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 당장 美 車산업부터 흔들릴 것"

박석원 입력 2017. 1. 22. 20:03 수정 2017. 1. 2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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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와세다대 우라타 슈지로(浦田秀次郞ㆍ66) 아시아태평양과 교수는 미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했다면서 "보호무역은 경쟁을 억제하는 것으로,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을 안해도 되는 상황을 만들어간다"며 "당장 미국 자동차산업이 그렇게 될 수 있고 세계경제가 감속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라타 교수는 22일 도쿄 와세다대 캠퍼스에서 가진 본보 인터뷰에서 이같이 지적하며 트럼프의 아시아 정책에 대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갈등이 큰 러시아에 접근하는 성향을 드러냈는데 이는 힘으로 영토를 확장하는 것들을 용인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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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 전문가 인터뷰]

우라타 슈지로 日와세다대 아시아태평양과 교수

“트럼프, 美우선주의 앞세워

노력 안 해도 되는 상황 만들면

美뿐만 아니라 세계경제도 감속

中의 아시아 영향력도 커질 것”

와세다대 우라타 슈지로 교수는 22일 도쿄 와세다대 캠퍼스에서 가진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 시대가 개막돼 세계적인 불확실성이 심각해졌다”며 “국가나 기업 모두 전략을 짜기 매우 어렵게 됐으며 보호무역 추진으로 세계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일본 와세다대 우라타 슈지로(浦田秀次郞ㆍ66) 아시아태평양과 교수는 미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했다면서 “보호무역은 경쟁을 억제하는 것으로,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을 안해도 되는 상황을 만들어간다”며 “당장 미국 자동차산업이 그렇게 될 수 있고 세계경제가 감속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라타 교수는 22일 도쿄 와세다대 캠퍼스에서 가진 본보 인터뷰에서 이같이 지적하며 트럼프의 아시아 정책에 대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갈등이 큰 러시아에 접근하는 성향을 드러냈는데 이는 힘으로 영토를 확장하는 것들을 용인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_트럼프 시대를 어떻게 전망할지 총평을 해달라.

“세계경제의 커다란 타격이 현실화됐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이 있을 것이고 멕시코나 중국의 수입품에 큰 관세를 물리게 된다. 이런 정책은 전세계 무역량을 줄이고 세계 경제상승을 저하시키는 악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보호무역으로 미국 경제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트럼프의 희망은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_트럼프는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보호무역을 선호하는 것 아닌가.

“해외에서 수입되는 물건에 관세를 높게 매기는 것으로 소비자는 더 많은 돈을 내고 상품을 사게 된다. 그것으로 소비는 감소한다. 당연히 생산도 줄고 미국의 경제성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될 것이다. 보호만으로 성장을 달성하긴 힘들다.”

_트럼프의 동아시아 정책이나 외교는 어떻게 전망하나.

“아시아의 정치적 불안정성이 매우 커졌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정책을 무시하고 대만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지 않나. 아시아 정세가 불확실하면 일본이나 한국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러시아는 서방의 내정간섭이라고 주장해 세계적인 비난이 나오지만 트럼프는 오히려 친러시아 성향을 드러냈다. 힘에 의한 영토확장을 용인하는 태도다. 이런 것들이 허락되면 중국의 영역확대도 정당화될 가능성이 있다.”

_동아시아에서도 미중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과 대립이 있겠지만 트럼프는 이전 정권보다 아시아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아예 동남아시아에 대한 발언은 거의 없다. 동아시아에서 주일미군 철수는 아니라도 병력을 줄여나간다면 중국에겐 찬스가 될 것이다. 일단은 남중국해에서 영역을 넓히고 동중국해의 영유권 주장이 강해져 마찰이 있겠지만, 단지 중국만 보면 올해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10월 공산당대회가 있는데 국내정치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된다면 해외에 대한 확장적 전략이 주춤해질 수도 있다.”

_TPP 무산에 대한 일본의 움직임은 어떻게 되나.

“미국을 뺀 나머지 11개국만 일단 TPP를 구성할 가능성이 있다. TPP가 미국경제에 이익을 준다는 것을 트럼프가 알게 되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나머지 국가들이 미국이 복귀할 환경을 만들어 놓는 쪽으로 갈 것이다. 한국이나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같은 나라가 추가로 관심을 보였기 때문에 15개국으로 늘어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그러면서 일본은 별도로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CP), 유럽연합(EU)과의 경제연대협정(EPA)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할 것이다.”

_트럼프 시대 아베노믹스는 어떻게 변화하나.

“아베노믹스 3개 화살 중 성장전략의 타개책으로 TPP가 가장 중요했다. 이게 작동하지 않으면 수출관련 아베노믹스가 실현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대체할 만한 다른 자유무역을 일본은 찾아내야 한다. 수출이 기대만큼 늘지 않고 투자도 줄어들게 된다. 일본은 인구감소 문제가 심각하다. 한국도 마찬가지인데 인구가 늘지 않으면 경제규모 유지가 힘들다. 일본이나 한국 모두 세계에서 톱 클래스 수준이어서 더 성장을 이룬다는 것은 쉽지 않다. 1950년대, 60년대처럼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한 정책은 이미 끝났다. 무역만 보면 한국도 대미흑자가 커 트럼프가 한미FTA를 수정하겠다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

_트럼프 시대 아시아에선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도 커지나.

“중국은 미국이 규제를 강화하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 관심을 더 기울일 것이다. 중국이 수출대상으로 미국만이 아닌 일본이나 동남아, 유럽쪽으로 시선을 확대하기 때문에 미중간 무역이 줄어들수록 다른 무역관계가 늘어날 것이다. 동남아쪽 무역이 활발해져 이쪽에서 경제권이 확대되고 성장이 실현될 가능성도 커진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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