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합병시너지 2조 1000억' 끼워맞추기 논란

입력 2017. 1. 23.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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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이 자체 투자 분석팀인 리서치팀을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향후 합병 시너지가 2조 1000억원으로 보일 수 있도록 매년 매출이 10%씩 증가하도록 계산하라’고 지시하는 등 삼성 합병에 유리한 방향으로 보고서를 작성한 정황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결과 드러났다.

특검팀은 리서치팀의 분석보고서 가운데 ‘매출 및 영업이익 10% 증가’라는 전제조건이 국민연금이 삼성 합병에 찬성하기 위해 끼워 맞춰진 수치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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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표 공소장에 드러난 국민연금 보고서 장밋빛 전망

[서울신문]국민연금공단이 자체 투자 분석팀인 리서치팀을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향후 합병 시너지가 2조 1000억원으로 보일 수 있도록 매년 매출이 10%씩 증가하도록 계산하라’고 지시하는 등 삼성 합병에 유리한 방향으로 보고서를 작성한 정황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결과 드러났다.

22일 문형표(61·구속 기소)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특검팀 공소장에 따르면 국민연금 리서치팀은 2015년 7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로부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적정 합병 비율은 1대0.95라는 분석과 함께 합병 반대 권고를 받았다. 당초 삼성 측이 제시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은 1대0.35였다.

이에 국민연금 리서치팀은 이 수치로 합병이 되면 국민연금의 자체 손실액은 1388억원에 달하고, 이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두 회사의 합병 이후 2조원 이상의 시너지 효과가 필요하다고 계산했다. 그리고 두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10%’씩 증가하게 되면 시너지가 2조 1000억원이 발생한다는 전망을 덧붙였다.

특검팀은 리서치팀의 분석보고서 가운데 ‘매출 및 영업이익 10% 증가’라는 전제조건이 국민연금이 삼성 합병에 찬성하기 위해 끼워 맞춰진 수치로 판단했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보고서에서 성장률 10%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수치는 삼성 합병 찬성을 결정한 국민연금 투자위원회를 설득하는 중요 근거로 쓰였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문 전 장관이 국민연금 리서치팀장에게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면서 이 보고서가 작성됐다고 보고 있다.

김상조(경제개혁연대 소장)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이 합병 근거로 제시했던 증권사들의 합병 우호 보고서는 모두 삼성 측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면서 “결국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 근거로 내세운 논리가 삼성 측의 논리와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 회사가 보유한 상장주식 가치를 산정하는 데 있어서도 리서치팀은 할인율로 41%를 적용했다. 시장에서 통용되는 일반적인 할인율인 25%보다 높은 수치다. 그 결과 삼성물산이 갖고 있던 삼성전자 등 12조 5000억원의 상장주식은 7조 4000억원, 제일모직이 보유하던 4조원의 상장주식은 2조 4000억원으로 평가됐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의 상장주식 가치 차이는 할인율을 적용하기 전 8조 5000억원에서 할인율을 적용한 뒤 5조원으로 줄어들면서 삼성물산의 가치는 3조원 넘게 떨어졌다”고 꼬집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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