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 불을 당기는 '뒤바뀐 인연'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17. 1. 2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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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차우찬과 삼성 우규민
SK 신임단장으로 선임된 염경엽 전 넥센 감독

2017년 프로야구에 묘한 긴장 관계가 등장한다. 스토브리그가 신흥 라이벌을 탄생시켰다.

승자와 패자의 희비가 엇갈리는 프로스포츠에서 ‘인연’은 많은 이야기를 낳는다. 새 시즌을 앞두고 엇갈린 인들이 올시즌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삼성과 LG의 맞대결은 올시즌 최고의 ‘빅매치’를 예약해놨다. 삼성 우규민과 LG 차우찬의 선발 맞대결은 가장 큰 흥행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선발 투수 중 준척급으로 평가받았던 둘은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LG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우규민이 먼저 4년간 65억원에 삼성 유니폼을 입었고, 일찍부터 소문이 무성했던 차우찬의 LG 이적설은 9일 뒤 4년간 95억원 계약 발표로 현실이 됐다.

FA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포지션인 선발 투수들이 FA 계약으로 팀을 맞바꾼 것은 우규민과 차우찬이 처음이다. 새 팀에서 보여줄 투수 개인의 성적은 물론 그로 인한 시너지 효과까지 더해 누가 승자가 될지 시즌 내내 평가가 따라다닐 전망이다.

삼성은 KIA와 경기에도 긴장해야 한다. 4번 타자 최형우를 내준 것은 이번 겨울 삼성의 가장 뼈아픈 전력 공백이다. 특히 삼성은 과거 KIA를 철저히 ‘잡아먹는’ 천적이었지만 지난 2년 동안 모두 8승8패로 균형을 내주고 있다. KIA가 100억 FA 최형우를 영입해 타선의 틀을 바꾸고 상위권에 도전하는 반면 지난해 9위로 급추락한 삼성은 4번 타자를 뺏겨 타선 구성을 고민하고 있다.

삼성은 시즌을 시작하자마자 이 빅매치들로 출발한다. 3월30일 시작되는 개막 3연전부터 KIA를 만나 상대 4번 타자가 된 최형우를 상대해야 하고, 바로 다음 3연전인 4월4일부터는 LG를 만난다. 선발 순서에 따라 차우찬과 우규민이 이 3연전 중에 등판할 수도 있다.

프런트 이동을 통한 라이벌도 생겼다. 세 달 전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뒤 넥센 사령탑에서 자진 사퇴한 염경엽 전 감독이 SK 신임 단장으로 선임되면서 양 구단 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시즌중 넥센 선수단은 야구계에 공공연한 비밀이 된 사령탑의 SK 이적설로 크게 흔들렸다. 선수단의 이런 분위기는 부족한 전력 속에서도 정규시즌 3위를 한 넥센이 준플레이오프에서 무기력하게 탈락한 원인으로 지적받기도 했다. 감독 본인도, SK 구단도 극구 부인하던 의혹은 갑작스러운 감독의 자진 사퇴로 더 치솟았으나 SK는 외국인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하면서 잠재웠다. 하지만 “1년 쉬겠다”며 미국으로 코치 연수를 계획한 염 전 감독이 다름아닌 SK 구단의 수뇌부로 이동하면서 프로야구 팬들은 영화같은 반전을 목격했다. 넥센은 이제 “신경쓰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아직은 불편한 기운을 감추기 어려운 듯 보인다. SK는 염 단장을 선택한 이상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감수해야 한다.

당분간은 ‘단장 염경엽’ 자체가 큰 화제를 모을 수밖에 없다. LG에서 운영팀장 시절 여러가지 전력 보강 방안을 시도하며 활발하게 변화를 줬던 그의 행보가 SK에서는 어떻게 이어질지가 1차 관심사다. 특히 단장이 직접 나서는 FA 영입이나 트레이드 등 구단 간 논의를 주고받아야 하는 사안들을 놓고 SK와 넥센이 어떤 관계를 맺게 될지가 특별히 주목받게 됐다. 당분간 양 구단 관계는 어쩔 수 없이 ‘앙숙’이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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