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벙글쇼' 작가 "강석·김혜영, 라디오처럼 순박한 사람들"

입력 2017. 1. 21. 10:01 수정 2017. 1. 2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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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촌스럽고 순박해요. 딱 '싱글벙글쇼'처럼."

최근 방송 30주년을 맞은 MBC표준FM(95.9㎒)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의 김신욱 작가는 2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DJ 강석과 김혜영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김 작가는 "둘 다 매니저 없이 혼자 다닌다"며 "입는 것도 연예인이 아닌 보통 사람처럼 입고 먹는 것도 가리지 않는다. 또 30년간 한 가지 일만 하면 자기들만의 소꿉장난처럼 될 수 있는데 매일 시사를 챙겨보니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2013년에 팀에 합류했기 때문에 '싱글벙글쇼'의 20여 년의 세월을 모두 보진 못했지만, 365일을 밤낮없이 동고동락하면서 누구보다 DJ들과 빠르게 가까워질 수 있었다. 그래서 최근 30주년 특집방송 후 김혜영이 눈물을 흘렸을 때도 깊이 공감했다고 한다.

김 작가는 "김혜영씨가 방송 후 펑펑 울었다"며 "'청취자 여러분 덕분'이란 말이 사실 참 입바른 말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30년을 달려온 강석과 김혜영에게는 정말 진심이니까 이해가 됐다"고 전했다.

잘 모르면 부부로 오해하기도 하는 강석과 김혜영의 찰떡 호흡은 어디서 오는 걸까. 꼭 30년이란 긴 시간 덕분만은 아니리라.

김 작가는 "같은 코미디언 출신인 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연기자와 가수, 가수와 개그맨처럼 서로 분야가 다르면 싸우더라도 수습이 힘들어지는데 두 사람은 가끔 다퉈도 화해과정도 필요 없이 어느 순간 다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웃었다.

물론 '싱글벙글쇼'가 두 DJ만의 재능으로 굴러가는 건 아니다. '365일 순항'은 PD와 작가를 비롯한 수많은 스태프가 매일 점심 약속도 포기한 채 매달린 덕분.

김 작가는 애청자들의 변함없는 지지에 대해 "보통 사람, 민초의 마음과 시각을 대변하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는 "사실 서민들이 생업에 바빠서 따로 뉴스를 챙겨보거나 오락거리를 즐기기 어려운데 '싱글벙글쇼'는 웃기고 재밌게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풀어주기 때문에 바쁜 와중에도 귀만 열고 있으면 이런 일이 있단 걸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밌게 시사를 전달한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군다나 졸린 낮 시간대 방송이라 진행도 스피디해야 한다. 졸음 해소 껌보다 '싱글벙글쇼'를 듣고 눈을 뜨는 화물차 기사들과 택시기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조금만 처져도 졸음을 가중할 수 있어 박자감이 중요하다"며 "진지한 얘기를 하다가도 막판에 한 번씩 비꼬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싱글벙글쇼'는 또 강석의 성대모사와 김혜영과의 만담 형식을 가장 큰 무기로 삼고 있다. 어떻게 보면 참 '옛날 방식'인데, 이를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새 트렌드에 적응해야 하는 게 영원한 숙제다.

김 작가는 "라디오 시사 콩트란 게 1980년대 코미디 장르인데 사실 이제는 우리 프로그램밖에 남아있지 않다"며 "그러나 이 포맷이 우리의 정체성이기 때문에 포기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틀은 그대로 두되 콘텐츠를 가장 최신 내용과 인물을 채택하는 방식으로 트렌드를 살리고 있다"며 "예를 들어 요즘 잘나가는 사람과 드라마를 패러디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코너로는 뉴스 패러디물을 구상 중이다. 성대모사가 가능하면서 여러 가지 시사 사안을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365일 일상 속에서도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는 '싱글벙글쇼'와 김 작가. 그는 '싱글벙글쇼'의 마지막을 상상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말문이 막힌 듯 잠시 고민하다 이렇게 답했다.

"강석과 김혜영이 없는 '싱글벙글쇼'는 송해 없는 '전국노래자랑'이죠."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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