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로에서] 작은 영웅(英雄)이 늘어나면

박영철 편집국장 입력 2017. 1. 2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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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영웅을 만들고 영웅이 시대를 만든다.

2017년 정유년 벽두의 대한민국은 난세(亂世)가 분명합니다.

난세에는 영웅(英雄)이 출현하곤 했습니다.

나라가 하도 위태위태해서 그런지 불세출(不世出)의 영웅이 출현하기를 고대하는 마음이 여느 때보다 강한 것이 작금의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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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영웅을 만들고 영웅이 시대를 만든다.

많이 듣던 말이죠?

2017년 정유년 벽두의 대한민국은 난세(亂世)가 분명합니다. 안 그래도 살기 힘들어 죽겠는데 하등 도움 안 되던 이 땅의 정치가 삶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난세에는 영웅(英雄)이 출현하곤 했습니다. 이 말은 출현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대한민국의 경우는 어떨까요.

전망은 다소 비관적입니다. 적폐(積弊)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 초에 유난히 적폐 청산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박 대통령이 적폐를 청산하기는커녕 더 쌓아놨더군요. 그것도 유신 망령까지 부활시켜서 말입니다.

박 대통령이 했던 모든 짓은 한마디로 권력의 사유화(私有化)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법치국가의 국민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인치(人治)국가의 백성에 불과했던 겁니다. 역사는 발전한다는 가설이 맞다면 조선시대의 시스템보다 현행 시스템이 훨씬 좋아야 하는데 안 그런 게 너무 많이 눈에 띕니다.

조선 왕은 대한민국 대통령처럼 자유롭게 측근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왕의 곁에는 기록자인 사관(史官)이 따라붙어 왕이 누구를 만나 무슨 말을 나눴는지 샅샅이 적어놨습니다. 왕자 때부터 공부를 해야 했고, 임금이 돼서도 날마다 ‘경연(經筵)’이라는 이름의 토론수업을 받았습니다. 조선의 시스템이 대한민국의 그것보다 나은 게 한둘이 아니지만 지면 관계상 더 이상 비교 거론은 않겠습니다.

현재 우리의 관심사는 탄핵심판이 언제 될 것인가와 차기 대통령은 누가 될 것인가 이렇게 둘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관심은 차기 대통령으로 쏠릴 것입니다. 한국 현대사가 항상 험난했지만, 차기 대통령이야말로 역사적 사명이 막중합니다. 반반으로 분열돼 있는 대한민국을 통합시키고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를 살리고 미·중·일 외교를 풀고 등등 할 일이 천집니다.

나라가 하도 위태위태해서 그런지 불세출(不世出)의 영웅이 출현하기를 고대하는 마음이 여느 때보다 강한 것이 작금의 현실입니다. 이번에는 하늘이 우리 대한민국을 긍휼히 여기사 이런 인물을 보내주시기를 간절히 빌고 싶습니다.

영웅 대망론에 첨언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잘 뽑아서 누가 되든 온 국민이 전폭적으로 밀어주기로 합시다. 영웅은 국민이 만듭니다. 국민이 잘 뽑고 아끼고 하면 평범한 인물도 영웅이 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 온 것과 반대로 하면 됩니다.

또 하나. 영웅이 출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도 너무 실망하지 말고 내가 내 주위 사람들에게 ‘작은 영웅’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어차피 나라도 개인이 모여서 되는 것입니다. 나 자신을 비롯, 내 주위에 매력적인 인물이 늘어날수록 대한민국은 위대한 국가가 됩니다. ‘잘되면 내 탓, 못되면 남 탓’의 적폐를 청산할 때도 됐습니다.

경건한 마음으로 국태민안(國泰民安)을 기원하면서 이 글을 닫습니다.​ 

 

박영철 편집국장 everwin@sisapress.com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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