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캠프, 스트레칭 바람 예고 "10cm 앞으로, 10cm 아래로"
1995년 김성근 한화 감독이 해태 2군 감독으로 있던 어느 날 1, 2군 선수들이 한 곳에 모여 몸을 풀었다.
2인1조로 한 선수가 다른 선수의 등을 눌러주는 방법으로 몸을 이완시켜주는 시간에 눈에 띄는 선수가 몇 있었다.
20대 초반 선수들도 악 소리를 내며 준비된 동작을 따라하고 있었지만 선동열·조계현·이강철 등 1군 간판투수들은 두 다리를 가볍게 벌리고 앉아 어렵지 않게 자신의 가슴을 무릎에 갖대 댔다. 이들은 1960대 초·중반생. 이미 나이 서른을 넘었거나 서른줄에 있었지만, 갓 입단한 어린 선수들보다 훨씬 유연한 몸놀림을 보였다. 이는 이들이 오랜 기간 에이스로 활약한 동력이기도 했다.
유연성은 운동선수에게는 축복이나 다름없다. 속도나 힘처럼 선천적으로 타고나야 하는 운동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역시 후천적 노력으로 어느 정도 만회가 가능하다. 롱런하는 선수들이 유연성 유지를 위해 각종 스트레칭법을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월1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시작하는 한화 캠프에는 ‘스트레칭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올해 캠프 훈련 스케줄에 유연성 강화 훈련을 대폭 늘릴 뜻을 나타냈다. 스트레칭 프로그램을 보다 구체화해 팀 훈련 일정에 넣고, 개인훈련에도 도움을 주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 출국에 앞서 트레이닝 코치들과 별도 미팅 일정도 마련했다.
한화 사령탑을 맡고 3번째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있는 김 감독은 “지난 2년간도 ‘유연성 훈련을 하자’는 소리는 했지만, 마음 만큼 잘 되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조금 더 세밀히 준비해서 실제로 효과를 보도록 할 생각이다”며 “공 하나를 가지고도, 한 시간은 운동을 할 수 있다. 어떤 운동이 좋을지, 운동하는 방법부터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투수·야수를 가리지 않고 유연성 강화를 주문할 계획이다. 부상의 여지를 줄이며 기술적 향상도 끌어낼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김 감독은 “내야수는 유연성 유무에 따라 땅볼 처리 능력이 1m는 차이 날 수 있다. 투수의 경우도 조금 더 앞에서 공을 놓을 수 있으면 그만큼의 효과를 더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내야수의 경우, 외야로 빠지는 땅볼 타구를 간발의 차이로 글러브에 넣고 빠뜨리곤 하는데, 그 차이가 일정 부분 유연성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김 감독은 투수 얘기를 하면서는 유희관(두산)을 예로 들었다. 유희관은 투수판에서 최대한 홈플레이트 쪽으로 몸을 끌고와 공을 놓는 편이다. 속구 구속이 130㎞ 초반대에 머물지만 타자의 체감 속도는 다른 이유다. 또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미 몇해 전부터 트랙맨 등을 이용해 릴리스포인트와 체감 속도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릴리스포인트를 앞으로 끌고 나올 경우에는 체감 구속의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
김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 기간이 이전보다 짧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그래서 넉넉치 않은 기간에 최대 효과를 볼 방법을 찾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유연성 훈련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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