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밥·폴라티·SNS..젊은 정치인 안희정의 색다른 출마선언

김유진 기자 2017. 1. 2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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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점심 컵밥으로 때우고 5시간 마라톤 질의응답..재벌·인구·노동 등 이슈 관련 소신 밝혀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the300] 점심 컵밥으로 때우고 5시간 마라톤 질의응답…재벌·인구·노동 등 이슈 관련 소신 밝혀]

안희정 충남지사가 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굿시어터에서 열린 토크쇼 ‘전무후무 즉문즉답’에서 대선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잿빛 목폴라에 테이크아웃 커피잔. 22일 대통령 출마선언식에 등장한 ‘충남의 엑소’ 안희정의 모습이었다. ‘안희정의 전무후무 즉문즉답’이라는 제목을 단 출마선언식은,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신선한 대선 출마 선언 방식이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도깨비’의 테마곡을 배경으로 등장한 안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점심도 '컵밥'으로 해결하고 시민들로부터 무작위 질문을 받아 답변하는 형식으로 5시간(300분) 동안 출마선언식을 진행했다.

이날 출마선언식은 서울 대학로 굿시어터에서 36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페이스북·유튜브·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온라인 생중계됐고 안 지사는 SNS 댓글로도 질문을 받아 답변을 했다.

박수현 전 국회의원(안 지사 측 대변인)이 형식적인 사회자로 나섰으나 5시간 내내 모든 진행은 안 지사가 직접 진행했다. 그는 “정치인은 ‘말하는 직업’이지만 사실 대화는 텍스트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성 정치인과는 다른 방식과 태도를 통해 행동으로 ‘새로운 정치’를 선언했다.

‘청와대 이전’ 공약 비판…“나는 문재인과 달라”


안 지사는 이날 그동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 관한 발언을 하지 않아 ‘차차기 정권을 노린다’는 의심을 받아왔다며 “나는 사람을 비판하는 데 훈련이 돼있지 않아서 그랬다”고 해명했다. 문 전 대표에 관한 언급을 안 하니 사람들이 문 전 후보를 비호하기 위해 나왔다고 오해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문 전 대표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문재인 후보도, 다른 후보들도 이미 광화문 촛불로 국민이 밟아놓은 과거를 극복하겠다고 공약을 낸다”며 “과거 극복이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어떤 대안을 만들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후보는 청와대를 정부청사로 옮기겠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대안이 되지 못한다”며 국회 다수당에게 총리임명권을 이양하는 것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해결할 대안으로 제안했다.

안 지사는 "우리가 말하는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의 핵심은 현행 헌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현행 헌법대로 국회 다수파가 원하는 총리를 지명해 그들과 함게 국무회의를 내각중심제에 준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혼자서 5시간…집중하게 한 ‘유머’의 힘

안희정 충남지사의 ‘전무후무 즉문즉답 출마선언’ 현장을 가득 메운 지지자들. /사진=뉴스1


이날 출마선언식은 사전 준비 없이 즉석에서 질의응답이 진행된 만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이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입장 등 국내 정치 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들이 쏟아졌다.

안 지사는 이재용 부회장에 관해서는 "구속수사는 헌법 원칙이 될 수 없으며 누구든 방어권은 보장받아야 한다"고 답했으며, 사드 배치에 관해서는 "내가 대통령이었으면 그렇게 안 했겠지만, 다만 앞으로 관련 결정을 내릴 때는 한미관계를 고려해 풀어나가겠다"고 했다.

무거운 질문들이 오간 5시간을 집중할 수 있게 한 것은 안 지사의 '유머'였다. 안 지사는 "어떤 분이 '푹 빠져가네요'라고 댓글을 다셨는데, 사실 내게 그런 매력이 있다" "인지도가 낮아서 문제라…다른 후보들과 그런 점에서 좀 색다르다" 등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위해 웃음을 유발하는 말을 끊임없이 던졌다.

안 지사는 본인을 응원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고려대 동기 10여명과 즉석에서 '광야에서'를 함께 열창하기도 했다. 그는 "함께 화염병을 던지던 친구들"이라고 멋쩍어하면서도 동기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연예인 홍석천씨도 응원차 참석해 "안 지사의 사회적 약자 발언 인터뷰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며 '진정한 용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출마선언식에는 안 지사의 부인 민주원씨와 두 아들,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연예인 홍석천씨, 방송인 홍혜걸씨와 예방의학과 전문의 여에스더씨,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양우석 영화 '변호인' 감독 등 다양한 인사들이 참석했다.

김유진 기자 yoo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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