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라이징스타] (5) kt 주권 "4년 후엔 꼭 WBC 대표"

2017. 1. 2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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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닭띠의 해에 힘껏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 예비스타들이 있다.

5번째 주인공은 지난해 kt 마운드 위 보물로 떠오른 주권(22)이다.

1995년 중국(지린성)에서 태어난 주권은 10살 때 한국으로 건너와 이듬해 귀화를 결정했다.

주권은 지난해 5월27일 수원 넥센전에서 9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 승을 팀의 창단 첫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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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는 주권의 성공신화는 여느 선수보다 묵직한 울림을 지니고 있다. 중국 지린성 출신으로 보이지 않는 장벽을 뛰어넘은 그의 발자취는 향후 KBO리그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페이지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주권은 “4년 후 기회가 주어진다면 WBC에 출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스포츠동아DB
붉은 닭띠의 해에 힘껏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 예비스타들이 있다. 이제 막 재능의 꽃을 피워낸 여린 꽃송이지만 앞으로 KBO리그를 대표할 재목으로 꽃잎을 활짝 펼칠 라이징 스타들. 이들의 희망찬 날갯짓을 스포츠동아가 집중조명해 힘을 실어주려고 한다. 5번째 주인공은 지난해 kt 마운드 위 보물로 떠오른 주권(22)이다.

보물의 탄생은 2014년 8월2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kt는 이날 열린 신인드래프트에서 신생팀 우선지명 대상자로 청주고 우완투수 주권을 호명했다. KBO리그 최초의 재중동포 출신선수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1995년 중국(지린성)에서 태어난 주권은 10살 때 한국으로 건너와 이듬해 귀화를 결정했다.

우선지명 2년 뒤 원석은 보석이 됐다. 주권은 지난해 5월27일 수원 넥센전에서 9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 승을 팀의 창단 첫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올해로 프로 3년째에 접어든 주권은 “아직 주위의 관심과 기대가 과분하고 얼떨떨하다”며 멋쩍게 웃었다. 최근 이목이 쏠린 2017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중국대표팀 승선 여부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는 “아직 프로 초년생인 만큼 시즌에 집중하겠다”면서도 “4년 후에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땐 꼭 국제무대를 밟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kt 주권. 스포츠동아DB
● “우선지명 부담감은 완봉승으로 줄였습니다” -스프링캠프가 성큼 다가왔다. 어떻게 지내고 있나. “최근 중국에 잠시 다녀온 뒤로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헬스장에서 몸도 만들고 수원구장에도 나가 공을 던지고 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 때 공을 많이 못 던져 마음이 조금 앞선 상태다.”

-조금 일찍부터 공을 던지는 듯한데.

“그렇지 않다. 야구장에 나가보면 다른 동료들은 벌써부터 공을 던지고 있더라. 오히려 내가 늦은 느낌이다.”

-지난 시즌을 통해 주권이라는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이렇게 일찍 1군 무대를 밟을지는 전혀 예상 못했다. 주위의 관심 역시 아직 얼떨떨하다. 그래도 지난해를 돌아보면 좋은 기억이 많다. 우선 아프지 않고 시즌을 마쳐 기뻤다. 선발로서 가능성도 나타냈다고 생각한다. 사실 팀이 기대를 안고 나를 지명했는데 입단 첫해 제몫을 못해 부담이 컸다.”

-첫해에는 무슨 문제가 있었나.

“어깨가 조금 아팠다. 충돌증후군이 도져 쉽사리 공을 던지지 못했다. 학창시절에는 아픈 곳이 하나도 없었는데 프로에 오자마자 아파버렸다. 그래도 어깨가 나아진 뒤에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1군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최고의 순간은 역시 완봉승을 거둔 날이었다.

“그날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초반에는 흔들리기도 했지만 점차 제구가 안정됐다. 운도 좋았다. 상대(넥센) 타선이 타이밍을 빨리 잡아서 투구수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 4사구 없이 9이닝 동안 104개만 던졌다. 첫 승을 완봉승으로 장식했다는 자체가 기뻤다. 우선지명에 따른 부담감도 조금 줄일 수 있었다.”

-기념구는 따로 챙겼나.

“당시 경기를 마무리했던 공은 구단에 기증한 상태다. 대신 따로 공인구를 챙겨 기념문구를 적은 뒤 집에 보관 중이다. 기념을 해야 하니까.(웃음) 학창시절부터 의미 있는 공들은 몇 개 챙겼지만, 완봉승 기념구가 그래도 가장 소중하다.”

kt 주권. 스포츠동아DB
● “초등학교 감독님이 제 덩치에 반하셨죠” -야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초등학교 때부터 체격이 남달랐다. 4학년 때 150㎝였고, 6학년까지 해마다 10㎝씩 올라 170㎝가 돼버렸다. 몸집은 크지 않아도 어깨높이가 또래들 머리 위치에 있으니까 당시 초등학교(청주 우암초) 야구부 감독님께서 관심을 가지셨다. 한번은 저를 부르시더니 야구를 해보자고 권유하셨다. 딱 1주일만 해보겠다고 답했는데 재미가 들려 여기까지 오게 됐다.”

-프로에 오는 과정은 순탄했나.

“다행히 야구를 좋아해 운동을 그만둘 위기는 별로 없었다. 공을 던지는 것 자체가 재밌었다. 중학교 시절 본격적으로 투수를 시작하고 나서부턴 더 재미가 붙었다. 물론 합숙생활 같은 단체활동은 조금 어려웠다.”

-선수 주권이 두각을 나타낸 때는 고등학교 때였다.

“청주고에 와서 기회를 많이 얻었다. 2학년에 진학하면서 팀 성적도 올랐다. 그러면서 주위의 관심을 조금 받게 됐다. 그런데 지금도 그렇지만 구속은 그리 빠르지 않았다. 직구는 130㎞대 후반에서 잘 나오면 140㎞대 초반 정도였다. 그나마 슬라이더가 있어 마운드에 버틸 수 있었다.”

-선수로서 장점은 무엇인가.

“장점이라…. 별건 없는데.(웃음) 그래도 제구력 하나는 자신이 있다. 아, 또 하나. 표정 변화가 많지 않다. 어렸을 때부터 선생님들께서 마운드 위 자세를 강조하셨다. 쉽게 말해 기뻐도 아무렇지 않은 척, 화가 나도 그러지 않은 척. 지금도 그 부분은 꼭 신경을 쓴다.”

-그렇다면 단점은 무엇인가.

“초반에 많이 흔들리는 편이다. 경기 전체를 놓고 보면 1~2회가 좋지 않다. 내 투구 자체가 늦게 발동이 걸리는 스타일이다. 가끔은 타자들에게 몇 대 맞고 나서야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한다. 그래서 요새는 아예 불펜에서 최대한 공을 많이 던지고 마운드에 오른다.”

-팀 내 생활이 궁금하다.

“투수진에 동기들이 있어 의지가 된다. 엄상백과 정성곤이 프로 데뷔 동기다. 특히 (엄)상백이랑은 거의 붙어 다니다시피 한다. 서로 통하는 부분이 많다. 내가 수원에서 혼자 살기 때문에 틈날 때마다 만난다.(웃음) 조언은 주로 선배들께 구한다. 김사율 선배나 홍성용 선배 등에게 야구는 물론 일상생활 이것저것을 물어보곤 한다.”

kt 주권. 스포츠동아DB
● “WBC? 이번엔 아쉽지만 4년 후엔 다시 한번!” -새 시즌을 앞두고 팀 내 연봉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예상은 어느 정도 했지만, 그래도 팀 내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는 점만으로 기쁘다. 구단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셨기에 망설임 없이 도장을 찍었다. 재계약을 마치니까 뿌듯한 마음이 들더라.”

-유명세는 조금 느끼는가.

“그래도 길거리를 지나다니다보면 가끔씩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계신다. 신기할 따름이다. 이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일이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최근 WBC를 앞두고 중국대표팀 승선과 관련해 여러 뉴스가 나오고 있다.

“중국대표팀 관계자들께는 정말 감사하고 죄송하지만 이번 WBC에는 출전이 어려울 듯하다. 프로 초년생인 만큼 아직은 시즌 준비도 벅차다. 지난해 처음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겪었다. 부족한 점을 보완하려면 시즌 준비가 중요하다.”

-만약 4년 후에 한국과 중국에서 모두 WBC 출전 제의가 온다면 어떤 결정을 내리겠나. “두 나라에서?(웃음) 그럴 일이 있으면 꿈만 같겠다. 모든 걸 떠나 4년 후에 어느 나라에서건 출전 제의가 다시 온다면 무조건 뛰겠다.”

-마지막 질문이다. 어떤 투수가 되고 싶나.

“롱런할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부상 염려 없이 오래 뛰고 싶다. 물론 아직 서툰 점도 많다. 경험이 부족해 경기운영능력도 아직 모자라다. 그러나 점차 경험을 쌓고 박찬호 선배님처럼 훌륭한 투수가 되고 싶다. 사실 처음 야구를 시작했을 때 박찬호 선배를 보고 꿈을 키웠다. 그 많은 ‘박찬호 키드’ 중 하나가 바로 나였다. 하하.”

● kt 주권

▲생년월일=1995년 5월 31일 ▲출생지=중국 지린성 ▲출신교=우암초(청주)∼청주중∼청주고 ▲키·몸무게=181cm·82kg(우투우타) ▲프로 입단=2015년 kt 신생팀 우선지명 ▲입단 계약금=3억원 ▲2017년 연봉=7500만원 ▲2016시즌 성적=28경기(134이닝)·6승8패·방어율 5.10 ▲통산 성적=43경기(158.1이닝)·6승10패·방어율 5.63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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