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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0원 버스기사 "재벌은 풀려나고 난 해고되고"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7.01.20 09:33 수정 2017.01.20 09:4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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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돈 무섭게 생각…고의 누락 아냐
-17년 만의 첫 실수인데 해고라니
-같은 실수에도 복직한 경우 있어
-없는 이에게만 가혹한 법 아닌가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희진(전북 A운수 해직 기사)

'회사에 납부할 돈 2400원을 빠뜨려서 일자리를 잃었다', 한 버스운전기사의 기막힌 사연이 화제입니다. 원칙은 원칙이다, 단 100원이라도 잘못했다면 이건 잘못이다라는 목소리도 들지만 법이 약자에게만 너무 가혹한 거 아니냐, 이런 여론도 높아서요. 오늘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당사자 얘기를 직접 듣고 판단해 보겠습니다. 2400원을 빠뜨려서 해고가 된 버스기사세요. 이희진 기사 연결이 돼 있습니다. 이 기사님, 안녕하세요.

◆ 이희진>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어떤 버스를 운전하시던 거에요?

◆ 이희진> 네, 시외고속버스요.

◇ 김현정> 시외버스? 그런데 회사에 내야 할 버스비 2400원을 빠뜨렸다고 해서 정말 해고가 되셨어요?

◆ 이희진> 네.

◇ 김현정> 이게 언제 일입니까?

◆ 이희진> 2014년 3월 28일날 발생한 일인데요.

◇ 김현정> 2014년, 그러니까 2014년에 해고가 되고 나서 1심 재판이 있었고 최근에 2심 재판이 벌어지면서 다시 화제가 된 거군요?

◆ 이희진> 네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일 뿐 기사내용과 연관된 바 없은.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3년 전 그날로 돌아가보죠. 2014년 3월 28일. 어떤 일이 벌어진 겁니까?

◆ 이희진> 그날 삼례에서 서울 가는 시외버스를 운행하고, 중간 경유지가 있어요. 거기에서 현금 손님이 네 분이 탔어요. 그런데 큰돈은 입금시키고 잔돈이 남을 거 아닙니까? 관례대로 잔돈은 그 일보에다 적어요 '얼마 미불' 해가지고. 그 회사 사무실 들어가면 거기서 '이희진 기사님 얼마 미불인데요' 하면 '네' 그렇게 17년 동안 그렇게 관행대로 해 왔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다시 정리를 좀 하자면 1인당 1만 1600원이 요금이죠?

◆ 이희진> 네.

◇ 김현정> 그런데 그날은 4명이 탔는데.

◆ 이희진> 4명이 탔는데 4만 4000원을 현금을 입금을 시켰어요. 잔돈 2400원이 남아가지고 그냥 관례가 있으니까 사무실 들어가서 내면 되겠다 해서 그렇게 했는데 그 일보에다가 2400원이라는 미수금이라는 걸 안 쓴 거에요.

◇ 김현정> 거기다가 미수금 2400원, 이렇게 해서 낼 때는 총계를 내면 되는 건데, 미수금 2400원 적는 걸 깜빡하신 거군요?

◆ 이희진> 네.

◇ 김현정> 그리고 내는 것도 깜빡하신 거고.

◆ 이희진> 그렇게 된 거죠.

◇ 김현정> 그렇게 된 거에요. 그런데 회사에서는 이건 고의로 2400원을 누락시켰다 이렇게 주장하는 거죠?

◆ 이희진> 네.

◇ 김현정> 고의는 아닙니까?

◆ 이희진> 절대 아니죠. 저는 참 남의 돈을 참 무섭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2400원 남기자고 내가 그랬겠느냐, 이거는 실수다 이런 말씀이세요?

◆ 이희진> 그렇죠.

◇ 김현정> 경력이 얼마나 되셨어요, 기사님?

◆ 이희진> 17년 됩니다.

◇ 김현정> 17년? 17년 동안 이런 적은 처음이세요?

◆ 이희진> 네, 처음이에요.

◇ 김현정> 아니 왜 그런데 17년이나 되셨는데 이걸 실수를 하셨을까요, 그날 유독?

◆ 이희진> 제 몸이 그때 당시에는 좀 안 좋은 상태였어요. 신장 투석을 하는 상태라 점심시간에 투석을 해야 하거든요. 제가 아마 서두른 것 같기도 해서 좀 빠뜨린 적이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신장 투석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정신없이 빠뜨렸던 게 아닌가, 17년 만에 처음으로 실수 한 번 한 거다 이 말씀이세요?

◆ 이희진> 네.

◇ 김현정> 그런데 회사는 해고를 한 거죠?

◆ 이희진> 그렇죠.

◇ 김현정> 그러고는 바로 소송에 들어가셨네요?

◆ 이희진> 네, 바로 소송 들어가서 해고는 너무나 과한 징계다, 과하다 해서 1심은 이겼는데 이제 2심 판결에서, 거기서 져버렸어요.

◇ 김현정> 제가 판결문을 보니까 이렇게 돼 있습니다. '아무리 소액이더라도 횡령이 있는 한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다라는 회사 측의 입장이 맞다. 게다가 노조합의에 의하면 횡령이 있으면 해고할 수 있다라고 노사가 이미 합의한 게 있다. 이것을 근거로 해고는 정당하다', 이런 거거든요?

◆ 이희진> 실수를 한 것은 잘못이라는 걸 제가 인정을 했습니다.

◇ 김현정> 실수는 내가 인정한다, 잘못했다?

◆ 이희진> 예. 그러나 이것은 너무나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생각을 했어요.

◇ 김현정>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얘기는 그러면 유사한 실수를 한 다른 분들의 경우는 어땠길래요?

◆ 이희진> 저하고 같이 해고된 분이 계세요.

◇ 김현정> 네. 그분은 얼마를 빠뜨리셨는데요?

◆ 이희진> 1800원인가, 그런데 그분은 해고당했다가 정직 1개월로 끝나고 다시 지금 복귀해서 지금 종사하고 있어요.

◇ 김현정> 아니, 어떻게 그분은 정직으로 다시 복직이 됐고 왜 이 선생님만 계속 해고입니까?

◆ 이희진> 글쎄요. 그건 뭐 회사 재량권 아니겠습니까?

버스 요금 2400 원을 횡령했다며 해고를 당한 전북의 한 고속버스 회사 노조원 이희진 씨가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회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그러니까 미운털이 좀 박히신 거예요, 회사에?

◆ 이희진> 저는 미운털이…. 회사 측에서는 미운털이 박혔겠지만 저는 내 권리를 주장하고 나의 권리를 찾고 싶어서 한 것뿐인데 거기에 대해서 좀 생각 차이가 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파업 같은 거 있으면 열심히 참여하고 노동자들 권리 찾는 운동을 하신 거군요?

◆ 이희진> 네.

◇ 김현정> 그것 때문에 나는 눈밖에 더 난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시는 거에요?

◆ 이희진> (한숨)

◇ 김현정> 참, 그래요. 그런데 법원에서는 계속 이제 노조합의문, 이걸 들고 얘기합니다. 횡령이 있으면 해고할 수 있다는 이 조항. 이거 노동자들도 합의한 거 아니냐. 그리고 지금 이희진 기사는 횡령한 거 아니냐, 어쨌든. 그게 100원이든 200원이든 2400원이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희진> 100원도 횡령은 횡령인데요. 회사 측에서는 이건 너무나 과하다는 제 생각이 들어가요. 엄연한 저는 실수라고 보거든요.

◇ 김현정> 그게 노조활동 때문에 미운털 박힌 게 아니냐는 의심도 하시는 거고요?

◆ 이희진> 노조활동을 떠나서 17년 동안 참 열심히 근무했는데 참 한심스러워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1심은 무죄, 하지만 2심에서는 유죄. 어제 말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영장 기각된 거 혹시 이 뉴스 보셨어요?

◆ 이희진> 네, 봤어요.

◇ 김현정>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와 우리 이희진 기사님의 2400원이 비교돼서 여러 사람들에게 회자가 됐습니다. 보면서는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 이희진> 그런 거 보면 이 나라를 떠나고 싶어요. 너무나 형평성에 어긋나요.

◇ 김현정> 너무나 형평성에 어긋난다? 있는 사람에게만 너무 후하고, 없는 사람에게는 가혹한 법 아닌가 이런 생각 좀 드신 거예요, 서러운 생각이?

◆ 이희진> 그렇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끝으로 방송을 통해서 꼭 하고 싶은 말씀 있다면?

◆ 이희진> 대법원까지 가고 있는데요. 꼭 이겨서 제 명예 찾고 싶고요. (한숨) 흥분돼가지고 말이 안 나옵니다.

◇ 김현정> 꼭 명예를 찾고 싶다? 그랬다가 3심에서 지시면 이거 재판 비용만 해도, 변호사 비용만 해도 어마어마하실 텐데요?

◆ 이희진> 명예 찾는데 돈이 문제겠습니까?

◇ 김현정> 생계는 어떻게 하세요? 이거 알바만으로는 안 될 텐데.

◆ 이희진>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죠.

◇ 김현정> 부인도 나가서 일하고 그러시는 거에요?

◆ 이희진> 식당에도 나가고 여러 가지 일 있으면 나갑니다.

◇ 김현정> 여러 가지 일 있으면 식당이든 뭐든 안 가리고?

◆ 이희진> 네.

◇ 김현정> 예. 2400원을 빠뜨리면서 그 일로 해고당한 버스기사 이희진 씨. 어제부터 참 큰 논란거리가 됐습니다. 이게 원칙이 맞느냐, 아니면 법이 약자에게만 너무 가혹한 거 아니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희가 버스회사 측에도 연락을 취해 봤습니다마는 버스회사에서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할 뿐 더 이상 할 이야기는 없다라는 입장을 밝혀왔다는 거 알려드리고요. 기사님 오늘 어려운데 인터뷰 고맙습니다.

◆ 이희진> 네, 고맙습니다. 수고하세요.

◇ 김현정> 해직기사 이희진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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