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경고그림 담배에 손 안가" 흡연자들 기피현상 뚜렷

김동우 기자 2017. 1. 2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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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담뱃갑 경고그림이 도입된 지 한 달이 돼가는 22일 서울 영등포구 한 편의점에서 40대 종업원 A씨(여)는 끽연가들의 반응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끔찍하다면서 경고그림이 없는 담배로 바꿔서 사가는 사람도 봤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담배소비자협회 박인택 사무총장은 "정부가 담뱃값 인상의 정책적 실패를 경고그림 정책으로 덮으려 한다"며 "과연 국민이나 흡연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됐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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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경고그림 시행 한달째.. 편의점·마트 매장에 가보니
담뱃갑 경고그림 부착 시행 한 달째를 하루 앞둔 22일 서울 여의도의 한 편의점에서 종업원이 손님이 원하는 담배를 진열장에서 꺼내고 있다. 곽경근 선임기자

“어유, 저런 그림이 그려진 걸 누가 좋아하겠어요?”

새로운 담뱃갑 경고그림이 도입된 지 한 달이 돼가는 22일 서울 영등포구 한 편의점에서 40대 종업원 A씨(여)는 끽연가들의 반응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끔찍하다면서 경고그림이 없는 담배로 바꿔서 사가는 사람도 봤다”며 이렇게 말했다. 호기심에 일부러 경고그림이 든 담배를 사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싫어한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 편의점에는 3∼4종의 경고그림 부착 담배가 진열돼 있었다. 그중 한 담뱃갑은 진열대 하단의 고정판 때문에 그림이 가려 있었다. 경고그림과 문구가 담뱃갑 한편에 있어 매장 직원이 신경쓰지 않으면 가려질 수 있다.

편의점 인근 컨설팅 회사에 다니는 권모(29)씨는 매일 반 갑 이상의 담배를 피우는 ‘골초’다. 그는 “경고그림 담배를 사놓고도 비위가 약해서 내놓기가 꺼려진다”며 “매일 담배를 끊어야지 생각만 했는데 이번 기회에 좀 끊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3일부터 출고하는 모든 담뱃갑에 후두암이나 폐암 등 경고그림을 붙이도록 했다. 복지부 장영진 사무관은 “기존 재고가 소진되는 이번 주부터 경고그림 부착 담배가 슬슬 깔리기 시작해 설이 지나면 진열장에서 더 쉽게 경고그림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담배 소비가 줄어 재고 소진이 빨리 되지 못해 경고그림 부착 담배가 빠르게 깔리지 못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편의점 계산대에는 경고그림이 부착되지 않은 옛 담뱃갑 사진이 들어간 광고 전광판이 놓여 있었다. 이런 광고도 오는 3월 22일까지는 중단해야 한다는 게 복지부의 입장이다. 경고그림 부착 담배가 시중에 본격적으로 유통되는 다음 달 말부터는 단속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초·중·고교 50m 내 소매점에서는 담배 광고를 금지하고, 경고그림을 가리는 행위를 규제하는 내용의 건강증진법 개정을 국회와 함께 추진 중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이달 내 입법 발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정부안이라도 서둘러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담배협회 등 담배업자와 판매업자들은 팔짱을 끼고 있다. “법까지 시행되는 마당에…”라며 대놓고 반대는 못하지만, 가급적 영향을 줄이고 싶어하는 모양새다. 한국담배소비자협회 박인택 사무총장은 “정부가 담뱃값 인상의 정책적 실패를 경고그림 정책으로 덮으려 한다”며 “과연 국민이나 흡연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됐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서홍관 금연운동협회장은 “흡연자들이 당장 금연하기는 힘들겠지만 청소년이 흡연을 시작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다만 법정 경고그림 면적 최저기준 30%는 해외에 비해 턱없이 낮은 데다 기획재정부에서 2014년 범정부 금연종합대책 당시 약속한 담배 광고 금지 등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글=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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