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이 뇌물죄 몸통" 함박눈 속 13차 주말 촛불집회..용산참사 8주기 추모도
[경향신문] 강추위에 함박눈까지 내렸지만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조기 탄핵, 재벌 총수 구속을 촉구하는 주말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전국 2300여개 단체가 연대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13번째 촛불집회 ‘내려와 박근혜 바꾸자 헬조선 설맞이 촛불’에 오후 6시 기준으로 15만명의 시민이 모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처음 열리는 집회라 재벌이 뇌물죄 ‘몸통’이라고 주장하며 총수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전날 용산 참사 8주기를 맞아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있던 김석기 새누리당 의원을 규탄하는 구호도 들렸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구속된 직후여서 문화예술계의 규탄 발언도 나왔다. 박 대통령 즉각 퇴진과 헌법재판소의 조기탄핵 인용,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사퇴도 핵심 요구 사안이었다.
본 행사가 끝난 뒤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인근으로 행진이 이어졌다. ‘재벌 총구 구속’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종각 삼성타워, 종로1가 SK 본사,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사 앞으로도 행진한다.
퇴진행동은 앞서 발표한 ‘촛불 참가 호소문’에서 “1000만 촛불은 정치의 주인이 누구인지 분명히 보여줬지만, 아직 목적지에 닿지는 않았다”며 “설 명절에 앞서 광장에 모여 ‘헬조선’을 바꿀 용기와 지혜에 관해 이야기하자”고 호소했다.
본 집회에 앞서 진보단체들의 연대체인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2017 민중총궐기 투쟁 선포대회’를 열어 “박근혜가 탄핵됐으나 변한 것은 없는 현실에서 2017년을 촛불항쟁 완성을 위한 투쟁의 해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등 각계 시민들이 무대에 올라 이재용 부회장 구속과 한국사회 적폐 청산 등을 요구하는 사전발언대 행사도 진행됐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새로운 나라로 가는 길굿’도 열렸다.
용산 참사 8주기를 추모하며 철거민과 노점상 등 개발사업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사전행사도 열렸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김석기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신대를 ‘광화문 구치소’에 입소시키는 퍼포먼스도 열렸다.
▶8년 만에 기록으로 남은 용산참사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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