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4가지 장면으로 본 트럼프 취임식

황금비 2017. 1. 2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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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뒤 첫 서명은 '오바마 케어' 손질 행정명령
힐러리 오찬 행사 참석..트럼프와 조우
8년 전 오바마 취임때보다 적은 관중
곳곳에서 반 트럼프 시위..217명 체포

[한겨레] 도널드 트럼프가 20일 정오(한국시간 21일 새벽 2시)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습니다. 트럼프는 취임 연설에서 “미국의 대학살은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끝났다”고 강조하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천명했습니다.

취임식 당일 공개된 미국 <폭스뉴스>의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3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지하지 않는 답변은 절반이 넘는 54%에 이르렀습니다. 37% 지지율은 취임을 앞둔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취임식 행사장 주변에는 약 30여건의 집회가 있었고, 이튿날인 21일에는 여성단체의 대규모 집회도 예정돼 있습니다.

역사상 가장 분열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은 지난 선거의 후폭풍을 딛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대선 슬로건처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어 갈 수 있을까요. 이제는 당선자 신분에서 진짜 ‘미국 대통령’이 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주요 장면을 모아봤습니다.

■선서, 연설, 퍼레이드…숨가쁜 취임식 일정

“나는 미합중국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최선을 다해 미합중국의 헌법을 보존하고 보호하며 지킬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트럼프가 취임 선서를 끝내자 시계는 정확히 정오를 기록했습니다.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 앞에서 진행한 취임 선서로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이어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습니다.

미국 대통령의 취임 선서 내용은 미 연방헌법 제 2조 1항에 규정돼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왼손을 성경 위에 올려두고 선서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에이브러햄 링컨 16대 미국 대통령이 1861년 취임 당시 사용했던 성경 위에, 자신이 9살일 때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성경을 두고 그 위에 왼손을 올렸습니다. 성경은 부인인 멜라니아가 들었고, 이방카를 비롯한 자녀 5명이 함께 연단에 올라 선서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선서 이후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주제의 취임 연설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실행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는 “우리는 우리의 부와 강인함, 자신감이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는데도 다른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하며 “무역, 세금, 이민, 외교 문제에 대한 모든 결정은 미국 노동자들과 가정이 혜택을 받도록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Writing my inaugural address at the Winter White House, Mar-a-Lago, three weeks ago. Looking forward to Friday. #Inauguration pic.twitter.com/S701FdTCQu— Donald J. Trump (@realDonaldTrump) 2017년 1월 18일 이번 연설문은 트럼프가 모두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는 취임식 이틀 전인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3주 전 ‘마라라고’(트럼프의 리조트)에서 취임식 연설문을 작성했다”는 글과 함께 종이와 펜을 쥐고 있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취임식이 끝난 뒤 의사당에서 정부·의회 지도자들과 오찬을 함께한 트럼프는 오후 3시부터 의사당과 백악관을 잇는 펜실베이니아가를 따라 퍼레이드를 시작했습니다. 약 2.7㎞의 펜실베이니아가를 지나 백악관에 입성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의 폐지·교체 과정에서 부담을 완화한다는 요지의 첫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 힐러리 클린턴도 왔을까? 이목 끈 취임식 참석자들 2016년 대선 민주당 후보이자, 트럼프와 함께 역사상 최악의 선거를 함께 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일찌감치 취임식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클린턴은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의 민주주의와 가치를 위해 (취임식에) 참석했습니다. 국가와 국가의 미래를 끝까지 믿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공식석상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오랜만에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뒤 의사당에서 열린 오찬행사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취임식에) 참석한다는 얘기를 듣고 영광스러웠다”며 “나는 저 두 분을 너무나 존경한다는 말 외에 할 말이 없다”며 클린턴 부부를 치켜세웠습니다. 참석자들의 기립박수를 유도한 트럼프는 직접 클린턴에게 다가가 악수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한편,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취임식 불참 움직임도 눈에 띄었습니다. 지난 13일 흑인인권운동가 출신의 존 루이스 민주당 하원의원이 “트럼프는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니다”며 불참을 선언한 뒤로, 취임식 불참 의사를 밝힌 민주당 상·하원 의원은 약 60여명으로 늘었습니다. 트럼프는 취임 직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취임식 입장권을 돌려달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기도 했습니다. 역대 대통령으로는 지미 카터, 빌 클린턴, 조지 부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참석했습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당시 내셔널몰의 사진(왼쪽)과 2017년 1월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내셔널몰의 모습. 빽빽했던 2009년과 듬성듬성한 이번 취임식이 확연하게 비교된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 누리집 갈무리

트럼프가 ‘성대할 것’이라고 예고했던 이번 취임식을 찾은 시민들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요? 아직 구체적으로 집계되진 않았지만, 워싱턴 메트로의 집계 결과 이날 오전 11시까지 약 19만3000여명의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8년 전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때 기록한 51만3000여명의 절반도 안 되는 수치입니다. 19일 미 경찰 당국은 취임 행사에 약 70만~90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역시 오바마 대통령의 첫 취임식때 기록한 180만명에 비교해 절반 수준입니다. 미 주요 외신들은 기사에서 2009년 취임식 당시 인파로 가득했던 내셔널몰의 사진과 이날 빈 자리가 눈에 띄는 내셔널몰의 사진을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취임식 관련 시위도 역대 최대…217명 체포돼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시위도 곳곳에서 이어졌습니다. 워싱턴에서는 20일 하루에만 약 30건의 트럼프 대통령 반대 시위와 집회에 허가가 나왔고, 동부 보스턴에서부터 서부 로스앤젤레스까지 미 전역의 대도시에서 반대 집회가 열렸습니다. 영국 런던이나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등 외국에서도 반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대부분은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지만, 일부 시위대를 중심으로 성조기를 불태우거나, 경찰을 향해 벽돌을 던지는 등 과격한 양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몇몇 시위대는 취임식 퍼레이드가 진행되던 펜실베이니아가에 진입하거나, 인근 가로수나 가로등 위에 올라가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미 경찰 당국은 20일 하루에만 217명이 체포됐고 3명의 경찰관이 부상을 입었다며 “시위 규모에 비해 적은 수치”라고 밝혔습니다. 취임식이 있던 행사장 주변으로 주변으로 트럼프지지 시위대와 반대 시위대가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 반대 시위대 쪽에서 ‘(시위가) 바로 민주주의의 모습이다!’라고 외치면, 트럼프 지지 시위대 쪽에서는 안전을 위해 친 펜스를 가리키며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모습이지만, 당신네들 때문에 망치고 있다!’라는 구호가 들렸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반대 시위는 이튿날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21일 워싱턴에서는 여성 단체를 주축으로 ‘워싱턴 100만 여성의 행진’이 예정되어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 의사당과 펜실베이니아가 주변에서 시작하는 이번 행진에 최대 20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 전역 50개 도시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여성의 행진 시위가 예정돼 있는데, 이는 미 역사상 대통령 취임식 관련 시위 중 가장 규모가 큽니다. ■ 아듀, 오바마 대통령 20일 아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 부부는 백악관을 찾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를 만났습니다. 두 대통령은 취임식 당일 관례로 여겨지는 티타임을 가진 뒤 함께 취임식이 열릴 의사당으로 향했습니다.

20일 백악관을 떠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전용 헬기 창 밖으로 백악관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 백악관 수석 사진가 피트 수자 인스타그램 갈무리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이 끝나자,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는 이날 낮 12시45분께 대통령 전용 헬기인 ‘이그제큐티브 원’을 타고 워싱턴을 떠났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가족들과 함께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 도착해 휴식을 취할 예정입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앞서 취임식 하루 전인 19일 국민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공개하며 “여러분이 나를 더 나은 대통령으로,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었다”며 “민주주의에서 가장 강력한 단 하나의 단어는 ‘우리’, ‘우리 국민’, ‘우리는 극복할 것이다’라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백악관을 나선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대통령 기념관인 ‘오바마 센터’ 건립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일 ‘오바마 재단’ 누리집에 올린 동영상에서 “시카고 남부에 들어설 오바마 센터가 어떤 기능을 하고, 어떤 목표를 지향하기 바라는지에 대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달라”고 밝혔습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주주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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