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오슬로에 도착, 지하철 타려다 급당황
[옆집부부의 수상한 여행-13] "벌꿀아, 퀴즈 하나 내볼까?"
"뭔데요?"
"우리의 다음 목적지인 오슬로 있잖아, 오슬로 하면 뭐가 떠올라?"
"음…..박노자?"
역시 예상대로였다. 노르웨이 오슬로에 대해 아는 것을 얘기해보라는 내 요청에 와이프는 책 '당신들의 대한민국',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저자인 박노자 씨를 대답했다. 모르는 사람을 위해 설명을 하자면 요즘으로 치면 '비정상회담'의 타일러의 원조 격인 분이라면 이해하기 쉬우려나. 와이프가 박노자라고 대답한 이유는 웬만한 한국인보다 글을 더 잘 쓰는 문장력으로 유명한 그가 바로 노르웨이 오슬로 국립대학의 교수이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참으로 얄팍하지 아니할 수 없다. 이렇듯 실은 북유럽 국가에 대해 아는 것이 참 없는데 여행을 통해 하나하나 경험으로 알아가는 재미가 또 있는 것이겠지. 이번 노르웨이 오슬로의 주요 스폿 중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장소는 세계적인 미술가 뭉크의 여러 작품이 소장돼 있다는 뭉크미술관이었다. 뭉크의 고향이자 본 고장이 바로 여기 오슬로이기 때문이다. (첨언하자면 박노자는 노르웨이 사람이 아닌 러시아 태생이다. 지금은 귀화했으니 한국 사람이다.)
오슬로 항구에 오전 10시경 도착해 기항지 안내도를 보니 저녁 6시까지 돌아오라고 적혀 있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거쳐 헬싱키, 스톡홀름에 이은 크루즈여행의 네 번째 기항지 오슬로, 크루즈 여행의 최대 장점 중 하나가 밤에 자고 일어나니 목적지에 도착해 있다는 편리함인데, 그렇게 아낀 시간에 기항지 정보를 미리 둘러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버스가 자주 오는 것도 아니라서 20~30분 간격의 버스를 기다리는 것도 일이고, 무엇보다 여행지로부터 좀 멀찌감치 떨어져서 방관자적 느낌으로 여행을 한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대중교통이 잘돼 있는 도시에선 굳이 탈 필요가 없지 않나 싶은 게 솔직한 생각이다.
"여기는 표 찍는 개찰구가 없네?"
"그러게요, 무임승차 걱정되지도 않나…."
"어어 왜 문이 안 열리지?"
"오빠 저쪽은 열리는데요?"
그런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돌발 상황이 터졌다. 우리 앞에 지하철이 도착했는데 문이 안 열렸기 때문이다. 우리 부부는 심하게 당황했다. 그 옆 칸 지하철 문은 자동적으로 열리고 닫혀서 그 사이에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데 이건 무슨 일인가. 결국 우리가 잠깐 '멘붕'에 빠진 사이 방금 도착한 열차가 그대로 지나치는 일이 발생했다. 그때 지나가던 대학생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영어로) 열차가 도착하면 문 앞에 부착돼 있는 동그란 버튼을 눌러야지 문이 열려요."
"네에에?"
순간 심하게 부끄러워졌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다. 현지인들이 보기에 우리가 얼마나 우스꽝스러웠을까. 낯선 동양인 둘이서 열차가 도착했는데도 타지도 못하고 낑낑거리는 걸 보고 있으려니. 그래서 측은지심에 우리를 도와준 것일 테다.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별 게 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셈이다.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너무 서울의 거대하고 혼잡하고 바쁜 지하철에만 익숙해져 있던 우리가 잘못한 것이지. 이렇듯 뭉크미술관으로 가는 길은 출발부터 재밌는 에피소드를 낳으며 진행됐다.
"그런데 아까 그 여자 예쁘더라…."
"아 오빠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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