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체 절단하면, 목숨 걸 각오로 막을 것"

윤성효 2017. 1. 2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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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가족협의회 밝혀 .. "분노를 기억하라" 창원 강연 .. 김광배 등 참여

[오마이뉴스윤성효 기자]

"지난 1월 9일은 1000일째 되는 날이었다. 오늘(19일)은 10일이 더 지난 날이다. 하지만 엄마아빠들한테는 그 시간은 의미가 없다. 왜냐면, 지난 9일은 1000번째 4·16이고 오늘은 1010번째 4·16이다. 참상의 진상이 낱낱이 밝혀지고 책임자가 처벌되는 순간까지, 저는 그때 비로소 제 아들을 하늘로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

김광배 4·16가족협의회 인양분과팀장이 한 말이다. 김 팀장은 김탁환 소설가, 오현주 '4·16단원고약전' 발간위원과 함께,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가 19일 저녁 창원문화원 강당에서 연 '세월호 참사 1000일 강연회'를 열었다.

김광배 팀장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 어디까지 왔는지에 대해 말했다. 그는 "그날 이후 저와 가족의 인생은 모두 바뀌었다"며 "그 이전으로 결코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하늘에 별이 된 아들딸들의 짧았던 인생의 마침표를 부모들이 찍어주기 위해 진상규명을 꼭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4.16가족협의회,4.16연대는 19일 저녁 창원문화원 강당에서 "세월호 참사 1000일 강연회"를 열었다.
ⓒ 윤성효
"진실을 알고 싶다"고 한 그는 "왜 배가 침몰했고, 왜 구조하지 않았으며, 책임자 처벌을 받았는지"라며 "정부는 증거를 조작하고 삭제하고 훼손했다. 지금 바닷 속 세월호에는 140여 개의 구멍이 뚫려 있고 폭 1m가 넘는 구멍도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감추려는 자가 범인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경은 사고 현장에 도착해서 침몰하기까지 한 번의 퇴선명령을 하지 않았다. 정부는 책임이 없다 하고, 책임자는 처벌이 됐다고 한다"며 "304명의 생명을 앗아간 그 처벌이 고작 '123함정' 김경일 경장의 징역 3년형이냐"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인권은 존중하고 책임져야 하는 의무를 가진다"며 "그런데 대통령은 의무를 위반했다. 그래서 천만이 넘는 촛불 민심으로 탄핵 가결하게 되었고, 반드시 탄핵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VIP 보고용'이라며 영상 재촉"

김 팀장은 "김경일 경정의 대법원 판결문을 보면, '구조 활동에 전념하기 어렵게 하였다'는 내용이 있다. 구조하고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할 시간에 청와대는 전화해서 'VIP(대통령) 보고용'이라며 영상을 재촉만 했다"며 "그것은 구조 방해다"고 했다.

또 그는 "4월 16일 오전 9시 38분 상황. 세월호 침몰 당시에 바다로 뛰어내리면 구조할 수 있는 선박들이 주변에 많았다. 구조를 위해 현장으로 달려가는 어선들이 많았다"며 "그런데 청와대는 보고용이라며 영상만 재촉했고, 퇴선 명령은 없었다"고 했다.

이어 "당시 세월호 상공에는 헬기도 왔었다. 그런데 한 명도 구조하지 않았다"며 "해경은 중국 어선만 쫓아내라고 조직했나. 인명 구조 훈련까지 하면서 왜 한 명도 구조하지 않았나. 그 위급한 상황에서 함정이며 헬기는 보유하고 있던 구명벌을 던지지 않았다. 헬기는 구조 바구니로 들어 올린 것뿐이지 그것은 구조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4.16가족협의회,4.16연대는 19일 저녁 창원문화원 강당에서 "세월호 참사 1000일 강연회"를 열었다.
ⓒ 윤성효
아이들 이야기를 했다. 김 팀장은 "세월호 아이들은 헬기가 오고 해경이 와 있는 것을 알았지만 두려움과 공포 속에 벌벌 떨며 구조되기만을 기다렸다"며 "그런데 선내 방송은 퇴선하라는 게 아니고 기다리라고 했다. 당시 퇴선 방송만 했어도 다 살 수 있었을 것이다"고 했다.

"공포, 두려움에 떨면서 한 명이라도 구조해 줄 것이라 믿고, 그 안에서 발버둥쳤을 아들을 생각하니, 미치겠다. 차라리 아들이 두려움을 느끼기 전에 바로 하늘나라로 갔으면 하는, 그런 아버지로서 미친 생각을 해봤다."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이야기도 했다. 김 팀장은 "지난 1일 청와대 기자간담회 때 '세월호 참사가 작년인가 재작년인가?'라 했다. 욕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조타미숙', '고박불량', '과적', '무리한 증개축'에 대한 반박

그는 "청와대와 구조세력은 승객 구조에 대한 관심도, 의지도 없었다"며 "그리고 의도적으로 구조하지 않았다. 도대체 왜?"라며 "이것이 바로 진상 규명을 외치는 부모들의 마음이다. 이것이 진상규명의 시작과 끝이다"고 말했다.

정부는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조타미숙'과 '고박불량', '과적', '무리한 증개축'을 제시했다. 김 팀장은 갖가지 근거를 들어 반박했다.

김 팀장은 "선원의 대법원 판결문을 보면 세월호 조타기와 프로펠러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고박 불량은 침몰 원인으로 검찰이 기소도 하지 않았다", "그날 화물 총량은 평상시보다 현저하게 적었기에 과적도 원인이 아니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2012년 세월호는 증개축한 뒤 시험 운행했다. 그때 찍은 사진을 보면 급변침하를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안전했다"며 "정부에서 제시한 침몰 원인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선체 인양을 강조했다. 그는 "침몰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증거인 선체는 인양하지 않았다"며 "세월호는 온전하게 인양해서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김 팀장은 "정부는 선체를 절단하겠다고 한다. 데크를 훼손한다는 것은 운전하는 계통 시스템을 없애버리겠다는 이야기다. 이것이 증거 훼손이다"며 "가족들은 목숨을 걸 각오로 선체 절단을 막을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김기춘, 황교안, 우병우, 이정현은 세월호 진상규명 방해자들이다"며 "이정현은 세월호 관련 언론보도 통제를 했는데 처벌 근거가 충분하다. 집요하게 진상 방해한 사람들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김 팀장은 "청와대 100m 앞까지 가는데 2년 8개월이 걸렸다. 촛불 힘이다"며 "세월호 특별법을 다시 제정해야 하고, 조사권과 수사권에다 충분한 시간이 보장된 '특조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탁환, 오현주 강연 ... "잊지 말자"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다룬 소설 <거짓말이다>를 펴낸 김탁환 소설가가 19일 저녁 창원문화원 강당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00일 강연회'에서 "나는 <거짓말이다>를 이렇게 썼다"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윤성효
김탁환 소설가는 김관홍 잠수사의 이야기를 듣고 쓴 소설 <거짓말이다>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는 "제목이 왜 거짓말이냐고 묻는다. 책을 내기 위해 잠수사와 유가족 등을 인터뷰 했다. 그러면 꼭 '거짓말이다'는 말을 자주 했다"며 "요즘 박근혜, 최순실 부역자들은 한결같이 엉터리, 변명한다. 그러면 국민들은 거짓말이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관홍 잠수사는 2016년 6월 17일 사망했다. 김 소설가는 "세 자녀가 있다. 이 소설을 통해 아버지를 만나고 살아갈 용기를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현주 작가는 <4·16 단원고 약전>을 소개했다. 그는 "김기춘, 우병우가 가장 많이 한 말은 '기억나지 않는다'였다. 선량한 사람들이 반드시 해야 할 게 기억이다"며 "단원고 '기억교실'을 보면 참사가 얼마나 크고 무섭고 끔찍했는지 알 수 있다. 세월호를 잊는다면, 기억하지 않는다면, 다음 번 참사의 주인공은 어쩌면 우리가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날 '세월호 참사 1000일 강연회'를 마련한 단체는 '창원세월호촛불팀'이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뒤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4.16가족협의회,4.16연대는 19일 저녁 창원문화원 강당에서 "세월호 참사 1000일 강연회"를 열었다.
ⓒ 윤성효
 19일 저녁 창원문화원 강당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00일 강연회'는 35개 단체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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