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마에스트로' 하대성에 대한 기대와 불안
[오마이뉴스이근승 기자]
▲ FC 서울로 돌아온 '마에스트로' 하대성 |
ⓒ FC 서울 |
비록 1차전(2-2)과 2차전(1-1)에서 패하지 않았던 서울이 원정 다득점에서 밀려 우승 트로피를 내줘야 했지만, 막대한 투자로 무장한 광저우에 맞서 보여준 투혼과 열정은 정말 대단했다.
당시 서울의 중심에는 '데몰리션'이 있었다. K리그 최고의 골잡이였던 데얀과 네이마르의 우상이었던 몰리나의 환상적인 호흡은 2013 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마에스트로' 하대성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하대성은 '데몰리션'의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데 탁월했고, 중원에서 팀을 진두지휘하며 아시아 무대를 뒤흔들었다.
하지만 이들의 '동거'는 오래가지 못했다. 데얀과 하대성이 중국 무대 진출을 선언하며 서울을 떠났고, 아드리아노와 박주영, 신진호, 주세종 등 새로운 인물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복귀한 '마에스트로' 하대성에 대한 기대감과 불안감
'아시아 챔피언'의 문턱에서 돌아서야 했던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2016시즌을 앞두고는 데얀이 돌아오더니, 2017시즌을 앞두고는 하대성이 복귀를 선언했다.
서울에 하대성의 복귀는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두 차례의 K리그 우승(2010년, 2012년)과 리그컵 우승(2010년), 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2013) 등 서울의 중심에서 과거의 영광을 함께했던 선수였기 때문이다.
신진호의 공백을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반갑다. 서울은 2016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 3경기에서 14골을 몰아넣는 무시무시한 득점력을 선보였고, 전북 현대와 개막전에서 패한 이후 K리그에서도 연일 화끈한 공격 축구를 자랑했다.
그 중심에는 2016시즌을 앞두고 서울에 합류했던 신진호가 있었다. 공격형 미드필드로 출전해 연일 날카로운 패스와 경기 조율, 프리킥을 포함한 득점 능력까지 선보이며 서울에 없어서는 안 될 자원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예상보다 일찍 나온 입영 날짜 때문에 신진호는 지난해 4월 팀을 잠시 떠나야 했다.
이후 서울은 이전과 같은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아드리아노와 데얀, 박주영을 동시에 투입하기도 했고, 이석현과 주세종을 공격적으로 활용해보기도 했지만, 짧은 시간 신진호가 보여준 모습을 대체하기에는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서울이 2016 K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전북 현대의 심판 매수 사건으로 인한 징계가 없었다면 무관에 그칠 수도 있었던 시즌이었다.
▲ FC 서울 '중원의 핵심'이었던 다카하기(왼쪽) |
ⓒ FC 서울 |
FC 도쿄에서 하대성을 영입하는 대신 다카하기를 내줬다는 점도 아쉽다. 2015년 여름 서울에 둥지를 튼 다카하기는 남다른 시야와 패스 능력을 자랑하며 서울 '중원의 핵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2015 FA컵 결승전에서는 최우수선수 선정과 함께 대회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체력과 몸싸움, 수비적인 능력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을 만큼, 매우 성실한 선수였다는 점도 아쉬움을 더한다.
하대성의 복귀는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과거의 모습을 기억하는 팬들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과연 하대성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는 서울팬들의 마음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벌써부터 서울의 중원을 지휘하는 하대성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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