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블랙박스] '파출소 옆집'이 3분만에 털릴줄이야..

최은경 기자 2017. 1. 23.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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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뒤편 쪽문으로 침입, 정문으로 다가가 경찰 동태 살핀 후 60만원 털어
가게주인 "맘 놓고 장사했었는데.."

"뭐라고요? 감히 우리 옆집을 털었어? 정말 간도 크네."

지난 15일 낮 12시쯤 서울 마포구 연남파출소에서 경찰관들이 "참 어이없다"며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파출소 바로 옆 건물 1층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36)씨가 "새벽에 가게에 도둑이 들었다"고 신고했기 때문이다.

파출소 바로 옆 건물을 노린 이 간 큰 빈집털이범은 15일 새벽 3시 18분쯤 가게에 침입했다. 영업을 끝낸 지 한 시간이 지난 뒤였다. 가게 안팎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을 확인한 결과, 범인은 눈에 띄기 쉬운 인도 방향으로 난 출입문 대신 건물 뒤쪽 화장실로 연결된 쪽문으로 들어갔다.

가게에 들어선 범인은 구조를 훤히 꿰고 있는 양 인도로 난 출입문으로 다가가 밖을 확인했다. 평소 경찰들이 가게 앞에서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지나가는 순찰차를 발견한 듯 범인은 몸을 숙여 잠시 숨었다. 하지만 이내 인적이 사라진 걸 확인하고 곧장 계산대로 다가갔다. 그가 그날 현금 매출 약 60만원을 탈탈 털어 달아나는 데에는 3분이 걸리지 않았다. 도망치다 화장실 쪽문 경첩을 부수는 바람에 문이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큰 소리가 났지만 누구도 듣지 못했다.

이날 오후 가게 문을 열려던 박씨는 부서진 문을 보고도 도둑이 들었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박씨는 "가게 오른편으로 열 걸음만 걸으면 파출소"라며 "이런 가게를 누가 털겠나 싶어 마음 놓고 장사했는데 도둑의 큰 배포에 웃음밖에 안 나온다"고 했다.

이웃사촌 박씨의 절도 피해 신고에 당황한 건 경찰도 마찬가지였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CCTV에 찍힌 범인의 얼굴을 토대로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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