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호남에 참으로 송구"..안 "강철요정 불러달라"
[경향신문] ㆍ설 앞두고 호남으로 간 문재인·안철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64)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55)가 22일 설 연휴를 앞두고 나란히 야권 심장부인 광주를 찾았다. 호남은 문 전 대표에겐 대세론의 보루, 안 전 대표에겐 지난해 총선 당시 ‘녹색 돌풍’의 근거지라는 의미가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부터 23일까지, 안 전 대표는 24일까지 광주·전남을 찾는다.
여론조사 1위의 문 전 대표는 민심이라는 ‘아랫목’의 온기를 ‘윗목’인 오피니언 리더층에까지 확산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안 전 대표는 청년층, 시장 상인 등과 접촉을 확대하면서 ‘문재인 대 안철수’라는 양자 구도를 부각시킨다는 구상이다.
문 전 대표는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지모임 ‘포럼 광주’ 출범식으로 1박2일의 호남 일정을 시작했다. 지난 1일 무등산을 찾은 데 이어 20여일 만의 광주행이었다. 문 전 대표는 포럼 행사에서 “가장 가슴 아픈 공격은 ‘호남 홀대’라는 공격이었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호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탕평을 도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호남에 참 송구하다. 민주정부 10년이 호남의 상실감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했다”며 “광주 시민들께 다시 손을 잡아달라고 부탁드릴 염치가 없고 너무 면목이 없어 죄송하다는 인사도 제대로 드리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이 같은 ‘고해성사’는 최근 40%를 웃도는 호남의 지지를 굳히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호남이 받쳐준다면 야권 주자라는 대표성을 갖고 외연을 넓히기 유리하기 때문이다.
23일에는 지역 기자 모임인 광주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한 뒤 전남 나주의 한국전력 본사와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을 찾아 혁신도시 관련 간담회를 연다.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 포럼이 열린 김대중컨벤션센터와 불과 450m 떨어진 서구 일가정양립지원본부에서 ‘강철수와 국민요정들’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안 전 대표는 ‘청문회 스타’인 국민의당 김경진·이용주 의원과 함께한 행사에서 “강철수라는 별명을 처음 붙여주신 곳이 바로 광주”라며 “저도 강철요정이라 불러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선은) 끝까지 돌파하겠다. 제 돌파력은 총선 때 이미 증명했다”고 말했다.
콘서트에서 김 의원이 청문회 뒷얘기를 전하면서 “이쁜 여동생 같은 (조윤선) 장관이 울고불고하니 (김성태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이) 좀 난감했던 것 같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앞서 금남로 전일빌딩을 찾은 안 전 대표는 “5·18 당시 발포 명령자를 찾는 것은 다음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며 호남의 지지를 되찾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23일 전남 무안에서 지역 기자 간담회, 목포 동부시장 방문 등 호남 밑바닥을 훑을 계획이다.
호남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지지율을 흡수한 뒤 대선을 양자 구도로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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