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피할 수도, 즐길 수도 없는 '숙취' 어째쓰까?

김현주 2017. 1. 2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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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한국사회에는 술을 잘 마셔야 인정을 받고,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술을 마실 줄 알아야 한다는 인식이 여전합니다. 그렇다보니 여전히 원치 않는 술자리에서 원치 않게 술을 마셔야 하는 상황도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특히 연말연초는 술자리가 잦아지는 시기입니다. 술자리를 피할 수 없다면 최대한 술로 인한 고통인 ‘숙취’를 줄이는 게 최선의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최근 여러 형태의 숙취해소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그런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식이 잦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숙취해소제가 술자리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입니다.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음주의 선택과 조절이 아직은 쉽지 않은 한국사회의 모습을 고려한다면, 숙취해소제 시장의 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피할 수도 즐길 수도 없는 '숙취', 숙취해소제가 도움될까.

음주자 65%가 음주 후 숙취를 자주 느낀다고 답했다.

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과 피로감이었다.

절반 이상은 주변에 음주 전후로 숙취해소제를 챙겨먹는 사람이 있다고 밝혔다.

숙취해소음료 이용자 10명 중 9명이 효과가 있다거나, 안 먹는 것보다 낫다고 응답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평소 주류 음용 경험이 있는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숙취 및 숙취해소음료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10명 중 6명 이상(65%)은 음주 후 숙취를 자주 느끼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남성과 30대가 숙취를 많이 겪는 모습이었다. 또한 음주 빈도가 높을수록 평소 숙취를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나, 숙취가 음주 빈도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에 비해 4명 중 1명(24.1%)은 숙취가 거의 없는 편이라고 응답했으며, 숙취가 전혀 없다는 응답(3.7%)은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숙취는 술을 섞어서 마실 때 더 심하다는 것이 음주자 다수의 생각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72.5%가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서 마실 때 숙취가 심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한 종류의 술로만 마실 때 숙취가 심하다거나(9.4%) 섞어 마시든 한 종류로만 마시든 모두 숙취가 있다(18.1%)는 의견보다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가장 숙취가 심한 술의 조합으로는 소주와 맥주의 조합(53.8%·중복응답)이 꼽혔으며 △소주+막걸리(48.2%) △소주+양주(34.7%) △맥주+양주(27.3%) △맥주+막걸리(26.6%)를 섞어 마실 때 숙취가 심하다는 의견이 그 뒤를 이었다. 한 종류로만 마셨을 때 가장 숙취가 심한 술은 막걸리·동동주(46.1%·중복응답)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그밖에 △17도 이상 일반 소주(26.3%) △고도주(20.4%) △양주(19.1%)도 섞어 마시지 않았을 때 숙취가 심한 술 중 하나로 꼽혔다.

◆가장 많이 경험하는 숙취증상 '두통'·'피로감'…숙취해소법은 '숙면'·'휴식’·'해장음식' 順

흔히 가장 많이 경험하는 숙취 증상은 두통(46.9%·중복응답)과 피로감(42.3%)이었다. 또한 △메스꺼움(35.9%) △잦은 배변 및 설사(32.5%) △지속되는 갈증(31.5%) △어지러움(27.2%)도 음주 후 많이 경험하는 숙취 증상이었다. 대체로 음주 빈도가 높을수록 피로감과 잦은 배변·설사, 갈증 등 대부분의 숙취 증상을 많이 겪게 되는 모습이었다. 사람들이 평소 자주 이용하는 숙취해소 방법은 숙면 및 휴식을 취하거나(64.6%·중복응답), 해장이 될만한 음식을 먹는 것(61.9%)이었다.

물을 마시는 것(51.9%)이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이 중에서도 해장음식을 먹는 것은 특히 중·장년층이 즐겨 하는 숙취해소 방법이었다. 그밖에 △배변(28.4%) △꿀물(28.1%) △숙취해소음료(27%) △숙취해소제(18.3%) 등도 자주 이용하는 숙취해소 방법으로 꼽혔다. 다만 배변은 젊은 층이, 꿀물은 중·장년층이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세대별 주로 이용하는 숙취해소 방법은 조금씩 다르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체 10명 중 3명 정도(31%)는 자신만의 숙취해소 방법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남성과 30대가 숙취에 대응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상대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었다.

◆자신만의 숙취해소법 있다

최근 확실한 숙취해소의 효과를 보기 위해 음주 전후로 숙취해소제를 음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체 응답자의 85%가 음료나, 알약 등 다양한 형태의 숙취해소제를 한번쯤은 먹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 중에서도 30~40대가 숙취해소제의 음용경험이 많은 편이었다.

지난 연말에 숙취해소제를 음용할 계획이 있는지를 물어본 질문에서도 절반 정도(51.3%)가 챙겨먹을 의향이 있다고 밝혔을 만큼 숙취해소제의 음용은 음주자들에게 점점 필수적인 아이템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숙취해소제를 챙겨먹겠다는 의향은 앞서 평소 숙취를 상대적으로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난 남성과 30대, 그리고 음주빈도가 잦은 음주자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원하는 숙취해소제의 유형으로는 음료형태(79.9%·중복응답)를 꼽는 의견이 △알약 형태(24.2%) △겔 형태(24%) △젤리 형태(19.3%) △환 형태(19.1%)에 비해 훨씬 많았다.

실제 최근에는 숙취해소제를 챙겨먹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숙취해소제 관련 전반적인 인식평가 결과, 전체 절반 이상(55.1%)이 주변에 음주상황을 전후로 해서 숙취해소제를 챙겨먹는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 것이다. 직장인들의 비중이 높은 30대 이상 음주자들이 숙취해소음료를 마시는 주변 사람들을 좀 더 많이 접하게 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2명 중 1명(49.3%)은 숙취해소제를 먹으면 왠지 안심이 된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숙취해소제를 계속 먹다 보면 내성이 생길 것 같다는 의견도 많았으나, 숙취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심리적인 위안을 어느 정도 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숙취해소제를 먹어가면서 술을 먹는 사람을 보면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는 의견은 적은 편이었다.

아무래도 술자리가 자신의 뜻과는 무관하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보니 숙취 예방 및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믿어지는 숙취해소제의 이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전체 절반은 숙취해소제를 내 돈 주고 사먹는 것은 왠지 아깝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숙취해소제를 굳이 돈을 주고 사먹을 필요가 있냐는 생각이 상대적으로 강한 특징을 보였다.

◆숙취해소음료 정말 효과 있을까?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숙취해소제의 형태인 숙취해소음료와 관련해서는 이용자 대부분이 효과가 있다고 믿거나, 효과를 기대하는 편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숙취해소음료가 실제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살펴본 결과, 마셔본 응답자 4명 중 1명(25.3%)이 숙취해소음료의 효과가 있다고 믿고 있었으며, 실제 효과 여부는 모르겠으나 안 먹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66.4%에 이른 것이다.

숙취해소음료가 효과가 있다는 의견은 20대(28.6%)에게서 가장 많았으며, 안 먹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의견은 연령이 높을수록 많은 특징을 보였다. 그에 비해 효과가 없다고 바라보는 응답자는 음용경험자의 8.3%에 그쳤다. 숙취해소음료를 음용하는 시점으로는 술을 마시기 전(36.9%)을 꼽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술을 마신 직후(25.9%)나 술을 마신 다음날(20.8%)에 숙취해소음료를 음용한다는 응답도 적지 않아, 결국 개인의 숙취 상태에 따라서 숙취해소음료를 마실지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이 많은 것으로 보여진다.

박미숙 한독 컨슈머헬스사업실이사는 “술자리를 보다 부담 없이 즐기기 위한 음주 전후 필수 아이템으로 숙취해소제를 찾는 사람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드링크 형태의 숙취해소제 뿐만 아니라 젤리·캔디 타입 등 제형을 달리하거나 기존 쓴 맛 일색이던 숙취해소제의 맛을 차별화 하는 등 여성과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숙취해소제가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적정 주량, 소주 한 병…과음 많이 하게 되는 술자리는 'OO'

한편 술자리에서 무리하지 않고 마실 수 있는 자신의 적정 주량으로는 대부분 반 병(34.8%·소주 기준) 내지 한 병(38.4%)을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소주 △한 병 반(15.2%) △두 병(8.6%) △두 병 반 이상(3%) 순이었다. 다만 소주 반 병이 적정 주량이라는 응답은 여성과 중·장년층에게서, 소주 한 병이 적정한 수준이라는 응답은 남성과 20대에게서 많아, 성별과 연령에 따라 개인 주량에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평소 주 2~3회 이상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들의 경우 자신의 적정 주량을 소주 한 병 반 이상으로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훨씬 뚜렷한 특징을 보이기도 했다. 자신의 적정 주량에 비해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되는 술자리로는 친구와 함께 하는 술자리(45%·중복응답)가 첫손에 꼽혔다. 아무래도 가장 편안한 술자리이다 보니 음주량도 많아지게 되는 것으로, 특히 30대(52.8%)가 친구와 술을 마실 때 적정 주량을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직장 내 회식(36.2%)과 연말모임(29.5%)에서도 과음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직장동료 및 선후배와의 술자리(26.8%) △업무상 접대로 인한 술자리(16.8%) △동호회 모임(16.3%)에서 적정 주량을 초과해서 술을 마시게 된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여성에 비해 남성이 직장 내 회식과 직장동료 및 선후배와의 술자리, 업무상 접대자리 등 직장생활로 인한 술자리에서 과음이 잦은 것도 눈여겨볼만한 특징이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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