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유탄, 롯데 이대호 협상에도 영향?

2017. 1. 23.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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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특별검사팀의 총구가 삼성 그룹에 이어 롯데 그룹을 향하고 있다. 당연히 그룹에 대한 특검의 싸늘한 분위기는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롯데 자이언츠도 '최순실 특검'의 유탄에 맞았다. 행선지를 정하지 못하고 있는 이대호(35)의 복귀 협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듯 하다.

온 나라가 최순실 게이트, 최순실 특검으로 떠들석한 요즘이다. 정재계의 인사들이 연이어 특검에 불려나가 조사를 받고 있고, 매일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다. 특히 특검은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된 부분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이미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 일가와 미르·K스포츠재단에 후원 명목으로 특혜 지원과 관련해, 이 부회장을 뇌물 공여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을 당한 바 있다.

하지만 삼성그룹에 대한 특검의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최씨 일가와 연관된 각종 재단과 연결고리가 있는 기업들도 주시하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과 신동빈 회장은 특검의 다음 조사 대상 물망에 오르고 있다. 특검은 롯데그룹이 미르·K스포츠 재단에 거액을 출연한 뒤 그 대가로 면세점 허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검은 이미 신동빈 회장에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신 회장에 대한 특검의 소환 조사가 임박했다는 평가가 많다.

롯데 그룹 자체가 뒤숭숭한 상황이다. 일개 계열사들이 영향을 안 받을리 없다. 야구단인 롯데 자이언츠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롯데 구단은 조용한 듯 하면서 조용하지 않은 비시즌을 보내고 있다. 전력 보강이라는 대명제 아래에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황재균의 잔류를 위해 총력을 다했다. 그러나 롯데는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를 꺾지 못했다. 

그러나 롯데에는 이대호의 복귀라는 오프시즌 거대한 과제가 남아 있다. 황재균의 잔류보다 더욱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고, 팬들 입장에선 가장 기대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대호는 현재 한국과 미국, 일본의 3가지 선택지를 동시에 쥐고 있다.

만약 이대호가 국내로 복귀하게 된다면, 최우선으로 꼽히는 팀은 단연 롯데다. 이대호는 롯데에서 전성기를 보냈고, 롯데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일본 진출, 그리고 미국 무대까지 두루 섭렵했다. 이대호가 롯데에 있던 시기, 롯데는 가을야구를 경험했고 팬들 역시 행복했다. 그러나 이대호가 2011시즌을 끝으로 롯데를 떠난 뒤에는 아니었다.

이대호의 파급효과는 롯데 구단이 더 잘 알고 있다. 별 다른 전력 보강 요소가 없는 상황에서 이대호 한 명으로 인해 타선을 강화시킬 수 있다. 최근 감소추세를 보이는 관중 동원에서도 반등을 가져올 수 있다. 여러모로 이대호 카드는 롯데에 매력적이다. 롯데 역시 과거 이대호와 소원했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대호는 우리 선수'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대호는 거물이다. FA 자격이지만, 여느 FA와는 다르다. 이대호라는 상징성, 그리고 한미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대한민국의 대표 타자라는 점에서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특히 일본에서 이대호가 받았던 연봉, 그리고 이번 오프시즌 동안 일본 구단들이 이대호에 추파를 던졌던 연봉 액수를 생각하면 롯데가 지출해야 할 금액은 천문학적이다.

결국 이대호 영입을 위해선 구단이 아닌 그룹 본사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는 결론이다. 그룹 총수들의 '펫 스포츠'라는 개념은 많이 희석되긴 했지만 여전히 그룹의 자금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현재 KBO리그 기업 구단들이다. 최형우를 4년 총액 100억원에 영입하며 거액을 쏟아부은 KIA가 일본 진출 가능성이 높았던 '프랜차이즈 에이스' 양현종의 KIA 잔류 선언이 알려졌을 때 금액 조건을 맞추는 데 애로사항을 겪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본사에 추가적인 자금을 요청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것. KIA는 양현종과 단년 계약을 맺으며 타협점을 찾았지만 거액의 FA 계약을 위해선 그룹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한 현실이었다.

이대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FA 시장에서 윤길현과 손승락이라는 대대적인 불펜 보강을 펼친 것도 2015시즌 신동빈 회장이 직접 관람한 경기에서 불펜이 난조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구단의 의지보다 그룹의 의지가 더 컸던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롯데 구단이 이대호 영입을 위해 그룹에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녹록치 않은 현실이다. 온 나라가 떠들썩한 '최순실 게이트'의 특검 조사 대상에 그룹 총수의 이름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가운데서 구단의 보고서를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것이 구단 안팎의 중론이다. 자금 지원은 언감생심일 가능성이 높다. 

롯데 구단은 여전히 이대호의 복귀건에 대해 "예의주시"라는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구체적인 영입 협상 소식도 알려지지 않았다. 어쩌면 롯데 구단의 움직임이 발목 잡힌 것은 그룹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시절 이대호(위)-신동빈 롯데 회장(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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