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 개막.."오늘부터 美우선주의가 통치"(종합)

최종일 기자,윤지원 기자 입력 2017. 1. 21. 03:42 수정 2017. 1. 21. 07: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 45대 대통령 공식 취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취임식이 열린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오른 주먹을 움켜쥐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윤지원 기자 = 부동산 재벌 출신의 정치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가 2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이어 미국의 제 45대 대통령으로 정식 취임했다. 취임 일성인 취임사에서 트럼프는 유세 구호를 다시 들고나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을 국내외에서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AFP통신, CNN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는 취임식이 열린 워싱턴 D.C 의사당에서 제 16대 미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의 성경과 본인이 어머니로부터 선물받은 성경에 손을 얹고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 서서 "대통령직을 성실히 수행하고 모든 능력을 다해 미국의 헌법을 보전하고 수호할 것을 엄숙히 맹세한다"며 취임선서를 했다. 이로써 트럼프는 대통령 권한을 정식으로 이양받았다.

붉은 색 넥타이를 한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아내 멜라니아 여사, 가족들과 포옹을 한 뒤 연단으로 가 취임연설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유세 구호를 다시 강조하면서, 대통령으로서 고통받는 중산층 가정을 지원하고, 국방력을 키우며, 그리고 국경을 강화하는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워싱턴 DC의 권력을 당신들, 시민들에게 돌려주게 됐다"고 말했다. 또 "기득권은 스스로만 지킬뿐 우리 나라의 시민들을 지키지 못했다"라면서 "그들의 승리는 당신들의 승리가 아니었다"라고 말하자 행사장에선 박수가 터져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여기에 지금 변화가 시작됐다. 왜냐하면 이 순간은 당신의 것이기 떄문이다"라면서 "미국은 당신의 나라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늘부터 새로운 비전이 미국을 통치할 것이다. 이것은 '미국 우선주의'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 전역에 새로운 도로와 고속도로, 공항, 철도 등을 건설하겠다고 밝혔으며 "모든 무역과 과세, 이민, 외무는 미국인들에게 혜택이 가도록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리는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내셔널몰과 국회의사당 웨스트 프런트에 인파가 가득하다. © AFP=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보호주의는 엄청난 번영과 힘을 만들 것이다. 나는 목숨을 다해 이것을 위해 싸울 것이며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다시 승리하기 시작할 것이며 과거에 볼수 없었던 승리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일자리를 되찾을 것이다. 우리는 국경을 되찾을 것이다. 우리는 부(富)를 되찾을 것이다. 우리는 꿈을 되찾을 것이다"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유독 '미국을 위대하게'를 자주 강조한 그의 연설에 대해 CNN은 역대 대통령 취임 연설 중 가장 포퓰리즘(대중영합적)이라고 표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취임 연설은 포퓰리즘과 (기존체제에 대한)반항으로 기억될 것"이라면서 이번 연설은 워싱턴과 의회를 공격한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약속했던 것처럼 "짧은" 연설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연설은 총 1400 단어로, 2400단어로 구성된 2009년 버락 오바마 취임 연설보다 현격히 짧다.

이날 앞서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모닝 커피'를 마신 뒤 성요한 성공회 교회를 찾아 비공개 예배를 올리며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후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성요한 성공회 교회서부터 국회의사당까지 이동했다.

◇최고령 대통령…국가 통합 급선무

트럼프는 올해 70세로, 취임연도 기준으로 최고령 대통령이 됐다. 하지만 선출직을 맡아본 적도, 정부에서 일해 본 경험도, 군 복무 경험도 없는 첫 대통령이다.

트럼프가 2015년 6월 대권 도전의 뜻을 처음 밝혔을 때 그는 사람들로부터 비웃음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공화당 경선에서 거침없는 직설화법과 TV 출연으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쟁쟁한 공화당 후보들을 밀어냈다. 11월 본선에서는 반(反)기성체제로 요약되는 거센 민심의 파도를 타고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꺾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반기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트럼프의 백악관 진출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8년 집권에 질린 공화당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여러 문제를 제기한다. 공약의 이행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유세 기간에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채택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와 관련해 취임 즉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폐기하고 캐나다, 멕시코와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하겠다고 선언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신냉정 구도를 형성한 러시아에 대해서는 선거전 내내, 또 당선 이후에도 줄곧 구애해왔다. 반면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오랜 지정학적 동맹을 향해서는 대립각을 세웠다.

중국에 대해선 "'하나의 중국(One-China) 정책'을 포함해 모든 문제에 대해 협상할 수 있다"며 중국이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이 정책을 전적으로 지지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을 촉발시켰다.

아울러 중동에서는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언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거센 반발을 낳았다. 또 한국이 그 경제수준에 비해 방위비를 제대로 분담하고 있지 않다는 안보무임승차론도 수차례 되풀이 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워싱턴D.C 내셔널몰 인근에서 반(反) 도널드 트럼프 시위자가 경찰에 의해 끌려나가고 있다. © AFP=뉴스1

우려는 여론조사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CBS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37%의 지지율로 취임한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아울러 취임식 날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32곳에서 반트럼프 시위가 열리고, 시위 현장에 총 100만명 이상이 참여할 것이라고 미국 매체들은 보도했다. 트럼프가 적극 이용해온 분열의 정치가 남긴 흔적이다.

시위대는 이날 과격한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WP는 일부 시위대가 오전 워싱턴 D.C 다운타운 인근을 돌아다니며 창문을 부수는 등 폭력 양상을 드러냈다고도 보도했다. 이들은 스스로를 '반 파시스트, 반 자본주의자'로 일컫으면서 뱅크오브아메리카, 스타벅스 등 일부 상점 창문을 부수며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에 반발했다.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하며 시위대 진압에 나섰으며 11시께 시위대 일부를 체포했다.

한편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후임 트럼프를 위해 대통령 책상 레졸루트 데스크에 편지를 남기고 대통령 집무실을 떠났다. 또 트위터를 통해선 미국인들에게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미국인을 섬길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당신들이 나를 더 나은 지도자,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 "나의 능력이 아니라 당신들의 능력으로 변화가 가능하다는 걸 믿길 바란다"면서 "내가 변화를 믿는 건 당신을 믿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내셔널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보려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 AFP=뉴스1

allday33@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