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야구 도시' 부산에 부활의 씨앗 심다
'야구도시' 부산에 프로농구가 부활의 씨앗을 심었다.
프로농구연맹(KBL) 출범 20년 만에 부산을 찾은 올스타전에 1만 부산 시민이 뜨겁게 응답했다. 2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3층 관중석까지 가득 채운 만원 관중의 환호 속에서 대성황을 이뤘다.
그동안 KBL 올스타전은 수도권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관중 동원에 어려움이 없고 언론의 관심도 뜨거운 서울을 포기하기 쉽지 않았던 탓이다. 지방 개최에 따라 들어가는 경비도 만만치 않았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2006~2007시즌 울산에서 열린 올스타전을 제외하면 모든 경기가 수도권, 특히 서울에 집중됐다. 매년 '평타(평균은 한다)'는 쳤지만 자연히 지방 농구팬들의 참여도는 떨어졌고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고심 끝에 KBL은 출범 20년을 기념해 올스타전을 부산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농구 팬들은 100% 반가워할 수 없었다. '야구도시'라는 수식어처럼 부산을 대표하는 스포츠의 자리는 이미 프로야구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직실내체육관은 국내 경기장 중 규모가 가장 커 다 채우지 못할 경우 '흥행 실패' 소리를 들을 게 뻔했다.
김영기(81) KBL 총재는 이번 올스타전을 앞두고 "미국프로농구(NBA)도 농구가 보급되지 않은 지역에서 올스타전을 개최해 붐을 일으켰다. KBL도 이번 부산 올스타전을 계기로 더 많은 지역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부산 개최의 의미를 강조했다. 또 "실제로 부산을 올스타전 개최지로 발표하자 다른 도시들도 개최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충분히 희망적"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간절한 노력과 자신감이 결과를 맺었다.
흥행의 예감은 경기 시작 전부터 밀려왔다. 경기장 밖에 설치된 다양한 이벤트존에도 가족 단위 팬들이 몰려 북적였다.
경기장 앞에서 만난 부산 출신 농구팬 A씨는 "동창들과 함께 경기를 보러 왔다"며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 바로 이 경기장에서 남자 농구가 우승을 차지하던 장면을 기억한다. 앞으로 부산의 농구 열기가 다시 살아나면 좋겠다"고 반가워했다. 올스타전을 보러 오랜만에 농구장을 찾았다는 나이 지긋한 한 B씨도 관중석을 둘러보며 "기아 시절이 생각난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 말대로 '프로 출범 원년 챔피언' 부산 기아 엔터프라이즈가 있던 그 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뜨거운 열기였다.
일단 올스타전에 1만명 이상이 찾은 것도 2010~2011시즌 이후 6시즌 만이니 그야말로 '대박'을 친 셈이다.
한편 팬 투표·감독 추천으로 선발된 시니어 올스타와 주니어 올스타의 맞대결로 치러진 이날 올스타전 본 경기는 시니어 올스타팀의 150-126 승리로 끝났다. 올스타전 MVP의 영광은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29득점)을 기록한 오세근이 가져갔다.
부산=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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