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닫은 한화, "히로시마 구장 안써!

장강훈 2017. 1. 20. 10: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화 이재우(오른쪽)가 지난해 1월 25일 일본 고치현에 위치한 동부구장에서 김성근 감독(가운데)이 지켜보는 앞에서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화가 2월 1일부터 28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치르는 스프링캠프에서 고친다구장에서만 훈련하기로 결정했다.

한화 관계자는 18일 “감독님께서 보조구장이 필요없다고 말씀하셔서 다른 구장을 알아보던 작업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에 투수만 32명을 데려갈 계획이라 훈련장소가 협소하다고 판단했다. 한화가 사용하는 고친다구장은 불펜이 한 곳밖에 없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봤기 때문이다. 일본내 지인들을 통해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가 사용하는 오키나와구장 불펜을 단기 임대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쓰지 않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김 감독은 최근 “투수들을 4개조로 나눠 각기 다른 훈련을 해야한다. 12일부터 바로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전력투구할 수 있는 투수들은 고친다구장 불펜에서, 재활을 겸해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 올려야 하는 투수들은 육상장과 다른 구장 불펜에서 페이스를 조절해야 한다. 메인구장에서 타격훈련, 보조구장에서 수비훈련을 하다보면 야수 재활조나 투수 재활조가 육상장 한 곳에서 함께 훈련할 수밖에 없다. 캐치볼이라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 이곳 저곳 알아봤는데 히로시마쪽에서 단기 임대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오키나와에서 캠프를 시작한 젊은 투수들 중 일부는 몇 차례 연습경기를 치른 뒤 2월 중순 고치로 이동할 계획이다. 보조구장은 길어도 열흘 가량만 이용하면 되는 상황이라 이동시간에 따른 불편함이 있더라도 훈련 효율성을 높이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지난해 1월 26일 일본 고치현 동부구장 불펜에서 좌완 투수 김범수의 투구폼을 교정하고 있다.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하지만 김 감독은 지난 16일 구단 관계자에게 “히로시마 구장을 쓰지 않겠다”고 전했다. 구단측이 열흘 이상 임대에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않자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구단 관계자는 “고친다에서 훈련한 것이 처음도 아니고 이 전에도 무리없이 스프링캠프를 치렀다. 비용이 발생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필요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감독의 요구에 따라 추가로 불펜을 알아보던 작업을 중단했다는 말과는 선후관계가 뒤바뀐 설명이다. 고친다구장에 불펜을 증설하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150만엔(약 1550만원)의 설치비용이 발생하자 고위 관계자들 선에서 ‘없던일’로 결론을 내렸다. 김 감독은 당초 32명 규모로 꾸리려던 투수진을 27명 선으로 줄이기로 했다.

육성기조를 전면에 내건 한화는 “선수 육성에는 성적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육성군을 포함해 전체 투수 가운데 50명이 27세 이상, 이 중 30세 이상이 20명을 넘어선 팀 사정을 고려하면 올해 스프링캠프가 매우 중요하다. 전성기를 구가해야하는 20대 중후반, 30대 선수들을 데리고 ‘육성’을 말하는 것은 난센스다. 올해 캠프 때부터 20대 초중반의 젊은 투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이들의 성장 플랜을 짜야 연속성을 갖고 ‘포스트 김성근 시대’에 대비할 수 있다. 선수 육성에는 투자가 필수적인데 구단은 지갑을 꽁꽁 닫은채 결과만 내기를 바라고 있는 모양새다.

박종훈 단장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포스트시즌 진출이 목표”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수년간 투자로 팀내 좋은 자원이 많다. 다만 나이가 많고 부상이 잦다. 전력 불균형도 심하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력이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내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신연 사장과 박정규 사업총괄본부장도 박 단장과 같은 생각인지 의심스럽다. 투자 없이 얻을 수 있는건 아무 것도 없다.
zzang@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