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들 '가짜 대통령 생가터' 표지판 세우다

조정훈 2017. 1. 21.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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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2000여 명 참여.. 박 대통령 구속과 재벌개혁 외쳐

[오마이뉴스조정훈 기자]

▲ 대구시민들 '가짜대통령 박근혜 생가터' 입간판 설치 대박근혜 대통령이 태어난 대구시 중구 삼덕동 5-2번지에 '가짜대통령 박근혜 생가터' 입간판이 21일 오후 시민들에 의해 세워졌다.
ⓒ 조정훈
"이곳은 대한민국 역사상 유일무이한 가짜대통령 박근혜가 태어난 옛집이 있었던 자리다. 아버지 박정희는 남조선노동당 활동을 하다 사형을 선고받자 동료들의 위치와 신상정보를 밀고하면서 상황을 모면하고 6.25 전쟁이 발발하자 군으로 복귀하였다.

박근혜는 이곳에서 태어나긴 했지만 첫 돌은 전남 광주시 동명동 셋방에서 맞았으며 1953년 서울로 이사하였다. 그 후로 60여 년간 갖은 비호와 특혜를 당연시 여기며 공주(사실은 백수)로 살아오다 새누리당과 재벌, 보수언론 등 우리사회의 부패한 기득권들의 비호로 국민들을 속여 2012년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를 통해 비로소 그녀의 무능과 부패가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었다..."

대구시 중구 삼덕동1가 5-2번지. 박근혜 대통령이 태어난 생가터에 박 대통령이 죄수복을 입고 포승줄에 묶여 있는 이미지의 '가짜 대통령 박근혜 생가터' 입간판이 세워졌다.(관련기사 : 박근혜 생가터에 '가짜 대통령' 표지판 설치된다)

대구지역 8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박근혜퇴진 대구시국대회'는 21일 오후 대구시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역에서 12차 시국대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 생가터로 이동해 '가짜 대통령 표지판'을 설치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21일 오후 대구시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 '박근혜퇴진 대구시국대회'를 마친 시민들이 '가짜대통령 생가터 입간판'을 앞세워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 조정훈
표지판이 세워지자 2000여 명의 시민들은 "박근혜를 구속하라"고 외치고 표지판 앞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들은 "우리 지역 출신인 박 대통령이 국민을 배신해 화가 난다"며 "즉각 구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나던 시민들도 호기심어린 눈으로 표지판을 바라보고 박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소개하는 안내문과 박 대통령이 저지른 죄목을 적어놓은 글을 읽었다.

이곳은 지난 2013년 2월 25일 박 대통령의 취임식에 맞춰 대구시와 중구청이 '박근혜 대통령 생가터' 입간판을 세웠었다. 당시 입간판에는 박 대통령이 당선 직후 꽃다발을 안고 한 손을 들어 보이며 웃는 모습의 사진과 함께 박 대통령의 생가터라는 안내문이 새겨져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18일 박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화가 난 인근 주민이 붉은색 스프레이로 입단판을 훼소나자 중구청이 철거했다. 당시 입간판을 훼손한 시민은 "최순실과 박근혜의 국정농단에 너무 화가 나 표지판을 훼손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열린 대구시국대회에서는 시민들의 자유발언과 공연 등으로 진행됐고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2학년 3반 정예진 학생의 어머니가 나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함께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다.
 21일 오후 대구지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시국대회에 참가한 참가자들이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
ⓒ 조정훈
 21일 오후 대구지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시국대회에 참가한 한 참가자가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을 불구속한 사법부의 개혁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
ⓒ 조정훈
버스노동자라고 밝힌 이영식씨는 "노동자들은 2400원 실수에도 인생이 파괴되고 가정이 풍지박살 나는 등 길거리로 내쫓기는데 재벌 총수들은 수백억 원을 뇌물로 갖다 바쳐도 불구속 수사를 한다"며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커피전문점에 사용하는 1회용 컵에 촛불 그림을 넣었다는 커피전문브랜드 디자이너 김태훈씨는 "시위현장에 나오면서 항상 함께 할 수 없어 안타깝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생업 현장에서 어떤 것들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만약 촛불 그림을 넣지 않았으면 '메리크리스마스'라고 적혀 있을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박정인 학생은 선거연령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청소년의 57%가 선거연령을 낮춰야 한다고 답했다"며 "청소년도 시민으로서 투표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세월호 희생자 정예진 학생의 어머니는 "예진이 얼굴을 보고 싶을때면 거울을 통해 내 얼굴을 본다"며 "우리 예진이가 '엄마 꼭 진실을 밝혀주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다. 촛불이 횃불로 변하고 박근혜와 그 부역자들이 처벌을 받을때까지 대구시민들이 함께 해 달라"고 당부했다.
 21일 오후 대구시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 '박근혜퇴진 대구시국대회'를 마친 시민들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대구소녀상세우기 운동본부 회원들이 대구백화점 앞에 소녀상을 세우게 해 달라며 피켓과 소녀상 흉상을 들고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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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대회를 마친 시민들은 '헬조선을 뒤집자'는 대형 현수막을 앞세우고 '평화의 소녀상'과 송전탑 모형, 대형 깃발 등을 들고 거리행진에 나섰다. 이들은 박근혜 구속과 재벌총수 구속수사 등을 외치고 대구백화점 앞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울 수 있도록 허락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 생가터에 세워진 '가짜 대통령 생가터' 입간판은 중구청이 이날 밤 늦게 철거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청 관계자는 "허가받지 않은 설치물이기 때문에 철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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