한 비리에 연루됐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체육계 비리 척결을 지시했다. 이 국무회의 석 달 전인 2013년 4월 정씨가 상주에서 열린 승마대회에서 준우승하자 최씨가 심판 민원을 제기해 대한승마협회에서 내분이 일었다.
[관련기사]▶"국무회의 '말씀자료' 두세 번에 한 번꼴 달라졌다"
<구교형·유희곤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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