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롯데의 차이, 주력 선수 이적 '대처'

안희수 2017. 1.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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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안희수] '후계자를 키워라'.

FA(프리에이전트)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KIA 최형우의 4년 계약 총액은 공식발표액만 100억원이다. 지난해 통합 우승팀 두산이 KBO에 신고한 연봉 총액(67억6400만원·신인과 외국인 제외)보다 많다. 최형우의 몸값은 4년 분할이긴 하지만 FA 영입에 따르는 비용 부담은 과거보다 더 심해졌다.

여기에 일본프로야구 뿐 아니라 메이저리그에도 진출하는 KBO리그 선수가 늘어났다. KBO리그 구단이 '돈 싸움'을 하기 버거운 상대다. 여기에 최근 황재균의 사례에서 보듯 해외 진출은 금전적인 조건 외 다른 유인이 있다. 유능한 주력 선수를 팀에 계속 붙잡아두기 어려워진 게 KBO리그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떠날 주력 선수를 대체할 선수를 키워내고, 발굴하는 게 프로야구단 운영은 중요한 목표가 된다. 최근 5년 동안 KBO리그에서는 과연 어떤 팀이 여기에서 성공을 거뒀을까.

◇ 넥센-두산, 주력 선수 이적은 '기회'

넥센은 2008년 창단 이후 2012년까지 만년 하위였다. 그러나 2013년 이후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넥센의 성공이 특별한 이유는 이 4년 동안 주력 선수들이 줄줄이 이탈했음에도 공백을 잘 메웠다는 데 있다.

가장 극적인 성공 사례는 2015년 김하성의 등장이다. 전해 40홈런에 타율 0.356을 기록한 유격수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와 계약했다. 강정호의 2014년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는 7.56에 달했다. 유격수는 공수를 겸비한 인재를 찾기 어려운 포지션이다. 넥센은 2015년 7.56승 만큼 손실을 볼 것 같았다. 그러나 2015년 데뷔 2년차 유격수 김하성이 19홈런에 도루 22개를 성공시키는 깜짝 활약을 했다. 김하성의 WAR은 5.90으로 2011~2015년 이적한 스타들의 후임자 중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김세현의 활약도 인상적이다. 롯데로 FA 이적한 구원왕 손승락의 공백을 메우는 데 그치지 않았다. 김세현의 2016년 WAR은 2.07으로 전해 손승락(0.92)보다 더 낫다.

2011~2015년 이적선수에 비해 가장 높은 WAR을 기록한 선수가 바로 김세현이다.

두 선수의 성공은 넥센의 합리적인 구단 운영 방침을 잘 보여준다. 김하성은 입단 이후 꾸준히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과 파워를 키웠다. 선수의 재능과 노력이 있었지만, 장타와 좋은 타구를 중시하는 구단 방침이 낳은 성공이다. 김세현의 사례는 '점점 퍼포먼스가 떨어지는 구원투수에게 거액을 투자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물음과 맞닿아 있다. KBO리그에서 4년 넘게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는 구원투수는 극히 드물다. 그럼에도 다른 구단들은 당장 불펜 약화를 우선 고려해 거액의 FA 계약을 한다. 넥센은 다른 길을 찾았다.

물론 모든 사례에서 성공을 거둔 건 아니다. 박병호와 유한준의 공백은 완벽히 막지 못했다. 하지만 공백은 최소화했다. 기존 내야수 윤석민과, 트레이드로 영입한 채태인이 번갈아 1루를 지켰고, 유한준의 빈 자리는 외인 타자 대니 돈과 자리를 이동한 이택근이 나눠 맡았다. 넥센은 2016년 정규 시즌 3위에 오르며 저평가를 비웃었다.

'화수분 야구'의 상징인 두산도 흔들리지 않았다. '간판 타자' 김현수조차 잊혀졌다. 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며 수 년 만에 좌측 외야에 자리가 났다. 그리고 박건우가 차지했다. 박건우는 2015시즌, 7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2를 기록하며 타격 능력을 증명했다. 꾸준히 기회를 얻자 더 잘했다. 풀타임 첫 해인 지난해는 타율 0.335·20홈런·83타점을 기록했다. WAR은 4.71. 지난해 김현수의 WAR(6.02)보다는 못 미쳤지만, 아직 20대에 이제 막 기회를 얻은 선수다.

'육성'의 중요성을 성적으로 보여주는 구단이 두산이다. 두꺼운 선수층은 두산의 최대 강점으로 평가된다. 2014년에는 외야수 이종욱과 내야수 손시헌이 NC와 FA 계약을 맺으며 팀을 떠나며 공백이 생겼다. 하지만 정수빈과 김재호가 무리 없이 메웠다. 수비력에 비해 공격력이 떨어졌던 정수빈은 2014년 타율 0.306를 기록하며 활약했다. 김재호는 안정감 있는 수비력으로 임무에 충실했다. 김현수, 이종욱, 손시헌의 이적 전 시즌 WAR 합계는 10.94. 하지만 두산의 후임자 세 명은 9.34를 기록하며 이들의 공백을 WAR 기준 -1.60승으로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5년 동안 이적 선수 공백을 가장 잘 메운 팀이 바로 두산이었다.

◇ 주축 선수 이탈 = 약점 증가

반면 롯데는 주력 선수 이탈에 가장 대응을 하지 못한 팀이었다. 해당 기간 롯데는 1루수 이대호(2011년), 좌익수 김주찬, 지명타자 홍성흔(이상 2012년), 선발투수 장원준(2014년) 등을 잇따라 떠나보냈다. 이적 직전 연도 이들이 기록한 WAR 합계는 16.04로 넥센(22.98) 다음으로 높았다. 하지만 넥센과는 달리 후임자들의 성적은 전임자를 훨씬 밑돌았다. 1루수 박종윤(2012년), 좌익수 이우민, 지명타자 김대우(이상 2013년), 선발투수 박세웅(2015년)의 '후임자' 첫 시즌 WAR 총합은 1.65에 그쳤다. 롯데는 전임자와 후임자의 WAR 차이(-14.39)가 가장 높았던 팀이었다.

그나마 가장 성공한 경우가 홍성흔을 대신한 김대우였다. 홍성흔은 롯데 시절 빼어난 타자였지만, 나이가 들었고 무엇보다 포지션이 수비 공헌도 0인 지명타자였다. 하지만 나머지 세 명의 공백을 메우는 데는 처절하게 실패했다. 주력 선수 이적이 발생한 다음해 롯데의 정규시즌 순위는 정확히 한 단계씩 하락했다. 공백을 메울 선수를 준비하지 않은 채 스타 선수를 떠나보내기만 했다. 차라리 '돈 싸움'이 롯데가 지향해야 할 방향인지도 모른다.

SK도 지난 5년 사이 이뤄진 굵직한 선수 이동에 잘 대처하지 못했다. 이호준이 NC로 떠난 뒤 맞이한 2013년엔 지명 타자의 공격력이 약해졌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는 없었다.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선 이재원도 타율 0.252에 그쳤다. 2014년엔 주전 2루수이자 팀의 대들보 정근우가 한화로 떠나며 생긴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대체 선수 나주환은 개인 성적(타율 0.273·51타점)은 준수했지만, 팀 기여도는 떨어졌다. 3.20이던 SK 주전 2루수 WAR이 0.83으로 떨어졌다.

다만 불펜 투수 공백은 그럭저럭 메웠다. SK는 2011년과 2015년 시즌 뒤 정대현과 정우람이라는 리그 최고 수준의 구원투수를 FA로 잃었다. 하지만 정대현의 경우 후임자 정우람이 WAR +0.32를 기록하며 오히려 더 나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지난해엔 전체적으로 불펜이 흔들렸지만 채병용이 준수한 활약을 했다.

삼성은 오랫동안 외부 영입은 없어도 내부 이탈은 없는 팀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상황이 달라졌다. 주전 3루수 박석민이 NC로 떠난 뒤, 그 자리를 외국인 타자 아롬 발디리스로 메웠다. 하지만 부상으로 제 몫을 못하다가 결국 방출됐다. 지난해 가장 자주 3루수로 출장한 조동찬의 WAR도 0.48에 불과했다. 올해는 FA 이원석으로 다시 박석민 공백 메우기에 도전한다. 선발진에선 LG와 FA를 맞바꾸다시피했다. 올시즌 삼성 우규민과 LG 차우찬의 성적 비교는 흥미로운 주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KBO리그 최고 타자 최형우(KIA)의 공백은 막막하기만 하다. 최형우의 포지션인 좌익수는 지금 임자가 없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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