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 前이사 "최순실, 재단 큰 방향 제시..'회장'이라 여겼다"

강진아 2017. 1. 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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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재단 운영 관련 회의 주재…"상당히 영향력"
플레이그라운드 용역제공 최순실 지시…"검증 없었다"

【서울=뉴시스】강진아 나운채 기자 =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1·구속기소)씨 재판에서 미르재단 전 상임이사가 "최씨는 미르재단 운영이나 정책 등 큰 방향을 정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며 "최씨를 미르재단 회장으로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에 대한 6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한선(49) 전 미르재단 이사는 "최씨는 미르재단 사업방향이나 운영과 관련해 지시를 내린 적도 있다"고 밝혔다.

이 전 이사는 미르재단 근무 당시 최씨와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등과 함께 수차례 회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 전 이사는 "최씨는 미르재단에 공식직함이 없지만 사무총장, 사무부총장 등과 함께 운영과 관련된 회의를 주재했다"며 "회의에서 재단에 이런 사업을 하면 좋겠다고 의견을 내고 회의했던 내용을 나중에 청와대에서 알고 연락도 왔다"고 진술했다.

이어 "차 전 단장이 최씨를 '회장님', '회장님'이라고 부르는 등 여러 가지를 종합해 최씨를 미르재단 회장으로 생각했다"며 "미르에 상당히 영향력을 갖고 있는 분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또 "회의에서 최씨가 말을 가장 많이 했고 참석자들은 그에 답하거나 듣고 차후에 실행하는 방식이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최씨의 회사인 광고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가 미르재단 사업의 용역을 맡게 된 것도 최씨의 지시였다고 증언했다.

이 전 이사는 "미르재단과 플레이그라운드는 총괄파트너사업계약을 맺었다"며 "최씨가 지난해 1월께 회의에서 플레이그라운드가 미르재단 일에 관여를 많이 하니 일할 수 있게 방법을 찾아보라고 이 전 사무총장 등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씨가 이 전 사무총장에게 재촉하듯 2번 정도 얘기했다"며 "이 전 사무총장이 계약 없이 그냥 일을 주려고 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해 용역발주 형식으로 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미르재단은 검증절차 없이 플레이그라운드에 7건의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계약금 2억3000여만원 중 1억여원을 지급했다. 검찰이 "용역을 주면서 플레이그라운드가 적합한지 검증해봤는가"라고 묻자, 이 전 이사는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면서도 "검증은 안해봤다"고 답했다.

검찰은 "견적서도 받지 않았는데 선지급한 것은 최씨 지시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 아닌가"라고 캐물었고, 이 전 이사는 "용역 견적서를 받은 사실은 없다"면서 "최씨의 지시가 있어 (용역 발주 및 대금 선지급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이사는 "최씨 지시에 따라 지원을 했지만 재단에 필요한 부분도 있었다"면서도 "결과론적으로는 용역 결과물이 부실해 손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최씨 측 변호인은 "최씨는 미르가 좋은 재단이 되도록 자문을 해준 것"이라며 "최씨가 미르재단에 이사장이나 사무총장 등이 하던 일을 하거나 돈을 받아간 사실은 없다"며 반박했다.

검찰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강요, 강요미수, 사기 미수 등의 혐의로 최씨를 재판에 넘겼다. 최씨와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과 공모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원사인 대기업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총 774억원의 출연금을 강제로 내도록 했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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