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에도 꺼지지 않는 촛불.."이재용 구속하라"

2017. 1. 2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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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광화문광장서 열린 13차 주말 촛불집회
주최쪽 "32만명 운집"..지난주보다 늘어
이재용 영장 기각에 분노.."삥뜯겼다? 뇌물준 것"
'탄핵반대' 보수단체 맞불집회에 문창극·김진태 참가

[한겨레]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제13차 촛불집회가 열릴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눈이 내리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함박눈이 쏟아지는 영하의 날씨에도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이틀 전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광화문광장의 열기를 더했다.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13차 주말 촛불집회 ‘내려와 박근혜 바꾸자 헬조선 설맞이 촛불’이 열렸다. 주최 쪽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연인원 32만명의 시민이 운집했다고 밝혔다. 함박눈이 쏟아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13만명이 모였던 지난 주말 집회보다 오히려 더 많은 인파가 모였다. 이날 집회는 법원이 이 부회장 구속영장을 기각한 뒤 처음 열리는 집회인 만큼 주최 쪽은 그동안 주장해왔던 박근혜 즉각 퇴진·황교안 사퇴와 더불어 재벌총수 구속을 요구하고 법원의 이 부회장 영장기각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는 자리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제13차 촛불집회가 열릴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관련자들의 현상수배 포스터 초상화를 벽에 붙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오후 5시부터 시작된 사전 발언대에는 민주노총 삼성전자 서비스지회 조합원 이우신씨가 나와 “법원은 며칠 사이 이재용에게 두가지 면죄부를 줬다. 지난 12일 법원은 우리가 삼성전자 근로자가 아니라고 해서 불법파견에 대한 면죄부를 줬다. 그리고 19일에는 박근혜와 최순실에게 430억의 회삿돈을 갖다 바친 뇌물죄에 대해 구속영장을 기각해 면죄부를 줬다”고 비난했다. 이씨는 “우리는 삼성전자 본관에서 면접을 보고, 삼성전자에서 6개월 동안 교육을 받고, 삼성전자가 준 옷을 입고, 삼성전자에 접수된 수리 의뢰를 받고, 삼성전자에서 지시과 감독을 받는데, 왜 우리가 삼성전자 직원이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이재용은 자꾸 최순실에게 삼성이 삥뜯겼다고 하는데, 그게 삥뜯긴 것이냐? 경영세습, 불법파견, 노동개악하기 위해 준 뇌물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씨는 마지막으로 “두 가지 면죄부 모두 무효가 될 것이다. 우리가 박근혜·최순실게이트 공범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꼭 책임을 묻게 해 뇌물죄 면죄부 무효로 만들고, 노동조합도 열심히 싸워서 불법파견 면죄부도 무효로 만들겠다”고 말해 시민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이에 앞서 오후 4시에는 삼성직업병 해결을 위한 시민단체인 반올림이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이재용 부회장 조형물 앞에서 “이재용을 구속·처벌하라”고 주장하며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오후 6시부터 시작된 본집회는 1시간30분 가량 진행된 뒤 저녁 7시30분부터 청와대, 헌법재판소, 도심 등 세 방향으로 행진을 벌였다. ‘재벌 총수 구속’ 메시지를 전달하는 차원에서 도심행진은 종각 삼성타워, 종로1가 에스케이(SK) 본사,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사 앞으로 지나가며 퍼포먼스 등을 벌였다. 경찰은 이날 집회를 대비하기 위해 193개 중대 1만5500명의 병력을 대기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도 이날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이른 바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는 이날 집회에 참가해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조의연 판사에게 박수를 보낸다”면서 “헌법재판관들은 조작된 증거가 아니라 법과 진짜 증거에 따라 판결해 사법부의 권위를 지켜줄 것으로 믿는다”고 발언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좌파들이 조 판사 신상을 터니까 이번 판사는 겁이 나서 조윤선과 김기춘을 구속했다”면서 “세계적 기업 삼성(의 이 부회장)을 마구 구속하려고 안달이 났는데, 경제보다 정의가 중요하다는데 웃긴 이야기아니냐”라고 말했다고 한다. 탄기국은 이날 집회에 150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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