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준 10억엔? 한국에 준 대리사과 비용

CBS 시사자키 제작팀 2017. 1. 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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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국 일본이 해야 할 '사과'의 몫, 한국이 대행처리하고 있어

- 치솟는 아베의 인기, 39개월 만에 아베내각 지지율 최고치
- 전쟁범죄 문제를 소녀상 설치문제로 국면변환, 일본에게만 유리
- 2015년 한일위안부합의, 일본이 한국보다 도덕적 우위에 있다는 판단의 빌미줘
- 전범국 일본이 해야 할 '사과'의 몫, 한국이 대행처리하고 있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7년 1월 19일 (목) 오후 19:05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영환 교수 (일본 메이지가쿠인대학 교수,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저자)

◇ 정관용> 지난달 부산의 소녀상 설치를 계기로 한일 갈등 악화일로죠. 그 사이에 일본은 주한일본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고 한일 간 통화스와프 협상도 중단했습니다. 그런데 아베 총리의 인기는 고공행진이랍니다. 특히나 이 소녀상 설치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 일본 국민들이 매우 환영하는 분위기다,라고 하는데요. 우리가 일본 내의 여론 흐름도 정확히 읽어야 되겠죠. 그래서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라는 책의 저자이시고 재일동포 사학자이시죠. 지금 메이지가쿠인대학에 교수로 계신 정영환 교수를 오늘 전화에 모십니다. 정영환 교수님 안녕하세요.

◆ 정영환>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일본인들이 아베 총리가 이렇게 강경하게 주일대사 소환하고 하는 걸 좋아합니까?

◆ 정영환> 비교적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죠 ,최근에.

◈ 치솟는 아베의 인기, 39개월만에 아베내각 지지율 최고치

◇ 정관용> 혹시 일본대사 일시 귀국 조치 등에 대해 직접 물어본 일본 내 여론조사 같은 건 없었나요?

◆ 정영환> 지난 14, 15일 아사히신문이 일본 전국 2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는데 거기에서는 응답자의 75%가 일본 정부의 대응이 타당하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 정관용> 또 일본 언론이 부산 소녀상이나 한국과 관련된 이슈를 자주 보도합니까? 그래서 관심이 많아요, 일본 국민들도?

◆ 정영환> 네, 최근에 특히 한국의 박근혜 정권 최순실 게이트 이야기는 일본에서도 많이 보도가 되고요. 위안부 문제에 관해서도 일본서에도 관심이 많기 때문에 자주 보도는 나오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언론이나 TV에서의 논조는 한국이 2015년 12월 28일 한일위안부합의의 약속을 어겼다는 식, 약속 위반이라는 식입니다.

◇ 정관용> 그리고 일본 국민들도 '한국이 약속 위반을 하고 있다'라는 데 동의하는 분위기고?

◆ 정영환> 네.

◇ 정관용> 과거에는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잘못했다'라고 느끼는, 그런 인식을 갖는 일본 여론이 그래도 높지 않았었습니까?

◆ 정영환> 네, 그런데 기본적으로 2015년의 한일위안부합의에 대한 여론 지지도가 높고요. 동시에 합의의 내용에서 '소녀상의 철거를 약속했다'고 인식하는 일본 국민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한국이 소녀상 철거도 하지 않고 심지어 부산에 다시 소녀상을 설치하는 것을 인정했다는 것으로. 한국 정부가 합의 약속을 어겼다는 식으로 인식을 하고 있는 거죠.

평화의 소녀상 (사진=황진환 기자)

◈ 한일간 전쟁범죄 문제가 소녀상 문제로 전도돼.. 누구에게 유리한가?

◇ 정관용> 2015년 12월의 합의를 '서울에 있는 소녀상 철거에 양국 정부가 합의한 것' 이런 식으로 일본 언론이 다 보도를 했어요?

◆ 정영환> '관련 단체하고 협의를 해서 노력을 한다'는 것밖에 약속을 안 하고 있는데.

◇ 정관용> 그렇죠.

◆ 정영환> 사실상 '노력을 한다'는 말이 철거를 의미한다는 식으로 해석을 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서울에 있는 소녀상을 철거하기로 약속을 한 정부가 왜 부산에까지 하나를 더 하느냐, 이런 인식이군요, 일본 국민들은.

◆ 정영환> 네, 그렇죠.

◇ 정관용> 이 문제에 대해서 그동안 소신발언해 오던 시민단체 또 진보적 지식인들 이런 분들은 요즘 잠잠합니까?

◆ 정영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서 운동해 온 전국행동이나 그런 단체들은 일본 정부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런 요구를 하는 것 자체가 합의 정신에 어긋난다는 식으로 비판을 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전반적으로 보면 소수파죠.

◇ 정관용> 그런 분들이 점점 더 줄어, 그러니까 전체에서 소수파로 밀린 겁니까?

◆ 정영환> 네, 그렇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정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런 상황을?

◆ 정영환> 원래 이 문제는 전쟁범죄 문제인데 지금은 소녀상 문제로 완전히 전도되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합의 자체가 갖고 있는 문제점이 지금 여실히 드러났다고 보고 있습니다. 원래는 일본 정부가 피해자 분들에게 사죄를 해서 용서를 구해야 하는 입장인데 오히려 지금은 그것을 한국 정부에 대행(代行)을 시키고 있는 상태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정영환> 일본에 이런 말이 있는데, 일본이 도덕적인 우위에 서서 한국 정부에 '한일합의' 약속을 지키도록 강요할 수 있는 입장에 설 수 있게 되었다..

◇ 정관용> 일본이 도덕적 우위에 서서.

◆ 정영환> 네, 원래는 일본이 객관적으로 볼 때 한국보다 도덕적 우위에 서있지 않은 건데 지금 약속을 어기는 것은 한국 정부이고, 오히려 약속을 지켜서 10억 엔을 지불했던 일본 정부는 약속을 지켰기 때문에 도덕적으로는 우위에 서있다, 이런 식의 여론이나 그런 언론들의 주장이 나오고 있는 거죠.

◇ 정관용> 즉 본질인 전쟁범죄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합의 그리고 그것의 상징인 소녀상 이렇게 문제를 좀 변환시켜 낸 거군요, 일본 정부가?

◆ 정영환> 네, 그것 자체가 합의의 하나의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같으면 일본 정부가 책임을 지고 일본 내에서 기념비를 세우거나 혹은 역사적인 교육을 계속해야 하는데 이 사업 자체를 한국 정부에 외주를 한 거죠, 문제 해결 자체를.

◇ 정관용> 그리고 소녀상 철거도 외주를 준 거고, 그렇죠?

◆ 정영환> 그렇죠.

◇ 정관용> 이 문제를 그런 식으로 묘하게 변환시켜놓는 데 일본 정부는 성공한 거고 바로 거기에 일본 국민들은 전부 다 동의하면서 한국은 참 이상한 나라다, 이렇게 생각하겠군요?

◆ 정영환> 특히 보수적인 분들은 그런 주장을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 합의 자체의 여러 가지 취약성이라고 할까, 문제점도 어느 정도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 일본 정부에 이번에 대사들을 소환시켰는데 그 조치에 대해서는 일본 언론들 중에서도 약간 비판은 있기는 합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합의에 대한 비판이 크기 때문에 강한 비판이 있기 때문에 여기까지 강경대응에 나가면 합의 자체를 망가뜨리는 그런 우려성이 있다는 식으로 아베 정권은 좀 더 신중히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 그러니까 합의를 지키면서 동시에 소녀상을 철거시키는 그런 방식을 원하는 어느 정도의 리베랄, 자유주의파랄까, 리베랄파하고 강경대응으로 이 문제를 돌파하려고 하는 보수파하고 이런 두 가지의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아무튼 일반 국민들은 무려 75%가 소녀상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에 대해 타당하다, 이런다는 것 아닙니까? 그렇죠?

◆ 정영환> 그렇죠.

◇ 정관용> 결국은 2015년 12월의 합의가 이렇게 국면을 변환시켜버린 결정적 계기인데 이 합의에 동의한 한국 정부를 우리 정 교수님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 정영환> 1991년에 김학순 할머니가 증언을 시작을 하신 이후에 이 문제의 본질은 일본의 전시성폭력 책임을 어떻게 지는가, 이것이라고 봅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정영환> 그러나 2015년 12월의 한일위안부합의는 오히려 책임에 대해서 약간 애매한 인정만 했어요. 기본적으로 국제법 위반이나 어떤 식의 책임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분명한 엄명이 없는 상태에서 10억 엔을 지불해서 이 문제를 마무리 지으려고 했기 때문에 당연히 피해자들도 그렇고 한국에서 반발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정리해 보자면 우리 한국 국내에서도 그렇지 않아도 비판 여론이 높았습니다마는 최순실, 박근혜 게이트까지 터지고 나니까 2015년 12월 합의 이거는 잘못됐다라고 하는 여론이 아주 팽배하거든요. 그래서 지금 유력 대선 주자들도 이거는 폐기해야 한다, 재협상하자, 이런 얘기가 막 나오고 있습니다. 반대로 일본의 여론은 한국은 정부 간의 약속도 안 지키는 이상한 나라다라는 식의 또 점점 고조되는. 그래서 서로 간에 거리가 멀어지는 국면인데 어떻게 이거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까요?

◆ 정영환> 기본적인 원점에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90년대 문제가 시작을 한 시점에서 기본적인 쟁점이 어디에 있었는지에 대해 다시 되돌아가야 하고 원점은 기본적으로 피해자가 보상을 요구하고 있고 일본의 전쟁 책임에 대해서 일본 나라가 어떻게 책임을 다하는지 여기가 문제기 때문에 지금처럼 소녀상 문제인 것처럼 그 문제를 전도시켜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 정관용> 원점으로 돌아가서 근본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 말씀.

◆ 정영환> 네, 그렇죠.

◇ 정관용>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이는군요, 일본 내부의 여론 분포를 봐서는. 교수님 여기까지 말씀들을게요. 일본 메이지 가쿠인대학교 정영환 교수 말씀을 들었는데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제 머릿속을 탁 때리는 한 단어는 완전히 당했다, 이런 단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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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시사자키 제작팀] wo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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