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한 朴의 여자..'구속 1호 장관' 조윤선 특검 출석

박보희 기자 2017. 1. 2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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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블랙리스트' 최종 윗선 겨냥..이번에는 '朴 대통령'

[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특검 '블랙리스트' 최종 윗선 겨냥…이번에는 '朴 대통령']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및 집행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소환되고 있다. 조 장관은 전날 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도 현직 장관 신분으로 출석했지만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이날 문체부를 통해 사의의 뜻을 밝혔다./사진=뉴스1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구속 중인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을 불러 '문화계 블랙리스트'(지원배제 명단)의 최종 윗선으로 지목받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수사에 돌입했다. 조 장관은 블랙리스트 작성·관리한 혐의로 이날 새벽 구속됐다. 현직 장관이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장관은 21일 오후 2시36분쯤 사복을 입고 민낯에 안경을 쓴 초췌한 모습으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했다. 수갑을 차고 법무부 호송차량에서 내린 조 장관은 '김기춘 전 실장이 블랙리스트 작성을 시켰느냐', '블랙리스트 작성에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느냐', '장관을 사퇴한 것은 혐의를 인정하는 취지냐'는 질문에 입을 다문채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조 장관은 이날 소환에 앞서 가족들을 통해 장관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특검은 조 장관에게 블랙리스트의 최종 '윗선'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청와대와 공무원들이 나서서 블랙리스트를 제작, 활용한 배경에는 결국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이날 함께 구속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역시 특검 소환 통보를 받았지만, '건강상의 이유'를 담은 불출석사유서를 제출, 출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이날 새벽 3시 50분쯤 구속됐다. 이들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성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에 대해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 결정 직후 영장심사 후 서울구치소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조 장관과 김 전 실장은 바로 구속됐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18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위증) 혐의로 두 사람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블랙리스트'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거나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정리한 문건으로 약 1만 명의 인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실제 명단에 이름이 오른 이들이 각종 정부 문화·예술 지원정책에서 배제되는 등 탄압을 받은 정확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은 또 블랙리스트 작성에 부정적인 의사를 표명한 문체부 공무원들이 인사 조치를 당한 정황도 확보했다.

특검은 이 문건을 김 전 실장의 지시로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만들어 문체부가 관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은 조 장관이다.

이들이 구속까지 된 것에는 증거 인멸 의혹도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실장은 관련 논란이 불거지며 압수수색이 예상되자 주거지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 기록을 삭제하고 특정 문서를 폐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 장관도 사용한 지 2개월 밖에 안 된 집무실 하드디스크를 교체한 것이 드러났다.

'박근혜의 여자'로 불렸던 조 장관은 현 정권에서 여성가족부 장관, 헌정 사상 첫 여성 정무수석 등을 지내며 '신데렐라'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후 문체부 장관에 기용되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결국 현직에 있으면서 구속된 첫 장관이 됐다.

김 전 실장은 박근혜 정부 '왕실장'으로 군림하며 국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유신헌법 초안 작성에 참여했고, 1992년 12월 대선을 목전에 두고 부정선거를 모의한 '초원복집 사건'의 장본인이었다. 그러나 처벌을 받은 적은 없다. 지난달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규명을 위한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최씨 존재 등 관련 의혹에 '모르쇠'로 일관하며 '법꾸라지'(법률+미꾸라지)라는 지탄을 받았다.

박보희 기자 tanbbang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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